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별초 三別抄
이동연 지음 / 창해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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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검푸른 해협>을 읽으며 고려의 역사에 약간의 관심이 생긴 차에, 도서관에서 이 책의 앞부분에서 ‘이장용‘과 ‘김방경‘이라는 이름을 보고 참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선택했다.

전반부에서는 고려 무신정권의 집권자인 이의민부터 최충헌, 최우, 최항, 최의, 김준, 임연, 임유무까지 간략하게 다룬다. (최우의 야별초 창설과 강화도 천도, 김준의 군권 제외 각종 권리 반납, 임연의 원종 폐위 및 복위를 큰 사건으로 볼 수 있겠다.)
이후부터는 고려 정부에 반기를 든 삼별초가 진도에 자리를 잡고 활약하는 모습과 끝에는 제주도에서 여몽 연합군에게 소멸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무신정권 이야기에서는 등장인물들이 많아서 좀 헷갈리지만, 무신정권이 붕괴된 이후에는 주로 ‘김통정‘과 그의 연인 ‘달래‘에 초점을 맞추어 이야기가 진행된다.

저자가 삼별초에 상당히 우호적인 듯, 삼별초가 자유와 평등을 위해 싸우는 모습을 보여준다.
전략적인 측면에서 고려 백성들의 지지를 얻기 위한 행동이기도 하겠지만, 김통정을 중심으로 인간 평등설을 내세우며 활약한다. 또 몽골의 침략에 굴복하지 않고 단군 조선과 고구려를 계승하는 ‘조고려‘를 건국하여 많은 백성들의 지지를 이끌어낸다.
실로 소설 속에서의 삼별초의 위세가 대단하다. 수전으로는 고려군이나 몽골군을 압도하며, 수많은 삼별초 지지자들로 어디를 가든 환대 받는다. (물론 실제로도 그랬는지는 알 수 없다.)

‘달래‘라는 가상 인물을 내세움으로써 김통정과의 러브 스토리를 만드는 데 그냥 그랬다. 딱히 이야기의 흐름을 깨는 건 아닌데, 그렇다고 소설에 극적인 재미를 더해주지도 않는다. 로맨스도 그냥 그렇고...
달래의 개경 급습 작전과 붙잡힌 김통정 구하기도 재미없었다. 있으나 없으나 한 장면들이다.

소설을 읽다가 문득 IF를 생각해 보기도 했다.
만약 몽골이 좀 더 늦게 고려를 침략했다면, 무신정권은 더 지속되었을까? (그랬지 않을까...?)
만약 몽골이 고려 정복을 중도 포기했다면, 반기를 든 삼별초는 고려를 멸망시켰을까? (이건 가능성은 적을 듯..)

소설적 재미가 없다. 작가가 이런저런 요소로 재미를 추가하려고 한 것 같지만, 안타깝게도 몰입이 되지 않는다. 삼별초와 고려, 그리고 몽골까지 다루다보니까 등장인물들에 정을 줄 틈이 없다.
그나마 김통정을 비롯한 삼별초의 인물들이 당시 시대에서는 한참을 앞서가는 발언과 행동은 볼만했다.
소설로 무신정권의 일부분과 삼별초에 대해 좀 쉽게 알아갈 수 있었음의 의의를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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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오리와 들오리의 코인로커
이사카 고타로 지음, 인단비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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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도서관에서 빌려서 읽었던 책.
그때의 아쉬움을 확인하는 겸 다시 읽어보았다.

★★스포 있습니다★★

현재와 2년 전 시점에서의 이야기가 번갈아가며 진행된다.
(현재) 대학 신입생 ‘시나‘는 자취를 시작하는데, 옆집 남자 ‘가와사키‘가 서점 습격을 제안한다. 얼떨결에 그의 제안에 응하는데...
(2년 전) 펫숍에서 일하는 ‘고토미‘는 현재 부탄 사람 ‘킨레이 도르지‘와 연애하고 있다. 우연히 애완동물 살해범들과 연관되어서 불안한데, 이전에 한 달 사귀었던 전 남친 가와사키가 고토미 주변을 자꾸만 알짱거린다.
현재와 2년 전 이야기가 가와사키를 통해 밥 딜런, 대사전 등의 소재를 통해 연결된다.

가와사키는 여자에게 인기 많은 미인이라서, 수많은 여자와 교제하기를 적극 실천한다. 능청맞고 언변도 좋다.
딱히 탐탁지는 않은 캐릭터이지만, 미워하기도 애매하다. 외모라는 무기로 나쁜 짓을 하는 건 아니고, 그저 자신의 타고난 특기를 살린 거니까... 그리고 작중 묘사로는 여자를 많이 만나는 것 외에는 꽤나 매력 있고 책임감도 있는 인물이라서, 독자 입장에서는 은근히 애매하게 느껴지는 캐릭터이다.

