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남는 생각들의 비밀 - 어제의 통찰이 내일의 해결책이 되는 진화적 사고의 힘
샘 테이텀 지음, 안종희 옮김 / 더퀘스트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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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남는 생각들의 비밀》 책을 더퀘스트 출판사로부터 무상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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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5. 10. 금. PM 3:34.

《살아남는 생각들의 비밀》

샘 테이텀

더퀘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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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남는 생각들의 비밀》

2024. 4. 27. 토. PM 1:26. - 2024. 5. 9. 목. PM 9:13. 완독. / 《살아남는 생각들의 비밀》 / 샘 테이텀 / 더퀘스트

《살아남는 생각들의 비밀》 책은 샘 테이텀 저자가 행동과학으로 바라본 생각들의 비밀을 적은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결국 살아남아 후대에 널리 쓰이는 생각들에 대해 자세히 살펴볼 수 있어 좋았다. 재밌었고, 흥미롭게 읽었다. 우리는 항상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려고 하지만, 실상에서 혁신이라고 부르는 많은 것들은 사실 있던 것에서 차용해 발전시킨 것임을 책을 통해 알게 됐다. 오늘의 글을 통해 하루에 조금씩 읽으면서 깊고 즐겁게 읽었던 부분들을 개인적인 생각과 나눠 보려고 한다.

1. 이미 있던 것에서 차용하라.

신칸센 500시리즈 초고속 열차에서 발생한 문제점들을 자연에서 존재하는 올빼미, 델리펭귄, 물총새의 특징과 특성을 활용한 방법으로 해결했다는 부분을 읽었다. 소리 문제, 속도 문제 등을 기존에 있던 것에서 차용해 지혜롭게 해결했다는 부분을 보고 놀랐다. 우리가 생각 없이 바라보던 모든 것들로부터 어쩌면 더 많은 것들을 발견하고, 차용할 수 있겠다는 깨달음을 얻은 부분이다. 특히 올빼미의 특별한 톱니 모양 깃털이 공기 흐름을 짧게 잘라 미시적 난기류를 만들어 낼 때 소리가 나지 않는다는 점을 차용해 기차의 팬터 그래프에 적용하자 난기류가 대폭 줄고 소음이 감소했다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53쪽). 우리는 어떤 문제를 해결하려고 할 때 새롭고 특별한 무엇인가를 만들어내야만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혀 오히려 아무것도 하지 못할 때가 많다. 그럴 때 진화적 사고 관점에서 실생활에서 찾아볼 수 있는 것들에서 배우고 발전시킬 생각을 한다면 발전과 발견들이 즐겁고 다소 가벼운 일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2. 말은 됐고, 믿을 수 있는 걸 보여줘

[기술 발전과 소셜미디어의 폭증으로 말미암아 신뢰할 수 없는 정보가 그 어느 때보다 빠르고 멀리 확산하고 있다. 츄리서치센터는 온라인상의 건강과 의료 정보 중 의사가 검토한 것은 절반 미만이라고 평가한다. 정보 과잉 환경에 직면한 지금 신뢰할 만한 정보를 찾고 실질적으로 신뢰성 있는 메시지를 만드는 능력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117쪽]

정보의 홍수라고 할 만큼 우리는 언제 어디서든 고급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리고 그만큼 얻은 정보를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지 검증이 필요하다. 그 검증을 쉽게 하는 방법에 대해 소개한 부분이 있어 진중하게 읽었다. 인간이든 동물이든 신뢰가 중요하고, 그 신뢰를 효과적으로 강화하는 진화 심리학적 해결책을 살펴봤다. 우리는 신뢰를 형성하기 위해 심리학적 원리인 정직한 신호를 통해 신뢰를 강화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중 비싸 보이는 것이 왜 신호로서 신뢰를 높이는지 자연에 있는 독개구리, 스프링처럼 껑쭝 뛰는 스프링복, 수컷 공장의 화려한 깃털을 통해 쉽게 설명한다. 독개구리의 화려한 색상을 통해 우리는 개구리에게 독이 있음을 알고 조심할 수 있고, 높이 뛰어오르는 건강한 스프링복은 누구도 추적할 수 없는 건강함을 가졌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리고 수컷 공작은 화려한 꼬리를 통해 강한 번식력이 있음을 보이는 신호를 통해 강화한다. 자연에서 보이는 신호들을 설명하며 인간 삶에서의 신호들을 살펴보는데 고가의 약혼반지 역시 사랑의 증표를 넘어 구매하는 데 치른 희생을 보여줌을 통해 관계의 안정성을 제공하는 신호라는 것을 설명한다. 이 부분을 보고 이제야 왜 프러포즈를 할 때 고가의 다이아몬드가 들어간 반지를 구입해야만 하는지 알게 됐다.

3. 선택의 역설

어떤 상황이 발생했을 때 그걸 해결하기 위해 꼭 먼 길을 돌아가 답답함을 주는 사람들이 주변에 있었다. 이렇게 하면 훨씬 더 좋을 텐데 라는 생각이 들 정도의 쉬운 길을 놔두고 복잡하고 어려운 해결책을 선택하는 걸 볼 때마다 나도 모르게 도와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었다. 그 부분에 대해 선택의 역설(166쪽)에서 새로운 깨달음을 얻었다. 인간은 선택을 선호하는 성향이 있고, 이는 동물들도 마찬가지다. 버튼을 눌러 먹이를 선택하도록 훈련받은 비둘기, 원숭이 실험에서 이들도 다수의 버튼이 제공된 조건을 더 선호했다고 한다. 쥐 실험에서도 미로에 놓아둔 음식으로 가는 길 선택에 있어 곧장 가는 길과 돌아가는 길 중에 돌아가는 길을 선택했다는 글을 읽었다. 사람이든 동물이든 선택지가 많을수록 원하는 것에 대한 기회를 찾고, 더 자유롭게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느낀다고 하니 인간에게 주어진 '자유의지(선택권을 가진 인간의 의지)'가 얼마나 인간의 삶을 복잡하면서 행복하게 하는지 생각했다. 저자의 글은 선택을 통해 하는 후회가 선택을 할 때 느끼는 기쁨보다 더 큰 경우가 많기 때문에 오히려 선택을 꺼리게 된다고 선택의 역설로 나아간다. 그래서 오히려 선택지가 늘어날수록 선택을 하지 않는 선택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는 것을 설명한다. 이것을 선택의 역설이라고 부른다고 말한다. 선택을 좋아하는 인간이 선택을 하지 않음을 선택하는 것을 줄이기 위해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런 선택의 역설에도 의사 결정을 지원하는 해결책은 선택지가 선택될 가능성이 희박하더라도 선택지를 추가하는 것이라고 하니 역설의 역설이 아닐 수 없다. 그 이유는 그나마 더 나쁜 쪽을 선택한다는 것인데 우리가 핸드폰을 구입할 때 중간 사양의 제품을 구입하는 경우를 예로 들 수 있다. 그러니 인간의 의사결정을 상대적 관점에서 바라보고 선택자체를 없애거나 제한하지 않고 의사 결정을 지원하는 선택설계자가 될 수 있다는 지혜를 알려준다.

