성공 패턴 : 모든 성공에는 패턴이 존재한다
성공패턴 (홍인기) 지음 / 딥앤와이드(Deep&WIde)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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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지금보다 나은 삶을 꿈꾼다. 경제적 여유이든, 사회적 성취이든, 혹은 자신만의 영역에서 한 단계 더 성장하는 일이든, 성공이라는 단어는 늘 삶의 목표처럼 따라다닌다. 특히 2026년이라는 새로운 시간이 시작되며, 거창한 계획과 다짐을 세운 사람도 적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계획은 많아도, 그 목적지에 실제로 도달하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성공패턴>은 바로 이 지점에서 질문을 던진다. 왜 어떤 사람은 끝내 성공에 이르고, 어떤 사람은 중도에 멈추는가. 저자 홍인기는 네 번의 창업과 네 번의 실패를 경험한 인물이다. 말 그대로 도전할 때마다 좌절을 맛본 셈이다. 그러나 그는 실패 앞에서 주저앉는 대신, 세계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을 집요하게 분석하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도출한 결론이 바로 “모든 성공에는 반복되는 패턴이 있으며, 그 패턴은 학습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책은 성공을 타고난 재능이나 특별한 환경의 산물로 보지 않는다. 오히려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행동과 사고의 패턴에 주목한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뛰어난가’가 아니라, 성공하는 방식과 태도를 자신의 삶에 얼마나 꾸준히 적용하느냐라는 점을 강조한다.

 

책은 크게 세 개의 장과 부록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극한에서 반전까지」에서는 불굴의 의지로 인생을 뒤집은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한계 상황에서 어떻게 반전을 만들어 내는지를 보여준다. 2장 「끝까지 가는 사람들의 법칙」은 시간을 다루는 능력에 초점을 맞춘다. 성공한 이들은 같은 24시간을 살아도, 시간의 밀도와 집중 방식에서 완전히 다른 결과를 만들어 낸다는 점을 설득력 있게 풀어낸다. 3장 「인생을 확장시키는 법칙」에서는 사고의 틀을 넓히는 비밀 사고법을 통해, 삶의 가능성을 어떻게 확장할 수 있는지를 다룬다.

 

135kg이 넘는 거구로 바퀴벌레를 잡는 일을 하던 남자가 네이비 씰을 수료하고, 철인 4종 경기와 울트라 마라톤에서 우승을 거머쥔 사례는 특히 강렬하다. 그는 “자신 안에서 멈추라고 말하는 내부 조절기를 무력화했다”는 한 문장으로 요약된다. 포기하라는 내면의 목소리를 넘어서야만 새로운 단계로 갈 수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또한 6m 구명보트로 드레이크 해협을 건넌 새클턴의 이야기는,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나아가는 끈기’가 어떤 결과를 만드는지를 증명한다. 그는 단 한 명의 희생자도 없이 22명의 대원을 모두 구조했다. 30번의 취업 실패 끝에 알리바바를 창업한 마윈의 사례 역시 인상 깊다. “실패는 끝이 아니라, 당신을 이끌어 줄 성공 이력서가 될 것이다”라는 말은 실패를 바라보는 관점을 근본적으로 바꾼다.

 

시간을 대하는 태도에 대한 이야기도 현실적이다. 기업가 에드 마일렛은 하루를 세 구간으로 나누어 데드라인과 긴급성을 기반으로 한 딥워크를 실천했다. 중요한 것은 시간의 양이 아니라 밀도라는 그의 메시지는, 같은 하루를 살아도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오는 이유를 분명히 설명한다.

 

한니발 바르카의 ‘퇴로를 불태운 선택’, 스티븐 스필버그의 적극성과 실행력에 대한 일화까지, 이 책은 성공을 신화처럼 포장하지 않는다. 대신 결단, 집중, 끈기, 행동이라는 반복 가능한 패턴으로 풀어낸다.

