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를 위하여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51
이문열 지음 / 민음사 / 2001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한국판 돈키호테. 기사문학에 빠져 현실감각을 잃었던 돈키호테는 한반도로 건너와 삼국지와 정감록 등에 빠져 시대착오적인 행동을 일삼는다.
거기서 격변에 적응하려 노력했던 한국인의 초상이 보인다. 한국인은 여태까지 시대착오에 빠져 살아오기도 했고, 그 근현대사 자체가 시대착오에서 벗어나기 위한 지난한 과정이기도 했다. 단번에 쏟아져 들어온 근대화 물결에 누군들 시대착오적이지 않을 수 있었을까.

이야기는 더 나아가 시대착오가 어떠하단 말이냐고 되묻는다. 원래 권위란 것은 상상과 믿음으로 성립된다. 공화제이든 군주제든, 제국주의나 사회주의든 마찬가지.
스스로를 황제라 칭하는 사람을 정신병자로 본다면 이 시대의 어떤 정치제 지지자도 온전한 정신일 수 없다.

뒤틀리고 뒤집힌 이야기는 그렇게 모두를 비웃는다.

동양 고전 오타쿠로서의 작가의 능력이 마음껏 빛을 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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