의사 결정이 이루어지는 환경을 제어해 각자의 상황에 따라 심리학적 해결책을 적용하는 방법으로 선택 설계자가 되어 선택하지 않음을 선택하는 인간의 선택을 줄일 수 있음을 명쾌하게 알려준 장이다.

4. 디폴트의 힘

이 부분을 읽었을 때 정말 깨달음을 많이 얻었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성격, 성향의 디폴트 값이 있는데 이건 정말 바꾸기 쉽지 않다. 디폴트 값에 의해 인간의 삶이 돌아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그래서 우리는 항상 우리 자신의 디폴트 값이 무엇인지 찾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사용해 자신에 대해 공부한다. 요즘 나도 이 부분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더 깊게 읽었다. 그러면서 새로운 관점을 얻었다. 무슨 행동을 하라고 하기 전에 디폴트 값(기본으로 설정된 값) 자체를 바꾼다면 특별한 무언가를 선택해야 하거나, 행동할 필요 없이 자연스럽게 흘러갈 것이라는 것이 장에서 얻은 깨달음이다. 가령 병실로 들어가기 전 소독약으로 손을 소독하라고 지침을 내리기 전 기본적으로 병실 문에 들어가려면 소독약이 손에 뿌려질 수밖에 없도록 디폴트 값을 바꾸는 것이다. 그랬더니 병원과 병실 안에서 감염되는 다양한 병들이 현저하게 줄었다고 한다. 그리고 손을 잘 씻지 않아 문제가 됐던 나라에서 칠판에 분필을 많이 사용한다는 것을 알고, 분필 안에 비누 가루를 넣어 물에 닿으면 자연스럽게 손 위생 문제를 해결했다는 글을 보고 기본 값에 대한 새로운 깨달음을 얻었다. 기본 값이 무엇인지를 앎을 통해 기본값을 바꿔 자연스럽게 적절한 결과를 도출한다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그래서 삶의 기본값에도 적용해 삶을 더 쉽고 부드럽게 흐르듯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즐거운 생각을 했다.

5. 불확실성은 고통이다

확실하게 고통을 당할 거라고 아는 것이 고통을 당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는 것보다 훨씬 덜 고통스럽다는 점을 배웠다. 고통스러운 전기의자에 앉으면 확실히 고통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그 전기의자가 전기 충격의 가능성이 있다고 하는 것보다 오히려 확실한 고통을 약속한 의자가 사람들을 더 편안하게 한다는 점을 새롭게 배웠다. 불확실성이 스트레스를 더 유발한다는 점은 일상에서도 쉽게 알 수 있다. 아픈 치과 치료를 받기 전 항상 의사 선생님께서 "아프면 손 드세요."라고 하면서 아플 거라고 미리 명시하지만 아프다고 손을 들었다고 해서 치과 진료가 멈춰지진 않는다. 아프다는 것을 선제적으로 받아들인 상태에서 하는 진료는 오히려 고통의 불확실성으로부터 안정감을 준다. 손을 들면 언제든지 의사 선생님이 나의 고통을 돌아봐 줄 것이라는 안정감과 고통이 올 거라는 것에 대한 대비가 가능한 것이다. 그러니 오래 기다려야 하는 맛집에서도 앞에 몇 명이나 남았는지, 얼마나 기다려야 하는지 진행 순서를 알려주는 것도 기다림의 고통을 현저히 줄여준다.

우리는 이 외에도 실생활에서 다양하게 고통에 대한 예방 주사를 맞는다. 불확실한 인생을 사느니 비싼 부적을 써야 하는 삶이라는 확실한 이야기를 듣는 것을 선택하는 것도 그 예라고 하겠다. 주변에서 타로 점을 보고, 점쟁이를 찾아가는 주변 사람을 통해 그들이 받은 예언의 다수는 살을 맞을 것이라는 이야기라는 걸 알게 된다. 그럼에도 그들은 확실히 고통이 예정된 미래를 알았다는 점에서 오히려 안도한다. 그동안 나는 굳이 가서 일어나지도 않을, 일어나지도 않은 이상한 이야기를 돈 주고 듣는 것이 참 무지하다 생각했었다. 그 생각을 이 장을 통해 드디어 이해했다. 살을 맞지 않기 위해 예언자에게 부적을 쓰고, 굿을 하는 등 많은 돈을 투자하는 것도 불확실성을 인간이 얼마나 고통으로 여기는지 알 수 있게 된 것이다. 확실한 고통을 미리 예방한다는 안도감이 오히려 고통을 안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무엇보다 인간의 삶은 사실 즐거운 일보다 고통이 훨씬 많은 삶이지 않은가. 그러니 예언가가 한 고통의 예정이 사실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고통을 미리 예방했다는 안도감을 통해 미래의 불확실한 고통들을 덜 고통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다. 그래도 참 돈은 아깝다.

오래 걸리는 일에서 기다려야 하는 이유를 투명하게 전달하고, 작업 과정을 보여주기 위해 현재 진행 상황과 위치를 중간중간 전달하는 것도 현재의 고통을 줄이는 방법이 된다. 현재 상황을 통제하고 있다는 안도감이 오히려 고통을 경감시켜 준다. 어쩌면 위약(가짜약)의 효과도 비슷하지 않나라는 생각을 했다. 모든 상황을 내가 통제하고 있고, 통제할 수 있다는 안도감이 인간의 삶을 심리적 고통으로부터(육체적 고통이 있을지라도) 해방시켜 준다니 다양한 방법으로 적용해 볼 수 있겠다.

6. 주전자 물도 지켜보면 안 끓는다

라면을 끓이기 위해 가스 불 앞에서 끓기를 기다려본 경험은 누구나 있을 거다. 나도 요리를 하기 위해 가스 불 앞에 매일 서기 때문에 매일 느끼는 부분이다. 지루함은 우리 뇌에 현재 상황이 성취감을 주지 못한다는 걸 알려주고, 다른 무언가를 하도록 동기를 부여한다고 한다(311쪽). 그러니 지루함을 줄이기 위해, 무엇인가를 하다고 있다는 생각으로 뇌를 속이는 방법을 택한다면 우리는 기다리는 시간 동안도 즐겁게 보낼 수 있다. 가령 내가 요리를 할 때 좋은 강의나 재미있는 영상을 듣는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나는 집안일을 할 때 너무 지루하고 힘들어서 이때 평소 듣겠다고 모아둔 어려운 심리학 강의들을 듣는다. 하고 있는 일은 아주 지루하고 단순하기 때문에 기계적으로 하고, 귀와 뇌를 열어놓고 귀한 이야기를 듣고 있다는 생각에 20-30분의 시간이 정말 금세 지나간다. 공항에서 수화물을 찾는 거리를 오히려 늘려서 걷는 시간을 늘려 만족감을 높였다는 책의 글들도 인간이 지루함을 스트레스 상황으로 여김을 알 수 있다. 그러니 스트레스를 받아 시간이 느리게 흐린다고 느끼는 작업을 해야 한다면 그 시간이 낭비됨이 아닌 새로운 배움과 운동의 시간으로 확장시킨다면 시간의 흐름을 윤택하게 만들 수 있다.

