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브 뉴 휴먼 은행나무 시리즈 N°(노벨라) 17
정지돈 지음 / 은행나무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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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부장제 가족제도와 이성애 섹스로부터 자유로워지자고 목청 높이는 이 소설은, 어떤 소설보다 아버지에 집착하고, 자궁과 정자에 집착하고, 생물학적 부모와 섹스에 집착한다.
이전 체제에서 벗어나는 데에 몰입하느라 자신이 얼마나 이전 체제에 물들어 있는지 간과하고 있는 건 아닐까.

‘정상 가족 수호’와 ‘모든 형태의 가족 거부‘라는 대립은 지나치게 단순하다. 현실은 그것보다 훨씬 복잡하다. 사회는 이미 여러가지 대안 가족 형태를 고민하고 여러 실험을 진행 중이다. 당연히 SF 장르는 훨씬 진보적이고 앞선 문제를 진행시키고 있다.

그에 비하면 이 작품은 상당히 낡고 지루한 질문들로 이뤄져 있다. 작가의 현실은 아직 ‘전통 가족 해체‘ 단계를 못 벗어난 것 같다. 현실반영으로 봐도 너무 늦고 SF로 보면 더 늦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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