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자키 하야오 출발점 1979∼1996 미야자키 하야오
미야자키 하야오 지음, 황의웅 옮김, 박인하 감수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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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을 일으킨 조국에 대한 부정. 그것은 군수공장을 운영했던 아버지에 대한 부정이기도 했다.

그 때문에 그의 젊은 시절은 텅 비어있었고, 그 자리에 유럽과 판타지의 세계가 들어온다(그리고 순수한 어린이의 세계도). 일본인의 겉모습과 유럽의 판타지에서 오는 괴리는 그에게 해결해야 할 숙제가 된다. 그 과정이 그의 작품 세계 속에 고스란히 남아있다.

그는 자신이 살고 있는 동시대를 넘어서, 거시적 역사 관점에서 일본인을 바라보며 조국에 대한 혐오에서 겨우 벗어난다. 그리고 인류의 역사를 아득히 넘어선 자연에 천착하며 인간 사회의 모든 희노애락을 관조할 수 있었다.

〈모노노케 히메〉는 그런 내면 세계의 봉합과도 같은 작품이었고 이후에 그는 〈바람이 분다〉 등의 제국주의 시대물도 내놓을 수 있었다. 작가 자신에게는 다행스런 일이지만, 한국 관객에게는 그리 유쾌한 일만은 아니다.

그런 작가의 입체적인 모습을 그릴 수 있었던, 미야자키 하야오의 두툼한 초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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