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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진화 - 그들은 어떻게 시대를 앞서갔는가
미하엘 슈미트잘로몬 지음, 이덕임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25년 12월
평점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기술의 발전은 분명
우리 삶을 더 빠르고 편리하게 만들었다. 특히 AI의 등장은 효율과 품질이라는 측면에서 놀라운 성과를 보여주며, 많은 이들에게 긍정적인 기대를
안겨준다. 그러나 그만큼 스스로 오래 고민하고, 질문을 키우며, 타인과 생각을 주고받는 시간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막히는 순간 사유의
과정을 건너뛰고 곧장 답을 호출하는 시대. 『생각의 진화』는 바로 이 지점에서 “생각한다는 것”의 의미를 다시 묻는다.
이 책은 인류의 사고를
한 단계씩 진보시켜 온 사상가들의 사유를 따라가며, 생각이 어떻게 진화해 왔는지를 보여준다.
찰스 다윈은 인간을
특별한 존재가 아닌 자연의 일부로 되돌려 놓으며, 모든 생명은 변화와 적응 속에서 형성된다는 진화론을 제시했다. 이 관점은 인간을 겸손하게
만들었고, 세계를 바라보는 시야를 넓혔다. 아인슈타인은 시간과 공간조차 절대적인 것이 아님을 말하며, 우리가 믿어온 ‘당연함’이 얼마나 쉽게
뒤집힐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진리는 고정된 것이 아니라, 관점에 따라 새롭게 구성될 수 있다는 그의 사고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마리 퀴리는 보이지
않는 세계를 향한 집요한 탐구로 방사능을 발견하며 과학의 지평을 넓혔다. 위험과 희생을 감수하면서까지 진실을 향해 나아간 그의 태도는 지식이
단순한 정보가 아니라 책임을 동반한 선택임을 일깨운다. 알프레트 베게너의 대륙이동설 역시 마찬가지다. 당대에는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그는
자신의 생각을 포기하지 않았고, 결국 시간은 그의 편이 되었다. 생각의 진보에는 종종 외로움과 기다림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이 대목에서 실감하게
된다.
칼 세이건은 인간을
광대한 우주의 한 점으로 위치시키며, 범우주적 사고를 통해 겸손과 경이를 동시에 가르친다. 그의 시선은 인간 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 더 넓은
책임과 연대를 상상하게 만든다. 반면 에피쿠로스는 멀리 있는 이상이 아니라, 자연스럽고 절제된 삶 속에서 행복을 찾으라고 말한다. 과잉과
불안에 익숙한 현대 사회에서 그의 사유는 오히려 담백하고 현실적인 울림을 준다.
니체는 기존의 도덕과
가치를 의심하며, 스스로 삶의 의미를 창조할 용기를 요구한다. 불편하지만 외면할 수 없는 질문을 던지는 그의 사상은 생각이 멈출 때 사회도
함께 굳어버린다는 경고처럼 느껴진다. 마르크스는 개인의 고통을 사회 구조의 문제로 확장하며, 우리가 사는 세계를 개인의 노력만으로 설명할 수
없음을 드러낸다. 포퍼는 여기에 더해, 진리는 확증이 아니라 비판을 통해 성장한다고 말하며 열린 사고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틀릴 수 있음을
인정하는 태도야말로 생각을 살아 있게 만든다는 메시지다.
이 모든 사유는 줄리언
헉슬리가 말한 ‘진화적 인본주의’로 이어진다. 인간의 가치와 윤리 역시 진화의 과정 속에 있으며, 우리는 더 나은 방향을 스스로 선택하고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이다. 『생각의 진화』는 이렇게 사상가들의 생각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하나의 흐름으로 엮어 인간 사고의 성장사를
보여준다.
450페이지에 달하는
분량은 결코 쉽지 않다. 그러나 이 책은 빠르게 읽히기보다 천천히 곱씹히기를 요구한다. 조금씩 읽고, 멈추어 생각하고, 다시 돌아보는 과정
속에서 ‘생각하는 힘’이 되살아나는 느낌을 받게 된다. 답을 즉시 주는 책이 아니라, 더 나은 질문을 남기는 책. 그래서 『생각의 진화』는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기대하게 만드는, 묵직하지만 정직한 독서 경험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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