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메이징 인포메이션 - 만화로 배우는 정보와 검색의 모든 것 어메이징 코믹스
맷 업슨 외 지음, 케빈 캐넌 그림, 노승영 옮김 / 궁리 / 2017년 6월
평점 :
절판



 과제를 하는 학생들(특히 대학생들)이나 초보 연구자들이 보고서를 쓸 때 활용할 수 있는 A to Z를 담아낸 책이다. ‘연구주제 정하기’부터 ‘출처 표시하기’까지 전 과정을 다루고 있는데, 상당히 솜씨 있게 담아냈다. 광범위한 범위를 압축, 정리해내는 솜씨가 특히 대단하다. 

 

솔직히 말하자면 우리가 다룬 주제 중에서 아무거나 하나만 골라도 책 한 권을 써야 해요. 정보 문해력은 기술이지만, 정보에 대해 생각하고 이해하는 방법이기도 해요. 생각해보면 과학이자 예술이기도 하죠. p. 116

 

 각 단계와 주제마다 연습문제까지 붙어 있는 것을 봐도 알 수 있지만, 책 자체가 아주 친절하다. 최대한 알기 쉽게 풀어쓰고 있고, 중학생 정도부터는 문제없이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물론 아무리 만화로 다룬다고 해도 재밌는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꼭 필요한 이야기를 이렇게 친절하게 전달해주는 책이 있다는 것은 기쁜 일이다.  

 

 사실 도서관의 분류법 같은 것은 전산화되기 전부터 존재했으니까 아주 오랫동안 존재해 왔다. 하지만 그것을 제대로 활용해본 사람은 정말 극소수가 아닐까 싶다. 아무리 대학생이라고 해도 보고서 한 번 쓰려면 허둥대는 사람들이 많다. 그나마 효율적으로 정보를 찾아내 사용했다고 장담할 수 있는 사람은 더 적을 것이다.  

 

 정보를 다루는 방법에 대해 제대로 배워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때까지는 그저 주입식 교육에 익숙해져 있고, 그 상태로 대학교에 들어가서 갑자기 자기 주도적인 논문과 보고서를 쓰려고 하면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다. 중고등학생들이 대학생이 되기 전에 좋은 훈련을 하기에 최적화된 책이다. 

 

 어렸을 적에 책을 읽으며 느낀 점 중 하나는, 책이라는 것의 우주가 너무 크다는 점이었다. 최근의 전자화된 문서들까지 생각해보면 정보는 실감이 안 날 정도로 큰 우주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실제 우주처럼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정보의 분류법을 보다 보면 카오스에 가까울 정도로 범람하는 정보 속에서 질서를 부여하고 있다는 기분이 든다. 정보의 우주 속에서 길을 잃지 않고 정확한 지점을 찾아가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것이 분류법이다. 이것을 익히지 못하면 언제까지나 길을 잃고 헤매야 한다. 

 

온 우주가 펼쳐져 있지만 모든 별을 볼 수는 없어요. 너무 많고 너무 멀어서 수많은 별은 어렴풋한 빛조차 볼 수 없죠. 깊은 우주에는 무한한 양의 물질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보는 것만으로는 결코 알 수 없어요. 맨눈으로는 못 보는 게 대부분이니까요. p. 81

 

 때문에 도서관 분류에 대한 교육은 도서관을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꼭 필요한 부분이었다. 부록으로 ‘한국십진분류법’이 실려 있는 것도 상당히 유용해 보였다. 세계적으로 그 분류법이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상당히 유사하다는 점도 재미있었다. 

 

 정보를 찾는 일은 일종의 가능성과 확률의 문제다. ‘어떻게 하면 그 확률을 비약적으로 올릴 것인가’에 대한 최적의 방법을 알려주는데, 생각해 보면 검색은 우리 생활의 일부가 된 지 오래다. 그래서 책이 안내하는 방법들은 실생활의 검색에도 적용할 수 있는 개념들이 많았다.  