 

<성공패턴>은 막연한 동기부여서가 아니다. 실패를 경험한 저자의 시선으로 정리된 이 책은, 성공을 특별한 사람들의 이야기에서 끌어내려 일상의 실천 과제로 바꿔 놓는다. 새해를 맞아 다시 한 번 삶의 방향을 점검하고 싶은 사람에게, 이 책은 현실적인 나침반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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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석 전집 1 다시 읽는 우리 문학 2
이효석 지음 / 가람기획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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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옅은 녹색의 표지 위에 자리한 이효석의 자화상은 책을 펼치기 전부터 조용한 시선을 건넨다. 한 시대를 살았던 한 작가의 얼굴을 마주하는 일은, 그의 문장을 읽기 전 마음을 다듬는 의식처럼 느껴진다. 500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 속에는 42편의 단편소설이 발표 연대순으로 실려 있어, 이효석 문학의 흐름과 변화를 차분히 따라가기에 더없이 좋은 구성이다.

 

‘메밀꽃 필 무렵’으로 우리에게 너무나도 익숙한 이름, 이효석. 그러나 이 전집은 그 한 편의 명성에 가려졌던 수많은 작품들을 다시 불러낸다. 해방 이전, 그는 해마다 10여 편이 넘는 소설을 발표하며 왕성한 창작 활동을 이어갔지만, 1940년 아내와 아들의 잇단 죽음은 그의 삶을 깊은 상실로 몰아넣었다. 잠시 방랑의 시간을 거친 뒤 다시 창작 의욕을 불태웠으나, 1942년 결핵성 뇌막염으로 서른다섯의 짧은 생을 마감했다는 사실은, 그의 작품 곳곳에 흐르는 고독과 허무를 더욱 선명하게 만든다.

 

책의 앞부분에는 풍경 사진, 육필 원고, 편지 등 이효석을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자료들이 실려 있다. 단순한 소설집을 넘어 한 작가의 삶과 문학 세계를 함께 조망하도록 돕는 장치다. 특히 인상 깊은 부분은 김우종 문화평론가이자 덕성여대 명예교수가 쓴 해설 「화려한 ‘순수’에의 미몽」이다. 이 글은 이효석 문학의 성격, 작품 기법, 정신 세계를 짚어 주는 훌륭한 안내서이자, 동시에 날카로운 비평이기도 하다.

 

김우종은 이효석 소설이 언어의 예술로서 빛날 수 있었던 이유, 자연 회귀 사상과 로렌스 문학의 영향 등을 짚어 주며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동시에 “그의 문학에는 역사와 사회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일침도 서슴지 않는다. 환상적이고 감각적인 세계는 있으나, 구체적인 사회 현실이 비어 있다는 지적이다. 순수문학이 지닌 내용적 공백이라는 약점과, 언어 예술로서의 탁월한 장점이 공존하는 것, 바로 그것이 이효석 문학의 정체성임을 이 해설은 분명히 보여 준다.

 

전집에 실린 소설들은 길이도 다양하다. 짧은 작품은 3페이지 남짓, 긴 작품은 20페이지를 훌쩍 넘는다. 이해하기 어려운 어휘와 표현은 미주로 정리되어 있어, 작품 감상에 집중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는 점도 반갑다.

 

개별 작품을 읽다 보면, 놀랍게도 지금의 우리와 겹쳐지는 장면들이 발견된다. <누구의 죄> 속 취업을 둘러싼 불안과 좌절은, 오늘날 구직난에 지친 청년들의 얼굴을 떠올리게 한다. <도시와 유령>에서는 도시 문명이 만들어낸 공허와 소외가 서늘하게 드러나고, <오후의 해조>와 <독백>에서는 인간 내면의 감각과 고독이 섬세한 문장으로 포착된다. <인간 산문>은 제목 그대로 삶을 바라보는 이효석 특유의 시선이 가장 잘 드러나는 작품 중 하나다.

 

<이효석 전집 1>은 단순히 ‘메밀꽃 필 무렵’의 작가를 다시 읽는 책이 아니다. 순수와 서정, 언어의 아름다움과 그 한계까지 함께 마주하게 하는 깊이 있는 독서 경험이다. 화려하지만 비어 있고, 섬세하지만 현실과는 일정한 거리를 둔 이효석의 문학은 오히려 그렇기에 지금 다시 읽을 가치가 있다. 조용히, 그러나 오래 남는 문장으로 한국 근대문학의 한 얼굴을 다시 만나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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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진화 - 그들은 어떻게 시대를 앞서갔는가
미하엘 슈미트잘로몬 지음, 이덕임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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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기술의 발전은 분명 우리 삶을 더 빠르고 편리하게 만들었다. 특히 AI의 등장은 효율과 품질이라는 측면에서 놀라운 성과를 보여주며, 많은 이들에게 긍정적인 기대를 안겨준다. 그러나 그만큼 스스로 오래 고민하고, 질문을 키우며, 타인과 생각을 주고받는 시간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막히는 순간 사유의 과정을 건너뛰고 곧장 답을 호출하는 시대. 『생각의 진화』는 바로 이 지점에서 “생각한다는 것”의 의미를 다시 묻는다.