7. 끝이 좋으면 다 좋은 법

아무리 좋은 영화도 끝이 막장이거나 새드엔딩이면 뒷 맛이 찝찝하다. 그러나 피가 튀고, 정신없고, 징그러웠던 영화도 마지막이 해피엔딩으로 끝나면 나도 모르게 좋은 영화였다고 생각하게 된다. 우리는 마지막 순간을 처음과 중간보다 길고 깊게 마음에 남긴다. 지루한 공항 줄 서기에서 고급 사탕을 무료로 먹게 해 줬을 뿐인데 기다림의 시간을 달콤함으로 기억한다고 한다. 그러니 마지막을 아름답게 마무리하는 방법을 다양하게 만들어볼 수 있다. 제아무리 소리 지르고 싸우고, 욕을 주고받았어도 마지막에 웃고 손을 맞잡은 관계가 됐다면 우리는 서로를 최고의 협력자로 기억하게 된다. 인간에게 끝이 얼마나 중요한지 기억하고, 마지막 모습에 더 많이 신경 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연인과 헤어지는 이별은 어떻게 해도 아름다울 수는 없지만, 단정하게 끝내주는 것만으로 아름답게 상대를 기억할 수 있다는 것도 끝이 좋으면 다 좋은 법이 무엇인지 깨닫게 된다.

《살아남는 생각들의 비밀》 책은 생각 도구를 사용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을 살펴보고 배울 수 있는 책이다. 읽는 사람마다 깊게 다가오는 장이 다를 거라는 생각이 든다. 정말 많은 주제들을 촘촘하게 다룬 책이라 여러 번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진화적 사고를 통해 생각을 제대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우는 배움의 시간이 될 것이다. 잘게 쪼개서 읽고 생각하고 또 생각하며 장들의 글을 읽으면 그만큼 더 많은 것들을 개개인이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생각의 힘을 통해 삶을 조금 더 지혜롭게 살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책을 보내주신 더퀘스트출판사님 고맙습니다.

#살아남는생각들의비밀
#진화적사고
#진화론적사고
#마케팅
#더퀘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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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달라진 몸을 되돌릴 때 - 나이가 들어도 젊어 보이는 사람은 무엇이 다른가
정이안 지음 / 더퀘스트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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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달라진 몸을 되돌릴 때》 책을 더퀘스트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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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4. 26. 금. PM 4:46.

<마흔, 달라진 몸을 되돌릴 때>
를 읽고 기록

지음

더퀘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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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도 이제 마흔이 됐고, 나도 마흔이 멀지 않았다. 그래서 <<마흔, 달라진 몸을 되돌릴 때>> 책 제목을 보고 꼭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책이 도착했고, 매일 조금씩 읽으면서 지난 날들 동안 경험한 건강 기억들을 떠올렸다.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건강을 관리해서 남은 인생을 살아가야 할지 다짐했다. 나는 그동안 나이가 젊었음에도 꾸준히 아팠고, 힘들었기 때문에 나이가 젊다고 건강을 자부할 수 없다는 걸 잘 안다.

1. 이제는 관리를 시작할 때. (정, 기, 신에 대한 생각)

[한의학에서는 신체 내 수분과 점액 그리고 영양분과 면역물질들을 '진액'이라고 합니다. 노화로 인해 몸 안의 수분이 빠지면 세포 속에 머물고 있던 점액이 줄어들어 몸이 건조해지고 쭈글쭈글해지는 현상을 진액이 고갈했다고 합니다. 진액 고갈은 생물학적 노화를 빠르게 촉진시키는 중요한 요인입니다. 정, 기, 신의 균형이 무너지면 진액이 고갈하는 속도가 빨라집니다. <동의보감> 1권 <내경> 편에서는 인간의 생명을 이루는 요소를 정, 기, 신 세 가지로 나눕니다. '정'은 구조적인 몸. '기'는 몸과 정신 사이에서 생명을 유지하는 에너지와 마음, 감정, '신'은 정신, 영혼, 초자아를 말합니다. 사람을 촛불에 비유하면 양초는 정, 촛불은 기, 빛은 신에 해당합니다. - 17쪽]

마흔 무렵의 건강이 평생을 좌우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급해졌다. 책을 받고 매일 꾸준히 머리에 입력하듯 읽었다. 평소 건강에 관심이 많은 덕분에 저자가 적은 글들이 잘 이해됐다. 그리고 복잡하게 엉켜있던 것들이 한 번에 정리되는 기분을 느꼈다. 저자는 몸과 마음, 정신으로 카테고리를 나눠 설명한다. 우리는 나이가 들어갈수록 몸 건강, 마음 건강, 정신 건강(영혼)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몸을 위해 좋은 음식을 먹고, 마음을 위해 스트레스 근원으로부터 벗어나고, 치유해야 하며, 마음을 위해 건강한 먹거리를 챙겨 먹어야 한다. 그리고 정신을 위해 명상을 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총체적인 건강을 유지해야 한다.

나는 지난 몇 년 동안 몸과 마음이 굉장히 아팠던 사람이었기 때문에 마음과 정신이 건강하지 않으면 아무리 몸이 건강해도 침몰하는 배처럼 가라앉을 수밖에 없다는 걸 안다. 신체를 배에 비유한다면 배에 실어놓은 무거운 짐들과 썩어가는 것들을 버리지 않으면 폭풍우 속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배가 아무리 튼튼하고 좋아도 실은 짐들이 너무 무겁고 썩어가고 있다면 결국 배도 부식될 수밖에 없다. 그러니 우리는 튼튼한 배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보수하고, 필요 없는 짐들은 버려야 하고, 쥐가 있는 건 아닌지, 벌레가 생긴 건 아닌지 잘 살펴야 한다. 마흔의 건강이 남은 평생의 건강을 좌우한다니 경각심이 들었다. 지금의 건강으로 남은 60년을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면 얼마나 아찔한가. 현재 몸 상태가 좋지 않은 사람이라면 남은 평생을 지금 상태로 살아야 한다는 말일 수 있다. 경각심을 주며 책은 우리에게 기쁜 소식을 전한다. 지금 건강을 되돌릴 수 있다고 말이다. 그래서 지금 되돌린 건강으로 남은 60-70년을 젊어 보이는 보이는 것뿐 아니라 실제 젊은 사람으로 살 수 있다고 말한다. 저자의 글을 읽으면서 사는 날 동안 건강하게 살기 위해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몸이 앓는 우울증에 대해서도 깊게 고민해 봤다.

2.GMO에 대한

요즘 나는 건강하기 위해 집에서 소소하게 표고버섯과 콩나물과 상추를 키운다. 거실에서 키우기 때문에 그리 많진 않아도 남편과 둘이 먹기엔 충분하다. 직접 기르고, 먹으면서 입에 들어가는 식재료들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됐다. 키우면서 알게 된 건 어쩔 수 없이 농약과 같은 약품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한다는 걸 알게 된다. 벌레가 생기고, 원인을 알 수 없는 병에 걸리기 때문에 수확량을 늘리기 위해서는 다양한 제품들을 사용하게 된다. 그리고 그걸 인간이 먹어도 괜찮은 건지생각하게 된다. 직접 키우면서 나처럼 어떤 모양새를 갖추든지 상관없는 사람에겐 수확양도 모양도 문제없겠지만 키워서 파는 분들에겐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하게 된다는 것도 이해하게 됐다. 식물을 키우고부터 밖에서 식재료를 살 때 다양한 요소들을 더 많이 고려하게 됐다. 그리고 책을 읽고부터 GMO 표기를 더 자세히 보게 됐다.