 

 검색어를 더 정확하게 입력하는 법(p. 49)은 말할 것도 없고, 주제 검색(p. 51) 같은 경우는 헤시 태그 검색을 떠올리기도 했다. 절단 검색이나 와일드카드(p. 57)같은 경우는 데이터베이스 검색이라 그렇다 치더라도, 웹 검색 챕터(5장)에 이르러서는 일반 웹 검색의 원리나 웹 검색에서의 고급 검색 방법 같은 유용한 정보들도 소개된다. 

 

 압축된 내용이라고 해서 대략적이기만 할 거라고 생각해선 안 된다. 업계 간행물 중 대중지와 전문지를 구분하는 팁을 보자. 

 

“간행물의 제목과 기사가 대상 독자나 직업군을 강조하는가? 공통주제가 있는가? 광고가 기사 내용과 관계가 있는가?” p. 65

 

 학술지를 구분하는 법도 있다. 

 

학술지 제목은 대개 주제 분야를 나타내며, 학술지라는 것을 알 수 있도록 ‘저널’이라는 단어가 들어가요. 논문 제목은 아주아주 구체적이고 전문적이며 길어요. 논문 자체도 분량이 많으며, 논문을 뒷받침하는 차트, 그래프, 표, 그림이 실리기도 해요. 군더더기나 무의미한 이미지는 하나도 없어요. p. 66

 

 이런 식으로 깨알 같은 팁으로 가득 차 있다.  

 

 더불어 이 책의 훌륭한 점은 검색과 연구 조사에 대한 깊이 있는 태도를 보인다는 점이다. 이런 점은 책에 대한 신뢰도를 높여주고, 저자들의 소재에 대한 애정을 느끼게 한다. 

 

미덥고 꾸준한, 친숙한 별자리를 볼 수는 있지만, 거기에 만족할 수는 없어요. 그 너머를 바라보고 새로운 것을 발견해야 해요. 하지만 이 모든 쓰레기가 시야를 가리고 주의를 혼란시키기에, 안 보이는 게 많다는 사실을 망각하거나 심지어 깨닫지 못하기 십상이죠. 더 멀리 더 깊이 볼 수 있는 도구가 있어야 해요. p. 81

 

(정보나 전문가의) 권위는 만들어진 개념이며 상황에 따라 달라져요. 즉 우리는 누구와 무엇을 믿어야 할지 이해하는 나름의 체계를 만들지만, 이 체계의 토대는 우리 자신의 경험, 편견, 기존 체계와의 상호작용이에요. p. 92

 

명심하세요. 연구는 모든 연구자들이 공유하고 기여하는 집단적 과정이에요. 여러분 또한 연구자로서 남의 연구를 바탕으로 연구 과정에 기여하는 셈이에요. 남이 해놓은 연구를 이용하는 것은 전혀 잘못이 아니에요. 괜찮아요. 이게 핵심이에요! 연구가 해마다 확장되는 것은 사람들이 과거의 결론을 바탕으로 새로운 결론에 이르고 과거의 발견을 바탕으로 새로운 발견을 하기 때문이에요. p. 99

 

 만화는 작화도 안정적이고 그림체가 귀엽고 예뻐서 친근한 느낌이 든다. 확실히 내용 이해에 도움을 주는 면도 있지만 매 컷마다 쏟아져 나오는 유머는 부담이 되기도 한다. 아마도 내용의 밀도가 있는데 거기에 다시 만화의 유머도 밀도가 있기 때문인 것 같다. 미국식 유머이기 때문에 완전히 이해하지 못할 때도 많다.  

 

 책을 읽고 나면 뭔가 자신감이 샘솟는다. 뭐라도 조사 보고서를 써볼 수도 있을 것 같은 마음이 든다. 아직 한 번만 읽어봤기 때문에 확실히 마스터했다고 볼 수는 없지만, 이 책을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 자신감이 생긴다. 역시나 이런 책은 계속 옆에 두고 백과사전처럼 이용하기 좋은 것 같다. 책의 맺음말에도 그런 성격이 드러난다. 

 

모두에게 행운을 빌어요. 열심히 공부하고, 바르게 인용하고, 그리고 명심하세요. 이 책을 가지고 계신 한… 저희가 도와드릴게요. p. 116-117


(http://blog.naver.com/bouv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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