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모두와 잘 지내지 맙시다 - '셀프헬프 유튜버' 오마르의 아주 다양한 문제들
오마르 지음 / 팩토리나인 / 2019년 9월
평점 :
품절
셀프헬프 유튜버인 오마르가 쓴 '모두와 잘 지내지 맙시다'라는 신간은 아마 올해 내가 읽은 책 중에 가장 가벼운 마음으로 읽은 책이 아닌가 싶다. 저자는 이 책에서 인간관계의 처세술에 관해 본인이 겪은 경험담 위주로 현란하게 썰을 풀어낸다. 대부분의 썰은 객관적인 자료에 기반했다기보다는 '오마르 피셜'에 기반하고 있다.
이 책은 전체 3장으로 되어 있는데, 제1장은 '나를 불편하게 하는 속 편한 사람들', 제2장은 '연애도 체력이 필요해', 제3장은 '안 만만해지기 연습'이라는 소제목이 달려있다. 내가 오마르의 유튜브를 보지는 않았는데, 아마 이 책에 실린 글들은 그가 유튜브에서 이미 시청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은 영상을 기반으로 쓰인 것이 아닌가 싶다.
나는 책 제목이 '모두와 잘 지내지 맙시다'인지라 저자가 인간관계에 대해서 어떻게 이야기하는지 내심 궁금했다. '모두와 잘 지내지 맙시다'는 제3장 '안 만만해지기 연습'에 들어있는 한 꼭지의 소제목이다. 여기에서 오마르는 자신이 만난 친구 이야기를 꺼내며 모두와 잘 지내기 위해 자신을 잃어버리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 말한다.
"절대 모두와 잘 지내지 말았으면. 그건 사실 그렇게 할거냐 말거냐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애당초 불가능한 일이니까. 뭔 짓을 해도 안 된다. 아무리 올바른 행동을 해도 나를 싫어하는 사람은 반드시 있다. 보편성을 들며 모두가 좋아하는 인간상이 있을 거라고 믿는 것은 환상이다." (234쪽)
생각해보면 복음서의 예수도 특별히 잘못한 것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 당시 대제사장과 서기관에게 미움을 받아 십자가에 못박혔다. 그는 사회적 약자를 돌보고 가까이한다는 이유로 사회의 기득권자들에게 혐오를 받았다. 복음서에서 예수는 그들의 미움과 혐오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되 그들이 원하는 대로 일일이 맞춰주지 않았다 그냥 예수는 자신만의 갈 길을 걸어갔다.
내가 옳은 길을 걸어가도 나를 싫어하는 사람이 있고, 내가 잘못된 길을 걸어가도 나를 싫어하는 사람이 있다. 애당초 모든 사람이 어머니처럼 나를 무조건적으로 사랑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아니 어머니도 나를 무조건적으로 사랑하는 것은 아닐 수 있다.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아야 하고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을 수 있다는 자기 확신이 강한 사람일수록 그의 삶은 피폐할 가능성이 높다.
오마르의 '모두와 잘 지내지 맙시다'는 다른 사람은 배려하지 말고 언제나 내 맘대로 살아가라고 권하는 책은 아니다. 단지 오마르는 '나다움'을 잃어가면서 소모적으로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고 살지는 말라고 권한다. 다른 사람이 나의 길을 대신 걸어갈 수 없고, 내가 다른 사람의 길을 걸어갈 필요도 없다. 각자 자신의 길을 올곧게 걸어가다 보면 그 길의 끝에서 누군가를 만나고 싶지 않아도 만나게 되고, 누군가와 헤어지고 싶지 않아도 헤어지게 되는 순간이 있다. 이 책을 읽으며 지금 나는 어떤 인간관계를 맺으며 살아가고 있는지, 나의 선택과 결정은 나로부터 시작된 건지 아니면 남으로부터 시작된 거지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