저자가 글을 통해 좋은 에너지를 얻으려면 좋은 음식을 먹어야 한다며 GMO에 대해 알려준다. 그동안 나는 GMO가 얼마나 위험한지 몰랐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다양한 자료들을 찾아봤고, GMO 식재료를 먹은 쥐와 다른 동물들이 독성을 얻고 죽거나 암에 걸렸다는 걸 알았다.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 왜 사람들이 콩나물도, 두부도 국내산으로 키운 콩으로 만든 것인지를 먼저 확인하는 이유를 이제야 알았다. 좋은 에너지를 가지지 못하는 건 먹는 것에서부터 문제가 있었다는 것도 깨닫고 받아들였다. 그래서 이 책을 만나고 난 후 주방에서 사용하는 양념들도 모두 국내산으로 바꿨다. 외국산 제품들은 GMO가 들어갔거나, 들어갔더라도 표기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는 것이 충격적이었다. 실제로 요즘 직접 키운 표고버섯과 콩나물을 먹으면서 건강이 정말 좋아졌다. 좋은 음식을 먹으면 에너지가 좋아진다는 걸 매일 경험을 통해 더 깊게 느낀다.

[지금까지 관련 연구를 통해 GMO의 변형된 단백질을 섭취하면 신체 면역반응이 일어난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아토피, 알레르기, 알츠하이머병, 장내 유산균 파괴, 자폐증, 암을 포함한 각종 종양, 여성암 중에서도 유방암 등의 발병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입니다. - 131쪽]

3. 무엇을 먹어야 할까

저자는 어떤 음식을 먹어야 좋을지 몸에 좋은 식재료들을 구체적으로 하나 하나 알려준다. 나물 중에 어떤 나물이 좋고, 어떤 쌀을 먹고, 어떤 뿌리채소를 먹어야 할지 친절하게 알려준다. 책에 적힌 기를 살려주는 식재료들을 건강하게 먹는다면 몸과 마음 모두를 챙기며 젊은 몸을 갖게 될 거라는 믿음이 생긴다. 그리고 마음의 병이 건강을 망가트리기 전에 해야 할 것들도 나와 있으니 이 책은 건강 기본서로서 보기에 아주 좋다. 무엇보다 잘 읽히고, 쉽게 이해되고, 매우 가벼워서 들고 다니면서 읽기 좋다. 책에 적혀 있는 좋은 식재료들을 맛있게 먹으면 나이가 들수록 더 젊어 보이는 외모와 젊은 몸과 마음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이제 마흔이 됐거나 마흔 주변 부에 머물러 있는 분들이라면 이 책을 읽고 생활 전반에 변화를 주면 좋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제 우리는 100세를 사는 세대이기 때문에 마흔이 훨씬 넘어 50대 60대 분들이라도 달라진 몸을 되돌릴 수 있는 참고 내용들이 많으니 나이 상관없이 보면 좋을 책이다. 무엇보다 여성 건강을 위한 내용이 많아서 여성분들은 꼭 읽어보셨으면 좋겠다.

4. 나이가 들어도 젊어 보이는 사람이 되고 싶다.

마흔이 가까워진 나도 이제는 예쁜 것보다 젊어 보이는 사람이 되고 싶다. 보이는 외관뿐 아니라 에너지가 넘치고, 활력이 느껴지는 몸과 마음을 갖고 싶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도 천천히 마흔을 준비한다. 오늘의 건강이 내일로 이어지고, 그 내일과 내일이 될 것이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책을 읽으면서 새롭게 알게 된 것도 있고, 기존에 알고 있던 걸 최종 정리한 것들도 있다. 우리는 정보가 쏟아지는 정보 세상에 살고 있기 때문에 어디서든 쉽게 건강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다만, 그 정보가 정확한 것인지는 판단하기 어렵다. 정보를 습득하고 나누고 정보를 생활에 반영하기 전 이 책을 먼저 기본서로 읽어보면 좋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즐겁게 읽었고 도움을 많이 받았다. 앞으로도 책에서 말한 내용대로 꾸준히 실행해 볼 생각이다.

좋은 책을 보내주신 더퀘스트 출판사에 감사를 전합니다. 고맙습니다.

#더퀘스트
#마흔달라진몸을되돌릴때
#정이안
#젊어보이는사람은무엇이다른가
#건강하게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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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한 번은 살려드립니다
엘 코시마노 지음, 김효정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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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한 번은 살려드립니다》 책을 인플루엔셜 출판사로부터 무상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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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4. 23. 화. PM 3:00.

<이번 한 번은 살려드립니다>
를 읽고 기록

엘코시마노

인플루엔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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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한 번은 살려드립니다》 책을 정말 즐겁게 읽고 글을 적는다. 《이번 한 번은 살려드립니다》 책은 엘 코시마노 작가의 두 번째 시리즈 책이다. 첫 번째 책을 읽고 너무 재밌게 읽어서 두 번째 책도 꼭 나왔으면 했는데 정말 나왔다. 얼마나 반갑고 신이 났는지 모른다.

1. 진저리와 싹쓸이를 찾는 모험

진저리와 싹쓸이의 정체를 꼭 지켜달라는 서평단 유의 메시지를 읽으면서 이 책 안에 둘의 정체가 소설의 중요한 부분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책을 열었다. 지난번 1권 책을 정말 즐겁게 (날을 꼬박 새우면서) 읽었기 때문에 이번 책도 많은 기대가 됐다. 어떤 모험의 세계로 또 나를 초대할 것인지 궁금해서 바로 펼쳐 들었다. 작년에 읽었던 책이었는데도 새록새록 기억이 나는 걸 보면 엘 코시마노의 책이 내게 많은 느낌을 남긴 모양이다. 엊그제 읽은 것처럼 소설책 안의 인물들이 문을 열고 뛰어나오는 느낌이 들었다. 진저리와 싹쓸이가 누구일까 라는 기대를 가지고 책을 따라가면 더 즐겁게 읽을 수 있다. 핀레이와 함께 탐정이 돼서 모험의 세계로 퐁당 빠져들 수 있기 때문에 더 즐겁다. 이 책을 읽을 독자들도 탐정의 마음으로 진저리와 싹쓸이의 자취들을 쫓아가면 정말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그러니, 진저리와 싹쓸이가 누구인지 안 알려줌.

