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에 상응하는 파격적이고 진보적인 이야기는 후반부에 가서야 나온다. 중반부까지는 별로 흥미가 일지 않는 작가의 개인사와 격세지감, 세대차이에 대한 넋두리 일색이다. 현재 일본의 변화상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는 의의가 있겠지만 구세대의 ‘나 때는’을 읽어주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다.
전과자에 대한 편견과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편견이 충돌한다. 각자의 사정이 있다는 이해 끝에 가장 편견없이 생각한 자가 실체를 드러낸다. 이 엔딩이 또다른 혐오와 편견을 조장하지 않을지 슬쩍 걱정이 됐다. 문장이나 대사가 엉성한 듯 하지만 주제의식과 캐릭터를 잘 엮어낸 미스터리. (오탈자가 너무 많다)
기자 출신 작가답게 해당 직업군의 디테일을 잘 살렸다. 간결하고 담백한 문장도 돋보인다. (유머를 구사할 때는 이 문장들이 오히려 독이 된 듯. 제대로 알아채지 못했다) 현장감이 생생해 이야기를 물 흐르듯이 끌어간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롤러코스터 같은 드라마틱한 맛은 떨어진다. 신뢰감이 가는 탄탄한 한국 미스터리 소설.
형에게 맞아본 경험이 있는 동생들의 트라우마를 건드린다. 문장이나 대사가 어색할 때가 많았지만 속도감 있게 술술 읽힌다. 남자 캐릭터들이 일관되게 여자의 보조 없이는 제대로 행동하지 못하는데, 남자에게 결점을 주는 동시에 여자에게 보조적 위치를 부여하는 꼴이었다. 작가가 생각하는 남녀관계가 그런 것이 아닐까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