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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뽀니아 닛뽄
아베 가즈시게 지음, 김소영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3월
평점 :
절판
★★스포 있습니다★★
<줄거리>
고향에서 쫓겨난 남자 고등학생 ‘도야 하루오‘는 도쿄에서 혼자 지내게 된다. 본인의 성에 따오기를 뜻하는 한자鵇가 있음을 계기로 따오기에 관심을 가지고 동일시하다가 본인의 인생을 뒤집기로 결심하게 된다. 사도가 섬에 있는 따오기 사육, 해방, 말살 중 하나를 실행하는 ‘닛뽀니아·닛뽄 프로젝트‘를 위해, 면허도 따고 호신용 무기도 구매하고 운동도 하는 등 준비를 한다. 사도가 섬으로 가는 도중 ‘세가와 후미오‘라는 여중생을 만나기도 하지만, 결국 본인의 계획을 실행한다.
주인공인 도야 하루오는 미친놈이다. 유쾌한 내용일 줄 알고 책을 선택한 나의 기대를 처참히 부셨다. 중학생 시절부터 짝사랑하던 ‘모토키 사쿠라‘에 대한 지나친 집착&스토킹과 본인의 부모에 대한 패륜적인 태도와 행동, 노숙자와 일반인을 대상으로 호신용 무기의 효과를 시험하는 모습에서 경악했다.
음침하며 본인의 좁은 세상에 갇혀 사는 은둔형 외톨이의 심리를 따라가는 서술이라 그런지 은근히 불안하며 (조금) 불쾌했다. (하루오의 합리화하는 사고방식에 좀 찔리긴 했다.)
따오기의 학명이 ‘닛뽀니아·닛뽄‘이라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를 메타포로 이야기를 끌어가는 구성이 대단하다. 책 말미의 작가 인터뷰를 읽으며, 이를 일본의 천황과 연결하여 생각해 볼 수 있었는데 감탄스러웠다.
일본의 상징을 나타내는 천연기념물이지만 사육장에서 사육되는 따오기를 천황에 대입해보고, ‘도야 하루오‘가 따오기를 죽이려 하지만 실패하고 결국 사육장에서 탈출하는 따오기를 떠올려보라. 은유적으로 천황이라는 존재에 대해... (말을 아끼겠다.)
세가와 후미오가 사이노가와라에서 파도가 몰아쳐 옷이 젖는데도 불구하고 피카추 인형을 놓고 죽은 남동생을 위해 공양 기도를 드리는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그 후 돌아가는 차 안에서 도야 하루오와 소중한 사람의 죽음을 매개로 대화를 나누는 장면도 기억난다.
소년의 심리를 따라가다 보면 페이지가 술술 넘어간다.
책을 다 읽은 지금 왠지 모를 애매함이 느껴지기는 하는데, 순문학의 범주에 들어가는 작품이라 그런 건지.. 이것 참.. 애매하다.
아베 가즈시게의 단독 작품은 이것으로 두 번째인데, 나쁘지는 않은데 마냥 좋은 것만도 아니다. 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