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밍웨이 - 20세기 최초의 코즈모폴리턴 작가 클래식 클라우드 6
백민석 지음 / arte(아르테) / 2018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본 서평은 클래식 클라우드 페이스북 페이지에 소개되었습니다.

https://www.facebook.com/1199451826840391/posts/1849327921852775/)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 처음 읽어봤는데 정말 재밌게 읽었다.

     

처음 봤을 때부터 느낀 거지만 기획이 참 좋다.

해당 예술가의 팬이라면 누구나 환호하면서 볼 책이다.

팬들을 대신해 작가가 다녀온 여행기 같은 느낌인데, 이게 대단한 호사다.

마치 병실에 누워 있는 대부호가 개인 작가를 고용해서 여행을 시킨 것 같다.

같이 작품도 읽어주고, 예술가의 공간도 방문해주고(사진도 찍어다 준다), 인물에 대한 비하인드스토리(라 쓰고 뒷담화라 읽는다)도 들을 수 있다.

포만감이 대단하다.

     

아마도 현실이란 족쇄에 발목 잡힌 독자들을 위한 것이리라.

그렇게 생각하면 조금은 서글퍼진다.

그만큼 현실도피적인 느낌도 강하다. 푹 젖어서 봤다.

이미 나온 시리즈도 모두 욕심나고, 다음에 어떤 예술가의 책이 나올지 너무 기대된다.

     

하지만 장점이 단점이 될 수도 있겠다.

과도하게 친절한 코스요리는 독자를 즐겁게 하는 동시에 게으르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 예술가의 작품을 접하지 않고도 마치 작품을 아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예술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다 안다는 착각에 빠질 위험이 크다.

이 책이 주는 포만감 때문에 이 책만으로 만족한다면 누군가가 대신 바라봐 준 시각에서 머무르고 말 것이다. 병실에 누워 누군가 떠먹여 주는 것만 받아먹는 꼴이 된다.

그래서 호사는 호사이되 굴욕적인 호사다. 가장 좋은 건 직접 작품을 접하고 스스로 생각을 모으는 일일 것이다.

     

그런 우려가 들 정도로 책이 꼼꼼하게 잘 만들어진 느낌이다.

백민석 작가는 정말 맛있게 떠먹여 준다. 

나만 해도 헤밍웨이 작품은 『노인과 바다』 밖에 안 읽어 봤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헤밍웨이를 잘 아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

생각해 보면 정말 재밌는 전기(傳記)는 사전 지식이 없어도 재밌었던 것 같다.

애플 제품을 한 번도 써보지 않았을 때도 『스티브 잡스』는 재밌었다.

너바나 노래라고는 제일 유명한 ‘그 곡’ 밖에 모르면서도 『평전 커트 코베인』은 감동적이었다.

     

그만큼 작가 선정이 가장 중요한 부분 같다.

내가 읽은 <헤밍웨이> 편의 백민석 작가님은 정말 훌륭한 길잡이였던 것 같다.

하지만 작가의 개인적인 시각이 워낙에 절대적인 시리즈다 보니

지나치게 편협하거나 함량 미달인 작가가 맡게 된다면 끔찍한 책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작가와 장소, 작품에 대한 이야기가 어우러지는 구성인데,

때로는 겉돌기도 하는 것 같다. 확실히 쉬운 작업은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역시 ‘파리’ 부분은 이상적이었다.

     

나쁘게 말하면 모든 걸 떠먹여 주는, 게으른 독자를 위한 책이다.

좋게 말하면 전문가가 총집결한 헤밍웨이의 정수를 맛보는 좋은 책이다.

무엇보다도 이 책에서 시작해 자연스레 예술가와 작품에 접근할 수 있다는 면에서 훌륭한 입문서임에 분명하다.


(http://blog.naver.com/bouvard)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