2. 전 남편 스티븐에 대한 이야기

전작에서 스티븐에 대한 이야기는 별로 나오지 않아 어떤 인물인지 알 수 없었는데 이번 작에선 스티븐의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스티븐에 대한 이야기와 사람들의 대화를 보면서 정말 죽어야 할 이유가 100가지도 넘는다는 말이 참 통감된다. 이런 남자와 만나 결혼해 아이를 두 명이나 낳은 핀레이가 대단하게 느껴질 정도다. 핀레이는 소설 속 인물일 뿐이지만 사실 우리 주변에서도 충분히 볼 법한 이야기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소위 나쁜 남자에 빠져 결혼했다가 겨우 이혼한 여인의 이야기는 충분히 듣고, 볼 법한 이야기다. 핀레이의 가정사에 대한 이야기가 말미에 아주 약간 등장하는데, 그 부분을 통해 핀레이는 어린 시절부터 애정결핍을 겪고, 가정에서 안정감이 부재했던 건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스티븐의 여성 편력을 보면서 혀를 내두르며 나도 좀 스티븐에게 딱콩 한 대 때려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니 나도 충분히 진저리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기가 갖기는 싫고, 남주기는 아까운 핀레이의 주변을 맴도는 스티븐이 참 얄밉다.

3. 변호사 남자와 경찰 남자와의 이야기

두 아이의 엄마이자, 이혼녀가 된 핀레이에게 두 남자가 접근한다. 두 남자 모두 너무 핫 <!>하다. 물론 현실에서 일어날 수 없는 이야기다. 그래서 어쩌면 더 빠져들 수밖에 없는지도 모르겠다. 똑똑하고, 잘생긴, 황금빛 눈동자와 아름다운 머릿결을 가진 예비 변호사가 될 남자와 근육이 두툼하고 다부진 체격에 흡사 젊은 시절의 아널드 슈워게너를 상상하게 만드는 섹시한 경찰 남자가 핀레이의 애정 선에 들어온다. 전작에서 예비 변호사 남자가 얼마나 마음을 간질 거리게 하던지 밤잠을 설치게 만들었다. 이번 작에선 예비 변호사를 저 멀리 여행 보내 버리고 진짜 결혼이 가능할만한 경찰 남자를 완벽하게 그려내면서 3-40대 여성의 마음을 완전히 흔들어 댄다. 그리고 전작에선 도대체 융통성이라곤 찾아볼 수 없어 혀를 내두르게 했던 경찰 남자가 이번 작에선 사랑에 빠져서 그런지 핀레이에게만은 자신의 신념까지 굽혀 그녀를 지켜준다. 지난 작에선 너무 싫었던 남자가 이번 작에선 얼마나 매력적이던지 나도 모르게 예비 변호사를 날려 <?> 버리고 경찰 남자에게 마음이 완전히 가버렸다. 나도 이제 나이가 든 건가.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 남자인 경찰의 매력에 폭 빠져볼 수 있는 이야기들이 잔뜩 기다리고 있다. 무엇보다 진한 키스 장면 하나 없는데도 마음이 살콩 살콩 흔들리며 간질 한 게 이번 작의 묘미다.

4. 인터넷 세상 속 사람들

인터넷 속에서는 글만 보고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없다는 말이 참 와닿았다. 핀레이와 베로는 진저리와 싹쓸이를 찾기 위해 인터넷 안에서 단서를 찾지만 쉽지 않다. 여성 전용 사이트였기 때문에 진저리와 싹쓸이를 여성이라고 특정하고 조사를 하지만 이 마저 후반부에서는 무용해진다. 주인공이 진저리와 싹쓸이를 찾기 위해 글을 진행하면서 나도 인터넷 속 사람들을 생각했다. 나이와 성별, 성격, 성향을 글만을 보고 특정하지만 사실 인터넷에선 완전히 다른 사람처럼 자신을 꾸며낼 수 있다. 여성이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알고 보니 남성이었던 경우도 있고, 초등학생이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나이 지긋한 어르신인 때도 있었고, 20대 정도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60 대거나, 60대는 훨씬 넘었을 거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10대인 경우도 있었다. 인터넷 속 세상에서도 사람들도 그렇지만 사실 실제 삶에서도 우리는 보이고, 들리고, 느끼는 것만으로 사람을 특정할 수 없다. 한 사람을 안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진저리와 싹쓸이를 찾아가는 모험을 보면서 앞으로는 그 누구도 고정시켜 특정하지 않아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5. 다음 시리즈의 시작

다음 시리즈를 알리는 신호탄 격인 메시지를 읽고 책을 덮으면서 다음 책이 벌써 나올 것 같아 마음이 두근거렸다. 나는 그동안 시리즈 물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 해리포터 시리즈도 읽다 그만뒀었다. 그런데 어쩌다 킬러 시리즈를 읽으면서 시리즈 소설물의 진수 <!>를 알아버렸다. 주인공을 따라다니면서 주변 사람들과의 이야기를 보고, 듣고, 느끼는 것이 즐거웠다. 눈으로 직접 보는 것이 아닌데도 직접 보는 것처럼 느껴지는 현장에 대한 묘사들과 직접 듣는 것처럼 느껴지는 사람들의 대화가 참 즐거웠다. 다음 편인 3권이 나와도 또 읽고 싶다. 그때도 내게 이렇게 좋은 기회가 또 올까. 싶지만, 오지 않는다고 해도 직접 사서 읽어볼 생각이다.

인플루엔셜 출판사님 좋은 기회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한번은살려드립니다
#당신의남자를죽여드립니다
#추천도서
#어쩌다킬러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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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저녁의 연인들
서윤빈 지음 / 래빗홀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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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4. 6. 토. AM 12:00.

<영원한 저녁의 연인들>

서윤빈 소설가

래빗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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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래빗홀로부터 샘플북 《영원한 저녁의 연인들》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은 후 게시한 글임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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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이 되었고, 맛보기 책이 배송됐다. 아주 얇은 책이어서 홍보 책자라고 생각하며 읽었다. 샘플북 앞 부분에 작가 소개와 글을 읽은 분들의 소감과 소설 내용에 대한 질문들이 적적혀있다. 나는 소설을 먼저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31쪽부터 55쪽으로 제공된 소설 샘플을 먼저 읽었다.

읽은 후 앞 부분부터 다시 읽고 소설을 다시 읽었다. 아무래도 맛보기 샘플이라 31쪽부터 55쪽까지 내용 만으로는 이해가 다 되지 않았는데 앞 부분의 글을 읽고 나니 전체 맥락이 어느 정도 잡혔다. 소설만을 처음 읽었을 때 단순한 현대물인가 하고 읽었다가 금세 현대 과학물이면서 미래 세대의 사랑과 외로움, 노인인구의 증가로 인한 문제, 물질 만능주의, 돈으로 보이는 젊음과 실제 젊음을 살 수 있는 미래의 모습과 부의 양극화 등 다양한 소재를 한데 제대로 버무려놓은 소설이라는 걸 알게 된다.

