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SF #2
정세랑 외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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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미스터리》를 읽다 보니, 최근에 읽었던 오늘의 SF가 떠올랐다. 미스터리와 SF 장르의 대표 잡지답게 자연스럽게 둘을 비교하게 되는 것 같다.


(...)


두 잡지의 공통점이라면 각 장르의 매력을 독자들에게 설득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겠다. SF가 아무리 붐이라고 해도, 아직까지 자발적인 독자층이 그렇게 두텁지는 않아 보인다. 오늘의 SF 서평을 검색해 보면 대부분이 무료로 책을 제공받은 서평단들임을 알 수 있다. (때문에 피상적인 수준의 서평들이 많다. 거의 보도자료에 가깝다) 어느 정도 팬덤에 근거해 만들어진 잡지임은 틀림없지만, 아직도 장르에 대한 설득이 필요한 것이다.


이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던 정세랑 작가는 오늘의 SF 2호에서 이렇게 말한다.



∥SF 작가들은 반 이상의 리뷰가 “SF는 싫어하지만…”으로 시작되는 것에 유감을 가지지 않도록 스스로를 단단히 다져야 한다. 그 과정을 조금이나마 축약하기 위해 이 잡지가 만들어졌다. ∥ p. 5, 오늘의 SF #2》 인트로


이 글의 제목은 ‘당신은 사실 SF를 싫어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이다. 이 글을 시작하는 위의 문장이 독자가 아니라 작가들을 향하고 있는 것을 보면, 오늘의 SF의 사정도 실은 《계간 미스터리》와 크게 다르지 않음을 반증하는지도 모른다. 두 잡지는 쉴 새 없이 장르 자체를 홍보하기에 바쁘다. ‘이 장르, 정말 매력적입니다. 한 번 써보시죠. 혹은, 한 번 읽어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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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위의 두 가지 공통점을 보며 이 잡지들이 일종의 동인지 같은 성격을 지니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작가들이 스스로 너무 좋아서 만든, 혹은 해당 장르를 알리려는 목적으로 만든 느낌. 물론 출판사의 입장은 그 이상일 것이다. 이 잡지를 통해 SF의, 혹은 추리/미스터리의 붐이 일어나기를 꾀할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현실은 그 정도의 수준과는 한참 거리가 멀어 보인다. 주류에 편입하려 애쓰는 마음이 느껴져 짠해지면서도 그것을 위태롭게 바라볼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장르문학 잡지들은 팬덤을 기반으로 자연스럽게 등장한 것이라기보다는, 없는 팬덤을 만들어 보려고 펴낸 것이기 때문이다. 장르 잡지는 언제쯤 동인지 수준에서 벗어날 수 있는 팬덤을 얻을 수 있을까. 언제까지 이 장르가 정말 재밌다는, 한번 읽어보라는 수준의 설득을 해야 하는 걸까. 알 수 없는 일이다. (...)



서평 전문은 블로그에 (https://blog.naver.com/bouvard/2221988936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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