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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절함이 우리의 기도입니다 - 아픈 삶을 기도로 살아낸 우리들의 이야기
이대건 지음 / FIKA(피카) / 2019년 8월
평점 :
절판
지하철 4호선 혜화역 3번 출구로 쭉 나와서 올라가면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서울대학교 연건캠퍼스를 만날 수 있다. 서울대학교 연건캠퍼스에는 서울대학교병원을 중심으로 서울대 의대와 간호대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 서울대학교 병원에는 네 개의 종교시설이 운영되고 있다. 개신교인을 위한 서울대학교병원교회, 천주교인을 위한 가톨릭 원목실, 불교인을 위한 운영하는 법당, 이슬람교인을 위한 무슬림 기도실이 모두 병원에 있는 종교시설이다. 그중에서 서울대학교병원교회는 어린이병원 옆에 독자적인 건물을 두고 오전 5시부터 오후 8시까지 환자들을 위해 교회를 개방하고 있다. 서울대학교병원교회의 담임목사로는 2003년부터 이대건 목사가 시무하고 있고, 이 목사는 2019년에 서울대학교병원 기독교원목실 40주년을 맞아 ‘간절함이 우리의 기도입니다’라는 책을 출간했다. 이 책에 실린 글은 저자가 그동안 ‘건강과 생명’ 에 기고한 글이라고 한다.
예전에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실습을 했던 한 지인의 말에 의하면 서울대학교병원은 전국각지에서 생명이 위태로운 환자들이 몰려들기 때문에 1년 365일 내내 바쁘게 돌아간다고 말했다. 삶과 죽음이 교차하고 희망과 절망이 엇갈리는 병원이라는 공간은 환자 뿐 아니라 환자의 가족과 의사와 간호사를 포함한 병원직원 모두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공간이다. 그렇기에 병원에서 살아가는 그들 모두에게는 마음의 안식과 영혼의 위로가 필요하다. 서울대학교병원교회는 지난 40년 동안 병원 내에서 마음의 안식과 영혼의 위로가 필요한 모든 이에게 하나님의 한없는 사랑을 전해준 은혜의 통로였다. 굳이 신앙심이 깊지 않더라도 자신의 사랑하는 이가 병원에 입원하게 되면 그 누구라도 교회에 찾아가 기도하고 싶은 게 인간의 본성이라 할 수 있다.
‘간절함이 우리의 기도입니다’는 처음부터 저자가 한 권의 책으로 계획해서 쓴 책이 아니기 때문에 책의 내용이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지는 못하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서 독자가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유익은 우리의 인생에서 신앙의 본질이 무엇인지 다시 깨닫는데 있다. 병원이라는 영적 광야에서 사람은 헛되고 헛된 것들을 회개하고 신앙의 본질에 집중하게 된다. 회개의 과정을 거치며 기도자는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게 된다. 하나님이 생명의 주인이자 만물의 통치자임을 인정하면서 말이다.
“이곳은 간절함으로 기도하는 곳입니다. 들이쉬고 내쉬는 숨, 심장의 박동, 장기들의 움직임, 이 모든 것들이 생명을 이루는데 필요한 것들입니다. 그 생명을 지키기 위하여 얼마나 많은 튜브들이 달려있는지, 함께 격려하는 힘이 우리들의 기도가 됩니다. 간절함이 우리들의 기도가 됩니다. 부르짖음이 우리들의 기도가 됩니다.” (15쪽)
책을 다 읽고 나서 한때 병원에 입원했지만 지금은 건강하게 하루하루 살아가는 나의 지극히 평범한 일상에 감사하게 되었다. 그리고 몸과 마음이 연약하여 믿음이 흔들리는 이들을 위해 더욱더 기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병원의 원목은 주로 어떤 일을 하고,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병원에서 하나님이 어떤 일을 하시는지 알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의 일독을 사랑의 마음을 담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