소설은 미래 세대의 사람들이 나이가 들어 늙어가며 치아를 임플란트로 대체해 가는 것처럼 장기와 피부까지 하나 하나 대체해 나이와 상관없이 젊음을 살 수 있는 미래를 그리고 있다. 그리고 부유하지 않아 구독료를 내기 위해 부유한 사람들을 찾아 애인 역할을 해주는 주인공 삶의 모습을 그린다. 초반부에서 주인공과 임플란트 구독으로 30대의 젊음을 유지했던 120살 서하(그녀)의 이야기로 시작해 독자를 소설의 세계로 끌어당긴다. 서하는 과거를 그리워하면서 기억 속에 남겨진 과거를 주인공과 함께 되짚어가며 삶을 천천히 내려 놓는다. 그리고 주인공 곁에서 임플란드 구독료를 더 이상 내지 않고 심정지를 택하고 눈을 감는다. 그녀의 마지막 곁에서 함께 한 사람은 가족도, 친구도 아닌 주인공이었다. 서하(그녀)는 주인공에게 자신과 비슷한 다음 사람을 찾아 마지막을 지켜달라 부탁하고 자신의 남은 재산이 담인 상자를 주인공에게 건넨다.

지난 번 래빗홀 출판사에서 제공해 준 선녀를 위한 변론 책을 읽고 너무 재밌다고 생각했었는데 래빗홀이 또 대작을 물고 와서 내게 알려줬다. 소설일 뿐인데 잔잔한 마음에 파동이 인다. 다음은 어떻게 될지, 궁금해지고 인플란트 구독 기간 만료로 인한 심정지가 된 사람들의 모습과 부유함으로 영생을 산 사람들, 영생을 산 사람들의 곁에서 영생을 함께 누리려는 주인공 같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궁금하다. 그리고 부유하지 않으면 젊음과 영생은 이론이 될 수 밖에 없는 미래를 그린다.

나이가 들어도 감정은 늙지 않는다는 말을 소설 안에서 여실히 경험한다. 외모의 변화 때문에 늙음을 인식하고 노화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하는 건 이제 임플란트 구독 서비스 요금을 낼 수 없는 사람들에게만 국한된 이야기가 된다. 그러면서도 어쩌면 어찌할 수 없는 외로움, 과거에 대한 향수, 권태로움 등으로 오히려 죽음을 택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두 떠나갔고, 자신만 과거의 모습으로 사람들 사이에 섞여 살아가면서 누구도 채워주지 못하는 감정 속에 살아가야하는 사람들에게 주인공 같은 사람은 어쩌면 임플란트 구독서비스처럼 필수적으로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맛보기 샘플 북으로 받아 알게 된 《영원한 저녁의 연인들》 소설은 미래를 살아갈 우리와 미래를 살아가고 있는 소설 속 사람들에게 메세지를 던진다. 얼마 전 봤던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라는 애니메이션이 줬던 묵직한 메세지가 소설 전반에 거쳐 다뤄지지 않을까라는 기대감이 든다.

멋진 소설을 래빗홀 출판사 덕분에 즐겁게 읽었고, 새로운 작가님의 글도 재미났다. 서점에서 이 책을 만났다면 앉은 자리서 일어나지 못하고 끝까지 읽거나 반드시 사들고 나오지 않았을까 싶은 소설이다.

샘플북을 보내주신 래빗홀 출판사님 고맙습니다.

래빗홀 @rabbithole_book

#서윤빈소설가
#영원한저녁의연인들
#래빗홀샘플북
#래빗홀서평단
#샘플북서평단
#래빗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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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거꾸로 된 나무입니다
배진시 지음 / 책과나무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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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3. 3. 일. AM 6:00.

<나는 거꾸로 된 나무입니다>
를 읽고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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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매일 마음을 정리했다.

2024. 3. 3. 일. AM 6:00.

<나는 거꾸로 된 나무입니다>를 읽고 기록

어떤 글들은 글 하나를 쓰기 위해 얼마나 많은 눈물의 밤이 필요했는지, 얼마만큼 가슴을 쥐어뜯어야 했는지 모른다. 지난 2년 동안 글을 적으면서 사실 나는 나를 완전히 내려놨었다. 어차피 더 이상 물러날 곳도 없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내 인생이 완전히 망가져 버렸다고, 이제는 될 수 있는 것도, 가질 수 있는 것도 없다고 스스로를 벼랑으로 내몰았다. 처음부터 잘못된 만남으로 시작됐고, 그 이후로도 인생이 쉽게 열리지 않았다고 그러니까 모든 것들이 내 잘못은 아니라고 다른 곳에 탓하고 싶었다. 그리고 어쩌면 2년 이내 내가 세상에서 사라질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만큼 감정도, 몸도 망가진 상태였다. 간절하게 살기 위해 몸부림치다 더 이상 스스로 벗어날 수 없고 일어설 기운조차 완전히 사라진 그때야 나는 정신과에 방문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잠들면 꿈속에서 내가 내게 정신과 의사 선생님이 된 오랜 벗에게 전화를 걸어야 한다고 반복적으로 말했다. 그리고 나는 드디어 살기 위해 그분께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했다. 지난날들을 되밟아가며 알게 된 것이 있다면 세상에 가장 소중한 건 그 무엇보다, 그 누구보다 나 자신이라는 것이다. 나는 말로는 내가 소중하다고 하면서도 나를 소중하게 대하는 법을 몰랐고, 소중하다는 감정이 무엇인지도 몰랐다.

어릴 설정됐던 기본값 그대로, 가족이라고 불렀던 사람들이 나를 대하는 방식대로 나를 대했다. 오늘이 돼서야 나는 내가 소중하다는 말이 무슨 말인지, 소중하게 대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됐다. 그리고 이제는 누군가의 감정을 살피느라 나의 감정을 방치하는 일을 하지 않게 됐다. 나는 차분하게 내 감정과 생각을 상대에게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됐다. 드디어.
<나는 거꾸로 된 나무입니다> 책을 우연히 어떤 작가님으로부터 선물 받았다. 선물 받으면서 나는 그에게 서평 안 써도 되냐고 묻고 선물을 받았다. 서평을 쓰는 일이 생각보다 많은 에너지가 요구되니까. 책 안에서 나도 모르게 내면의 소리를 찾게 되고, 그것들을 글로 적는 일은 책을 읽는 일보다 열 배 이상 노력이 요구됐다. 그럼에도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나의 소리와 색감을 찾을 수 있어 멈추지 못했다. 그렇게 작년을 서평단에 참여해서 글을 강제로 쓰면서 나름 치열하게 보냈다. 그래도 여전히 글을 쓰는 일이 쉽지 않다. 없다고 생각했고, 있었더라도 사라졌다고 생각했던 내가 책과 글 속에서 천천히 살아난다.

이 책이 집에 도착하자마자 표지를 살펴봤다. 거꾸로 그려진 소나무와 하얀색 배경 아래 여덟 명의 입양인 이야기라는 글을 보고 읽기 망설여졌다. 그들의 아픔들이 내 아픔이 될까 두려운 마음이 생겨서다. 그래서 <나는 거꾸로 된 나무입니다> 책을 정말 아주 조금씩 읽었다. 책을 읽는데 무려 한 달이 걸렸다. 책을 다 읽은 날 새벽 나는 드디어 숱하게 마음에서 외쳐대던 소리를 찾았다.

