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어디 가?
장 루이 푸르니에 지음, 강미란 옮김 / 열림원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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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가 있는 아들 2명의 아버지의 이야기이다.
그의 다른 작품들처럼 에피소드 형식으로 간결한 문체로 유머러스하게 적혀있다. 있었던 일들, 이런저런 생각과 상상 등이 짤막하게 표현된다.

첫째 아들 마튜와 2살 터울 동생인 토마와 함께 지내는 아버지의 모습은 고달프고 아프다. 하지만 그럼에도 굴하지 않고 잔잔하게 자조적인 농담을 하는 아버지의 글은 절묘하다.
그 누구도 건드리기 쉽지 않은 줄(장애아의 부모의 삶)을 아슬아슬하게, 하지만 적재적소에 적당히 표현하는 글이 정말 절묘하다.
슬픈데 마냥 슬프지만은 않은 이 감정을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제목이기도 한, 둘째 아들 토마가 매번 아빠에게 ˝아빠 어디 가?˝라고 이야기하는 부분을 읽을 때면, 매번 가슴이 시큰하다.

상황을 견디다 못해 떠나버린 아내.
일찍 세상을 떠난 부릉부릉 소리를 내는 첫째 아들 마튜.
TV에 나온 아빠를 알아보고 연신 아빠를 외치는 둘째 아들 토마.
그리고 아들에게 어떤 선물이라도 받을 수 있다면 무엇이든 하겠다고 하는 아버지.

입대하기 전에 장애 아동 관련 봉사를 했던 기억이 문득 떠오른다.
장애아를 낳은 부모는 어떤 마음일까.

괜스레 겸손해지고 감사한 마음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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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원래 더 귀여웠다 - 새콤달콤 레트로 탐구 생활
자토 지음 / 창비교육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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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대한 광고를 보고 바로 캡쳐하여 보관하고 있다가 최근에 구매했다.

나보다는 조금 더 빨리, 약 7~8년 정도 더 빨리 태어난 작가의 어린 시절(초딩 시절)을 배경으로 한 에세이이다.
간단한 만화와 짧은 글로 이루어져 있어서 편하고 쉽게 읽을 수 있었다.
80~90년 대생에게 어린 시절의 추억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그 이전의 세대, 좀 더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80~90년대 생의 부모가 되는 세대에게도 나름의 향수를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 같다.

90년대 후반에 초등학생이었던 작가의 이야기이지만, 나도 작가의 이야기에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다.
(가수 이정현, H.O.T., 불소 소독, 소독차 따라다니기 등은 나랑 세대가 겹치지 않았음.)
초등학교 우유 배급, 그 시절 장난감과 불량식품 등 초등학교생활의 상당 부분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여 공감하며 읽을 수 있었지만, 그보다는 나의 개인적인 삶의 부분들이 강하게 떠올랐다.
외할머니가 돌아가신 이후로는 발길을 끊었던 외할아버지 댁에 대한 생각을 중심으로 과거에 대한 이런저런 생각이 떠올랐다. 심지어 요즘 불과 몇 개월 전 내 삶의 배경이었던 군대 생각도 많이 하던 참이어서, 날을 잡아서 내 옛날 일기장을 쭉 읽어볼까 싶다.

작가와의 7~8년간의 시간 차이에도 불구하고 작가와 나의 어린 시절에 대한 경험이 비슷하다.
하지만 과연 나보다 7~8살 어린 친구들과는 초등학생 시절에 대한 경험과 나의 추억에 겹치는 부분은 적을 것 같다. 세상이 점점 더 빠르게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초등학생 시절을 많이 다르게 보내지 않았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본다.

이 책 자체로는 크게 특별하다고 할 건 없지만, 어린 시절에 대한 기억을 불러일으켜주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느낀다. 나는 그 자체만으로 만족스럽다.

책을 읽으면서 옛날 생각이 나 괜히 아련해지고 그리워지지만, 그럴수록 현재에 더 집중해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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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신과 머저리 (반양장) 문학과지성사 이청준 전집 1
이청준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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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다 읽었다.
여름방학이 시작될 때 읽을 계획이었던 책을 이제야 다 읽었다. 완독하는 데 두 달은 걸린 듯하다.
막상 읽으면 술술 잘 읽히는데, 왜 그렇게 손에 쥐고 읽기 시작하는 것 자체가 힘들었을까.. ㅠㅠ

이청준 작가의 초기 단편 12편이 수록되어 있다.
대부분 조금 가라앉은, 밝지 않은 분위기의 이야기이다.

이야기 속 의미를 찾는 것은 역시나 어려웠다.
그나마도 인터넷에 검색을 하면서 아~ 이렇게 볼 수도 있구나 하면서 이해했다.
그 의미를 되짚어보면, <병신과 머저리>, <전근 발령>, <별을 보여드립니다> 등의 이야기의 말미에서 완고한 뜻이나 작은 희망을 가지고 현실을 살아가려고 함이 마음에 든다.