 

이 책은 인류의 사고를 한 단계씩 진보시켜 온 사상가들의 사유를 따라가며, 생각이 어떻게 진화해 왔는지를 보여준다.

 

찰스 다윈은 인간을 특별한 존재가 아닌 자연의 일부로 되돌려 놓으며, 모든 생명은 변화와 적응 속에서 형성된다는 진화론을 제시했다. 이 관점은 인간을 겸손하게 만들었고, 세계를 바라보는 시야를 넓혔다. 아인슈타인은 시간과 공간조차 절대적인 것이 아님을 말하며, 우리가 믿어온 ‘당연함’이 얼마나 쉽게 뒤집힐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진리는 고정된 것이 아니라, 관점에 따라 새롭게 구성될 수 있다는 그의 사고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마리 퀴리는 보이지 않는 세계를 향한 집요한 탐구로 방사능을 발견하며 과학의 지평을 넓혔다. 위험과 희생을 감수하면서까지 진실을 향해 나아간 그의 태도는 지식이 단순한 정보가 아니라 책임을 동반한 선택임을 일깨운다. 알프레트 베게너의 대륙이동설 역시 마찬가지다. 당대에는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그는 자신의 생각을 포기하지 않았고, 결국 시간은 그의 편이 되었다. 생각의 진보에는 종종 외로움과 기다림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이 대목에서 실감하게 된다.

 

칼 세이건은 인간을 광대한 우주의 한 점으로 위치시키며, 범우주적 사고를 통해 겸손과 경이를 동시에 가르친다. 그의 시선은 인간 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 더 넓은 책임과 연대를 상상하게 만든다. 반면 에피쿠로스는 멀리 있는 이상이 아니라, 자연스럽고 절제된 삶 속에서 행복을 찾으라고 말한다. 과잉과 불안에 익숙한 현대 사회에서 그의 사유는 오히려 담백하고 현실적인 울림을 준다.

 

니체는 기존의 도덕과 가치를 의심하며, 스스로 삶의 의미를 창조할 용기를 요구한다. 불편하지만 외면할 수 없는 질문을 던지는 그의 사상은 생각이 멈출 때 사회도 함께 굳어버린다는 경고처럼 느껴진다. 마르크스는 개인의 고통을 사회 구조의 문제로 확장하며, 우리가 사는 세계를 개인의 노력만으로 설명할 수 없음을 드러낸다. 포퍼는 여기에 더해, 진리는 확증이 아니라 비판을 통해 성장한다고 말하며 열린 사고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틀릴 수 있음을 인정하는 태도야말로 생각을 살아 있게 만든다는 메시지다.

 

이 모든 사유는 줄리언 헉슬리가 말한 ‘진화적 인본주의’로 이어진다. 인간의 가치와 윤리 역시 진화의 과정 속에 있으며, 우리는 더 나은 방향을 스스로 선택하고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이다. 『생각의 진화』는 이렇게 사상가들의 생각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하나의 흐름으로 엮어 인간 사고의 성장사를 보여준다.

 

450페이지에 달하는 분량은 결코 쉽지 않다. 그러나 이 책은 빠르게 읽히기보다 천천히 곱씹히기를 요구한다. 조금씩 읽고, 멈추어 생각하고, 다시 돌아보는 과정 속에서 ‘생각하는 힘’이 되살아나는 느낌을 받게 된다. 답을 즉시 주는 책이 아니라, 더 나은 질문을 남기는 책. 그래서 『생각의 진화』는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기대하게 만드는, 묵직하지만 정직한 독서 경험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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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재산으로 가난을 샀습니다 - 불안을 설렘으로 바꾼, 두 사람의 인생 반전 스토리
고우서 지음 / 슬로우리드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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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책 제목 앞에서 잠시 멈추게 된다. 코스피가 4200을 넘보고, 경제적 자유라는 말이 일상의 주문처럼 반복되는 지금, 누군가는 재산으로 부가 아니라 가난을 샀다고 말한다. 주식도 아니고, 금이나 은, 가상화폐도 아닌 가난. 도발적인 이 문장은 단순한 수사가 아니라, 이 책 전체를 관통하는 삶의 태도에 가깝다.