그동안 썼던 글 중 어떤 글들은 그 글을 쓰는 데만 삼십 년(30)이 걸렸다. 누가 읽어줬으면 해서라기보다 이제는 내 잘못이 아니라고 이야기하고, 남기고 싶었다. 혹자는 과거 이야기를 할 때 너무 담담해 보이는 글 속 화자를 보고 내가 단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제대로 밝혀두건대 나는 단단한 사람이라기보다 인내심이 병적으로 뛰어난 사람이었을 뿐 보통인 보다 감정적으로 아주 여린 사람이다. 그래서 그런 나를 지키기 위해 인내심이라는 방패를 들고 오랫동안 나를 숨겨왔다. 그리고 어떤 글들은 정말 삼십 년이 넘어서야 가슴을 치며 쓴 글도 있다.

세상에서 완전히, 완벽히 보잘것없다고 스스로가 느낀 시점부터 완전히 나는 나를 내려놨다. 그제야 나는 드디어 글을 적을 수 있게 됐고, 그 순간부터 나를 천천히 찾아갔다. 영원히 감춰두고 싶었던 이야기, 감춰야만 나를 지킬 수 있다고 생각했던 이야기들까지 천천히 뱉어냈다. 뱉어낼 수 있었던 건 그 누구도 내 글을 제대로 읽지 않는다는 믿음 <?> 덕분이었다.

글을 쓴 건 말로 뱉어내면서 상대를 괴롭히고 싶지 않았다. 무엇보다 말하고 나면 목이 메고, 가슴이 답답해서 오히려 일주일 동안 앓아누웠기 때문에 글을 쓰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일도 없었다. 때마침 제대로 시작되려던 정신 분석 상담료도 낼 돈이 없었다. 감정 쓰레기통 역할을 해 준 사람이 있었음에도(아주 운이 좋게 이야기를 들어준 언니가 있었다. ) 나는 그녀에게 속 이야기를 하고 나면 너무 몸이 아파서 자고 또 잤고 죄책감까지 느꼈다. 그래서 나는 오랫동안 나를 숨기고 또 숨겼다. 그러다 더 이상 밀려날 곳이 없었을 때가 돼서야 컴퓨터 앞에 앉았다.

책을 읽어가며 태어나서 처음 만난 사람들을 다시 떠올렸다. 내가 잉태됐기 때문에 함께 살기 시작한 아빠와 엄마, 그래서 가족을 영영 잃었던 엄마를 생각했다. 아빠와 엄마의 결혼은 그 누구도 찬성하지 않았기 때문에 엄마는 아빠를 만나면서 소중한 구 가족을 잃었다. 나는 엄마의 가족을 서른다섯이(35) 되어서야 만났다. 이 만남도 동생이 외가 식구들을 찾으면서 아주 잠깐 연결됐었다. 그 긴 기간 동안 외가 식구 누구도 우릴 찾지 않았다. 정말 당연하고, 충분히 이해가 된다. 우리는 스쳐 지나가도 모를 정도로 오랫동안 남처럼 지냈다. 그랬기 때문에 어쩌면 남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사실 친가도 남이라도 해도 무방할 정도니(차라리 남이었다면 더 다행일지도 모를 일이다.) 삼십 년(30) 넘게 만나지 않은 외가 식구들이래야 말할 필요 있겠나.

8명의 해외로 입양된 입양인 이야기를 읽어가며 다행이다 싶은 사례도 있고, 너무 아프고 속상한 사례도 있었다. 해외로 갔기 때문에 인종차별을 당연하게 겪게 되고, 만난 가족들이 좋은 사람들이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그래서 오히려 인생이 망가지고 감정까지 부서진 사례도 있다. 어떤 사례 중에는 정말 좋은 가족을 만나 좋은 교육을 받고, 많은 사랑을 받고 자란 분도 있었다. 정말 행운이라고 할 만큼 희소한 일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가난했기 때문에 너만큼은 잘살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보낸 그들 부모님의 마음이 절절히 느껴졌다. 이야기들을 읽으면서 아버지를 떠올렸다.

나도 어린 시절 보육 시설(고아원)에 있으면서 입양인으로서 살게 될 뻔한 적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불행이라고 해야 할지 나는 나의 입양도 막았을뿐더러 동생 입양까지 막을 정도로 무지막지한 성격을 가진 아이였다. 그 누구도 나의 생떼와 온갖 행동과 소리 지름을 보고 데려갈 사람이 없었다. 물고, 때리고, 소리 지르고, 바닥에서 구르는 등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 아마 나를 보고 나와 동생을 데려가면 인생이 망할 거라고 누구든 생각했을 거다. 그렇게 나와 동생은 무지막지한 내 성격 덕에 지켜지고, 지켜지다 각자의 집으로 배정됐다.

배정됐다고 한 이유는 새엄마가 되신 분이 아버지와 만나면서 네명(4)의 자식을 데려왔고, 그러면서 새엄마가 단 한 명만 키울 수 있다고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와 동생은 그녀의 입김으로 분리되어 자랐다. 내가 자랐던 아버지의 동생 집은 원래 동생이 자랐을 수 있는 곳이었지만 동생이 사람을 너무 피해 다닌다며 나를 강제로 떠맡은 어머니께서 바꿔 달라고 하셨다. 그래서 우리는 여러 번 운명이 바뀌면서 각자의 집에서 자랐다.

해외 입양을 가지 않아 다행이었던 건 타국의 인종차별을 겪지 않았다는 점과 언어로 인한 장벽을 경험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물론 나는 내 감정을 이야기하면 맞았기 때문에 아이러니하게 한국에서 언어장벽을 겪었다. 해외로 입양된 입양인들 이야기들 속에서 그들이 성인이 돼서도 자랄 수 있었던 대한민국이라는 곳의 향수를 갖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리고 뿌리를 갖게 해 준 부모님을 영원히 그리워하면서도 양가감정을 갖게 된다는 것도 알게 됐다.

그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나는 아버지 형제에게 입양되면서 타국살이의 외로움과 대한민국에 대한 향수, 언어장벽을 겪지 않아도 됐다는 사실이 감사했다. 책을 다 읽은 새벽 생각했던 것들이 있다. 동생은 나를 만나면 항상 자신이 엄마가 없다는 이야기를 했다. 나도 엄마가 없는 건 매한가진데 동생은 그래서 당연하게 내가 자신을 챙겨야 한다고 말했고, 엄마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듯했다. 그리고 동생은 내가 그녀를 챙기지 않았을 때 내게 어렵고, 불쾌하고, 아픈 일들을 감당하게 했다. 그 일 중 몇 개는 정말 말도 안 되고, 해서는 안 되는 일도 있었다. 그러나 오히려 그녀는 당당하게 내가 그녀를 챙기지 않아서 그럴 수밖에 없었다고, 그래서 그랬다는 말만 반복적으로 했다.

나는 억울하면서도 동생을 이해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런 일들이 숱하게 반복되자 마음에 앙금이 남았는지 함께 같은 침대 위에서 잠들 때면 꿈속에서도 동생 앞에서 울고, 소리 지르고, 발로 차고 때렸다. 왜 꿈에서 동생을 만나면 때려야만 했는지 그때는 몰랐다.