<굴레>의 면접과 <전근 발령>의 초등학교라는 소재는 친숙해서 더 쉽게 읽을 수 있었다.
<굴레>의 사람들의 위선, <전근 발령>의 교장의 학교에 대한 애착과 노화에 맞서 현역 의지를 이어가려는 모습, <등산기>의 노쇠했지만 굴복하지 않으려고 하는 아버지를 바라보는 딸의 서글픈 마음, <별을 보여드립니다>의 별을 보는 망원경을 강 한가운데에서 가라앉히는 모습, <행복원의 예수>의 기독교적 용서를 통한 죄책감 없는 삶을 그만두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굳이 이야기 속에 숨겨진 뜻을 찾으려고 하기보다 이야기의 분위기를 느끼면서 읽었으면 더 좋은 독서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개인적인 독서법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다. 특히 단편 작품에 대해서는 더..

한국 현대문학에서 매우 큰 존재인 이청준 작가의 초기 작품들을 읽었음에 의의를 가지며 이번 독서를 끝마치겠다.

음. 이번 독서 리뷰도 아쉽다. 부족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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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쉬운 세계사
천레이 지음, 김정자 옮김 / 정민미디어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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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값 하는 책.
엄청 쉽고 빠르게 읽었다.

유럽의 역사를 빠르게 훑고 나서, 페르시아 전쟁, 십자군, 캐리비안의 해적을 이야기한 후에, 미국의 역사와 일본의 역사를 간략히 보여준다.

엄청 쉽게 읽을 수 있다는 점과 큰 줄기를 따라서 유럽/미국사를 볼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개인적으로 잘 모르고 있던 유럽 역사의 큰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서양이 아닌 다른 대륙의 이야기(중국사)를 과감하게 패스한 건 책의 취지를 고려해보면 잘한 선택인 것 같다.

작가가 유머랍시고 그린 만화는 재미없었다.
그림 덕분에 책이 다채로워지고 난이도가 더 낮아지긴 했다.

앉은 자리에서 정독해도 1시간 내로 읽을 수 있을 정도의 책이다. 짬내서 잠깐 읽는 것도 괜찮아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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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의 마법사와 금요일의 살인자 꿈꾸는돌 24
추정경 지음 / 돌베개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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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 있습니다!★★

20XX년 대한민국은 9등급 정보보호법에 따라 등급에 따라 접근할 수 있는 정보에 권한과 제한이 생긴다.
우리의 주인공 흙수저 18살 ‘이휘강‘은 특별 전형으로 특사고에 입학하여 다닌다. 이휘강은 저소득 가정의 아이들에게 몰래 작문을 가르쳐주다가 발각되어 AI 재판을 받는데, 모두의 예상과는 다르게 소년원이 아닌 도서관 봉사를 하라는 판결을 받게 된다.
이휘강은 작문을 가르치던 자신을 도와주며 대신해 줄 수 있는 친구를 학교에서 찾게 되고, 강주노, 김도겸, 육탄은 그의 친구이자 든든한 조력자가 되어준다. 한편 이휘강이 봉사시간을 채우는 15도서관에서는 사람책이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데, 금요일에는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살인자인 ‘오태중‘이 사람책의 주인공으로 인기가 많다. 이휘강은 그의 책이 중쇄되면서 시신이 묻힌 장소에 대한 정보가 업데이트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관련된 일에 관심을 가지면서 빠져들게 된다. 그 과정 중 동급생인 ‘천지웅‘이라는 천재 해커와 모든 사람책의 주인공인 마법사와도 만나게 되고... 살인 사건과 도서관의 9등급 3명만 들어갈 수 있는 보존 서고에 대한 비밀을 풀어나간다.

디스토피아적 요소가 배경인 소설이지만, 딱히 소설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디스토피아적 요소가 없더라도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무리가 없어 보인다. 제목에서도 볼 수 있듯이 ‘정보보호법‘이 이야기의 중심이 아니다. 정보보호법보다는 사이코패스 살인자와 관종 작가, 그리고 비밀을 밝히려는 고등학생들의 얽히고설킨 이야기가 중심이다.

아쉬움이 크다. 읽는 도중 도중에 이게 갑자기 뭔가~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개연성이 부족하고, 갑자기 툭툭 튀고 붕 뜬 느낌도 든다. 등장인물들의 캐릭터는 있지만, 그다지 인상 깊지 않았다.
전체적으로 조잡하다고 느낀다.
디스토피아적 배경에서의 추리 소설이라기에는, 각종 단서들이 맞물리기보다는 불쑥불쑥 튀어나와서 독자를 혼란스럽게 만든다.
차라리 살인 사건과 살인자의 책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정보 등급제에 좀 더 초점을 맞추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은 해커 독스, 천지웅의 해커 실력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각종 전기제품을 조작하여 왜곡하고 움직이는 모습이 멋있었다. 앞으로의 세계에서는 해커의 위상이 하늘을 찌를 것 같다는 예감에,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좀 배워볼까 하는 얕은 생각을 하게 된다.

살인자 작가 오태중의 정체가 밝혀지려고 할 때는 영화 <내가 살인범이다>가 떠오르기도 했다.

알쏭달쏭하고 간지나는 제목에 비해 소설의 내용은 내 기대에 부합하지 못했다.
좋은 배경을 가졌음에도 살인 사건에 치중하면서 그저 그런 소설이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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