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미건조한 중반부를 참아내기만 하면 제목에서 오는 기대감을 충족할 수 있을 것.부모 자식 간에 있어서 동등한 인간으로 서로를 대하는 문제는 부모 쪽이 훨씬 힘든 일이라는 설명이 인상 깊었다.그것은 어느 정도 부모가 변하는 데에 일종의 한계가 있음을 인정하고, 그것을 어느 정도 포기하는 태도를 요구한다. 그 절망적인 결론이 오히려 진솔하게 다가왔다.
하나의 개념으로 모든 걸 설명하려다보니 어떤 때는 날카롭다가도 두루뭉실하게 모호해지는 지점이 많다. 덕분에 집중해서 읽기가 쉽지 않다.그런 점을 의식했는지 매 구절을 선언문처럼 단호하게 정의내리고 있는데, 지나치게 남발되는 바람에 더 산만해졌다.책 자체가 ‘과잉’이긴 하지만 과잉이지 않기 위해 읽어볼만한 책.
유쾌하게 볼 수 있는 내용은 아니다. 갑갑한 콜센터의 내부 사정을 보고 있으면 몰랐을 때보다 더 갑갑해진다. 저자 스스로 그런 시스템을 바꾸지 못하고 일조했다고 자주 자책하는데, 이 책으로 내부 사정을 알렸다는 것만으로 변화에 일조한 거라고 말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