‘나는 엄마가 없으니까. 언니가 나를 챙겨줘야지.’ 그 말을 들었을 때 예전엔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내가 동생을 챙기지 못해서 미안하고, 속상하고, 안쓰러웠다. 그래서 유난히 동생에게 약했고, 손해를 보더라도 동생을 돌봐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몇 년 전 그 말을 다시 들었을 때 (시험에 실패 후 방구석 폐인이 됐을 때) 나도 모르게 분노의 감정이 일어났다. 나도 저도 엄마가 없긴 매한가진데 왜 동생은 엄마가 없다는 이야기를 굳이 하면서 내게 죄책감을 씌우는 것일까라는 생각이 그제야 든 것이다. 오랫동안 종교 싸움으로 동생과 연락을 끊었다. 그러다 외가 식구들이 나를 만나고 싶다며 연락해 오면서 동생을 다시 만나게 됐고, 동생은 또 그 말을 내게 했다. 그 말을 다시 들은 날 동생에게 너도 해 준 것 없지 않냐. 내가 힘들 때 너도 마찬가지라며 화를 냈다. 그런 나를 보며 동생은 왜 이렇게 예민하게 구냐며 나를 탓했다.

이 책을 읽어가며 나는 동생에게 왜 죄의식을 갖게 됐는지 드디어 알게 됐다. 왜 나는 동생의 일과 말에 유난히 약하지?라는 물음에 대한 해답을 드디어 찾았다. 책을 읽고 나는 동생과 보육 시설에 있으면서 나뿐 아니라, 동생의 입양까지 막았던 기억을 드디어 떠올렸다. 그 기억 속에서 드디어 죄책감과 죄의식의 근원을 찾았다. 동생이 좋은 곳에 입양됐더라면 지금처럼 이상한 <?> 종교에 심취할 일도 없었을 거고(동생은 중학교 2학년 무렵부터 친척에게 작업 돼서 오늘도 그 종교에 속해있고, 같은 종교를 가진 가족 구성원과 결혼까지 했다. ), 좋은 교육을 받고, 좋은 부모님을 만나 좋은 인성을 가지고, 멋진 인생을 살게 됐을 텐데 내가 그 기회를 빼앗았다고 생각했던 거다. 그래서 나는 동생에게 숱하게 당하면서도 내가 나쁘다고, 동생을 사랑하지 못하는 내가 잘못된 거라고 도리어 나를 아프게 했다.

동생은 내가 살인사건 피해자가 됐을 때도 응급실에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피로 젖어 서 있는 나를 보고 내가 이렇게 된 건 자신의 종교에 오지 않아서 이런 일을 당한 거라며 세 번이나 말했다. 그런 동생의 말에도 나는 오히려 동생이 아니라 내가 이런 일을 당해서 다행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정말 지금 생각해도 이해 안 되고, 이해하고 싶지 않은 인물 성격이다. 나는 그날 했던 동생 말들이 나를 걱정해서 그리 말한 거라고 생각하려고 노력했다. 그러다 오늘이 돼서 되짚어보니 그게 아니었다는 걸, 그동안 동생이 나를 어떻게 나를 대했고, 생각해 왔는지 제대로 보게 된다.

이 책을 통해 죄책감과 죄의식의 근원을 찾았고, 그 죄책감의 소지자는 내가 아니라 아버지였다는 걸 깨달았다. 그리고 동생이 입양을 가서 그곳이 좋은 집이었을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었다는 걸 이제야 인정하게 됐다. 그러니 동생에게 환상적인 인생이 주어졌을 거라는 것도 잘못된 판단이다. 그리고 성인이 돼서 지금의 삶들을 선택한 건 오로지 동생이었다. 운이 좋아 좋은 부모님이었을 수도 있지만, 운이 나쁘면 생부처럼 알코올중독에, 폭력적이고, 극단적 나르시시즘을 가진 가족 구성원이 됐을 수도 있다. 다행스럽다고 느끼는 건 오늘의 나도 그렇지만 동생도 아버지에 대한 환상이 없다는 점이다. 나는 오랫동안 동생에게 느낀 죄책감만큼 아버지가 겪었던 어린 시절과 인생에 대한 책임감을 느꼈기 때문에 아버지에게 효를 다하려고 최선을 다했다.

받지 못해서 주지 못하는 거라고 내가 많은 사랑을 줘야 한다고 생각했고, 나는 가슴이 찢어지는 말을 들어도 그에게 사랑의 말을 하고, 그가 원하는 것들을 들어주기 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결국 내면의 에너지가 완전히 바닥났을 때 나는 완전히 망가졌다. 그제야 아버지와 동생, 나를 키워줘서 고마워해야 한다는 친가 식구들에 대해 객관적으로 볼 수 있었다. 드디어 남들이 보는 시각으로 그들을 바라보기 시작한 것이다.

오랫동안 꿈속에 갇혀있는 것처럼 살았다. 내가 바라보고 있는 세상이 진짜 세상이라고 생각하며 남을 위해 살았다. 왜 내가 그래야만 행복을 느끼고 살아있다고 느끼는지 알지 못하면서 멈추지 못하는 기차처럼 잘못된 목적지를 향해 달리고 또 달렸다. 그리고 오늘 완전히 모든 것이 멈춰진 오늘들을 살아간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 이제야 숨이 쉬어지고, 살아있음을 느낀다. 그리고 이제는 타인의 삶과 감정을 온전히 타인이 책임질 수 있도록 내버려 둘 수 있게 됐다. 누군가를 책임져야만 살 수 있었던 삶에서 이제는 나를 온전히 책임지면서 살려고 노력한다. 그런 오늘들을 살아가며 만난 <나는 거꾸로 된 나무입니다> 책은 내게 죄책감의 늪에서 나올 수 있도록 밧줄을 던져줬다. 이 글을 쓰기까지 참 오래 걸렸다. 이 생각만 정리하는데 2주가 걸린 것 같은데. 지금도 계속 정리 중이다. 가볍게 살자라고 매일 마음먹어도 정신과잉인인 나는 매일 혼자만 있어도 감당할 것들이 많다. 그래서 내 걸음에 맞춰 천천히 삶을 음미하며 걷는다.

이제는 그 누구도 필요하지 않다. 이제는 나에게 내가 정말 필요하고, 중요하다. 그러니 천천히 내가 나를 아끼는 것만큼 아껴주고 사랑해갈 사람들을 삶에 들여가련다. 앞으로는 모든 선택에서 총체적으로 건강하길 기도하며 글을 마무리한다. 앞으로 나는 나와 정말 잘 살아가기로 했다. 그런 오늘에 만난 <나는 거꾸로 된 나무입니다> 책은 내게 많은 생각과 깨달음을 줬다.

“당신들의 삶과 감정은 이제 당신들이 제대로 책임지고 살아가 주세요. 각자의 삶과 감정을 책임질 힘과 능력이 내게도 당신들에게도 충분히 있으니 까요.”


책을 보내주신 이시헌 작가님 고맙게 생각해요. 이번에 두 번째 책 내신 것 축하드립니다.

#나는거꾸로된나무입니다
#배진시
#책과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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