‘도대체 이 사람은 무엇을 말하고 싶은 걸까.’ 그 궁금증은 저자 소개를 읽는 순간 조금 풀린다. 2019년 결혼, 그리고 2022년. 전 재산을 들고 아내 수야와 함께 세계로 나섰다. 안정적인 삶의 궤도에서 내려와, 모든 것을 정리하고 낯선 세계로 몸을 던진 선택. 제목은 그 선택의 결과이자 선언처럼 느껴진다.

표지도 인상 깊다. 비에 젖은 두 사람의 신발이 땅 위에 나란히 놓여 있다. 화려하지도, 특별해 보이지도 않지만 이상하게 단단하다. 젖었지만 무너지지 않은 신발처럼, 이 여행 역시 불안정 속에서 더 단단해진 삶의 기록임을 암시한다.

이 여정의 출발점은 ‘젊어서 무모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문장이었다. ‘안정’이라는 뭍에서 ‘불안정’이라는 강으로 뛰어드는 심정이었을 것이다. 집을 팔고, 짐을 줄이고, 러시아행 비행기 티켓을 사는 순간부터 두 사람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시베리아 횡단열차 안에서 만난 다섯 살 미샤와의 3박 4일은 이 책이 가진 온기를 잘 보여준다. 미샤는 ‘안녕(Hello)’과 ‘안녕(Bye)’이 동시에 존재하는 언어의 묘함을 자연스럽게 알려주고, 독자는 여행이란 결국 장소가 아니라 사람을 만나는 일임을 새삼 깨닫게 된다. 그리고 ‘3대의 덕을 쌓아야 볼 수 있다’는 오로라를 “얼어라!”를 외치며 마주한 장면은, 준비된 자만이 아니라 버텨낸 자에게 주어지는 선물처럼 읽힌다.

튀르키예의 바닷가 마을 칼칸에서의 한 달 살이는 또 다른 결의 풍경을 보여준다. 별빛, 달빛, 비와 바람, 햇살을 온몸으로 느끼며 보내는 시간. 아무것도 하지 않음으로써 비로소 흘러가는 시간을 감각하는 경험. 저자는 이 시간을 ‘시간 부자’가 되는 순간이라 말한다. 생산성과 효율이 미덕인 사회에서, 이 문장은 조용하지만 강한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과연 시간을 소유하고 있는가, 아니면 쫓기고 있는가.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여행기를 넘어 관계의 기록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결혼은 서로를 잘 알기 때문에 하는 선택이라 믿지만, 실제로는 함께 살아가며 비로소 모르는 얼굴을 마주하게 된다. 여행은 그 간극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하루 종일, 매 순간을 함께 보내야 하는 상황 속에서 두 사람은 배우자를 새롭게 알아간다. 선택에 ‘후회’가 없는 사람, 불평 대신 웃음을 선택하고 후회 대신 지금을 사랑하는 사람. 아내 수야의 태도는 저자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그는 더 좋은 사람이 되겠다고, 적어도 그런 방향으로 살고 싶다고 고백한다. 이 변화는 거창하지 않지만, 그래서 더 진실하게 다가온다.

‘인도 사기꾼을 공략하는 15가지 방법’이라는 챕터는 여행의 또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저자가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는 단순하다. 조금만 조심하면 사기를 피할 수 있고, 일부의 경험으로 한 나라 전체를 일반화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사람들은 경고보다 자극적인 제목에 더 쉽게 반응한다. 이 지점에서 저자는 ‘기록하는 사람의 책임’을 조심스럽게 짚는다. 여행을 소비하는 방식, 타인을 대상화하는 시선, 그리고 말과 글이 만들어내는 오해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책의 말미에서 저자는 다시 묻는다. 집 떠나면 고생인데, 왜 사람들은 불편을 감수하면서까지 여행을 하는가. 그 답으로 그는 여행을 수학이 아니라 미술에 비유한다. 정답이 있는 문제가 아니라, 각자의 도구와 색으로 자유롭게 채워가는 과정.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은 길 위에서만 느낄 수 있는 무한한 자유. 이 비유는 여행뿐 아니라 삶 전체에도 자연스럽게 확장된다.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부분은 남편에게 보내는 아내의 편지다. 그의 말 속에 담긴 열정, 눈빛, 그리고 함께 걷는 길에 대한 신뢰. 이 편지는 책 전체를 감싸는 정서적 마침표처럼 느껴진다.

1년의 여행은 끝났지만, 이야기는 거기서 멈추지 않는다. 전업 유튜버로서 떠난 여행은 3년이 넘는 여정으로 이어졌고, 그 시간 속에서 아이도 태어난다. 여행은 도피가 아니라, 다음 삶을 시작하기 위한 준비였음을 이 후일담은 조용히 증명한다.

<전 재산으로 가난을 샀습니다>는 ‘옳은 선택’을 설득하는 책이 아니다. 이 저자의 선택이 경제적으로 맞는지, 사회적으로 현명한지는 독자의 판단에 맡긴다. 대신 이 책은 한 사람이 여행을 통해 무엇을 얻었는지, 그리고 다시 미래를 향해 걸어갈 힘을 어떻게 회복했는지를 보여준다.

마지막에 남는 문장은 단순하다. “삶이란, 결국 긴 여행이니까.” 이 문장이 오래 뇌리에 맴돈다.

어쩌면 우리는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가난을 사고, 시간을 사고, 용기를 사고 있는지도 모른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샀느냐가 아니라, 그 선택이 우리를 어디로 데려가는가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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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라고 묻지 않는 소통의 질문력 - 40년 의사소통 전문가의 실전 질문법
나카타 도요카즈 지음, 김정환 옮김 / 알파미디어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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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사회는 사람으로 이루어져 있고, 사람은 소통을 통해 관계를 이어 간다. 우리는 매일 수많은 대화를 나누지만, 그 대화가 항상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어떤 대화는 빠르게 이해와 합의에 도달하지만, 어떤 대화는 오해를 낳고 감정의 골을 깊게 만든다. 이 차이는 결국 ‘어떻게 묻는가’에서 시작된다.

나카타 도요카즈의 『왜라고 묻지 않는 소통의 질문력』은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40년 이상 의사소통 전문가로 활동해 온 저자는, 대화가 꼬이는 가장 큰 원인으로 우리가 무심코 던지는 “왜?”라는 질문을 지목한다. 이유와 원인을 묻는 질문은 상대를 설명하게 만들고, 그 과정에서 선입견과 해석, 방어적인 감정을 끌어낸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 저자가 제안하는 핵심은 ‘사실 질문’이다. 사실 질문은 해석을 배제하고, 기억과 경험이라는 구체적인 사실에만 초점을 맞춘다. “생각하게 하지 말고, 기억을 떠올리게 하라”는 문장은 이 질문법의 본질을 정확히 짚는다. 상대를 설득하거나 몰아붙이기보다,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차분히 확인하는 태도가 지적인 의사소통의 출발점임을 강조한다.

책은 총 다섯 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장은 짧은 사례와 소주제로 이루어져 있어 부담 없이 읽힌다. ‘왜라고 묻는 건 대화가 꼬이는 지름길이다’로 시작해 ‘해결을 위해 믿고 기다린다’로 마무리되는 흐름은, 질문이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관계를 대하는 자세임을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사실 질문의 다섯 가지 기본 공식과, “왜?” 대신 “언제?”를 묻거나 과거형의 예·아니오 질문으로 바꾸는 실전 팁이다. 단순하지만 실제 대화에 바로 적용할 수 있어 실용성이 높다. 또한 항상 사실 질문만이 정답은 아니라는 저자의 균형 잡힌 시선도 신뢰를 더한다.

에필로그에서 저자가 전하는 바람처럼, 이 책은 소통의 기술을 넘어 대화의 질 자체를 높여 준다. 감정이 앞서기 쉬운 관계 속에서, 곁에 두고 자주 펼쳐볼 만한 실용적인 안내서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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