실로 독특한 캐릭터는 ‘킨레이 도르지‘이다.
‘부탄‘이라는 나라에서 온 23살 착한 유학생으로, 애인 고토미와 일본어 선생님(?) 가와사키에게 영향을 받는다.
도르지를 통해 부탄의 문화를 살짝이나마 엿볼 수 있다.
˝부탄은 진짜 거칠게 운전해. 우리는 환생을 믿어서 죽는 걸 두려워하지 않으니까.˝ (33쪽)
부탄이라는 나라는 남녀 관계에 대해서는 몹시도 관대하다고 들은 적이 있다. 일부다처는 물론 일처다부도 있다나. 형제가 한 여성의 공동 남편인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연애나 성행위는 일상적이고 그래서인지 질투심도 희박해서 윤리관이 우리들과는 미묘하게 어긋나 있으리라. 그래서 도르지와 나와 가와사키가 교제했던 이야기도 전혀 개의치 않고 오히려 유쾌하게 듣는다. (71쪽)
˝그건 그래. 땅이나 집은 여자 것이야. 결혼하면 남자가 집에 들어와.˝ (425쪽)

여기저기서 뿌린 떡밥을 깔끔하게 회수한다.
약 2년 전에 이미 읽었기 때문에, 가장 큰 반전은 알고 있는 상태였지만, 예상치 못한 연결고리에 감탄하기도 했다.
다만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주제는 아직까지도 조금 모호하다.
책 제목인 ‘집오리와 들오리의 코인 로커‘에서, ‘집오리는 외국에서 들여 온 거고, 들오리는 원래 일본 토종산‘(225쪽)과 하느님을 가두기 위한 코인 로커를 조합해 보자면, 도르지(집오리)와 가와사키, 고토미(들오리)의 연결과 교감과 추억이라고 해도 될까나.
외국인들이(특히 유색인종이) 은근히 차별받고 외면당하는 일본의 사회에서, 일본인과 유사한 외모를 가지고 있는 도르지가 필사적으로 말하기 연습을 배우는 모습과 인종 국적과 관계없이 사랑과 우정을 쌓는 주인공들을 통해서 말이다.
˝내가 히말라야의 변경 국가 사람이라는 걸 알았더라면 친구가 안 됐을 거잖아? 그래서 나는 일본인인 척했어. 일본어를 공부하고 일본인인 척하면 여러 가지로 편할 거라고 생각했었어.˝ (352쪽)

책을 읽은 소감은... 2년 전과 비슷하다. 다를 줄 알았는데 여전히 아쉬움이 남는다.
분명히 아련하고 슬프다고 느낄 수 있는 이야기지만, 다 읽고 나서 여운이 남지 않는다.
내용적으로 딱히 부족한 것도 아닌데, ‘하나의 이야기를 읽었다‘라는 느낌뿐이다.

책을 읽으며 확실히 감탄사를 내질렀던 부분이 두 군데 있다.
첫 번째는 갱시리즈와의 세계관 공유!
어차피 할 거면 카페가 훨씬 멋있을 것 같은데. 아마 쇼코 이모가 카페를 경영하기 때문이리라. 이모는 교노라는 좀 특이한 남편과 함께 카페를 열고 있었다. (300쪽)
직접 등장한 것도 아니고, 언급만 됐을 뿐인데 왜 그리도 반갑던지.. ㅋㅋㅋㅋ

두 번째는 아래에 사진으로 첨부하겠다. 멋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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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킹 단편집 스티븐 킹 걸작선 5
스티븐 킹 지음, 김현우 옮김 / 황금가지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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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 있습니다★★
총 20개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는 스티븐 킹의 첫 단편집이다.

처음 3개의 단편은 그냥 그랬다.
<예루살렘 롯>은 <살렘스 롯>의 프리퀄 격이지만, 배경만 공유할 뿐, 딱히 연관성은 없었다.
<철야근무>도 커다란 쥐들과 돌연변이 쥐들이 오시시하기는 했지만, 어중간하게 끝난다는 느낌을 받았다. (책을 다 읽고 난 지금에서는 나름 괜찮아 보인다.)
<밤의 파도>는 <스탠드>의 외전이라는데... 본인은 아직 읽어보지 않아서 별 감흥은 없었다.

하지만! 그 이후 단편부터 킹의 글 솜씨와 아이디어가 빛나기 시작한다.
다양한 분야에서 비롯되는 공포와 두려움을 소재로 맛깔나게 이야기를 썼다. 그의 뛰어난 표현력에 작은 감탄사가 연달아 나온다. 징그럽기도 하고 오싹하기도 하고 아찔하기도 하다.
미지의 존재, 제멋대로 움직이는 기계와 물건, 고층 빌딩, 나쁜 과거의 발현, 지켜야만 하는 규칙, 나를 완전 알고 있는 누군가, 정신 나간 종교 등을 소재로 한 단편들이 뷔페처럼 독자를 반겨준다. 끌리는 아무 단편이나 골라 읽어봐도 괜찮다.
(나무위키에 그의 단편에 대한 간단한 설명이 있길래 아래에 이미지로 첨부한다.)

몇 가지 단편들에 대해 좀 더 이야기해 보겠다.
<나는 통로이다>에서의 내 손에 들어온 미지의 생명체에 대한 표현은 징그러웠다. 환 공포증이 떠오른다. 어후...
<맹글러>와 <트럭>에서는 각각 대형 다리미 기계와 트럭을 비롯한 자동차들이 멋대로 움직인다. 이런 상상력, 대단하다. 이 둘은 모두 영화로도 있어서 유튜브에서 간단하게 봤다.
<전장>은 한 킬러가 집으로 배달된 소포를 열어보자 4~5cm 정도의 장난감 병정들이 살아움직인다. 엄청난 화력의 장난감 병정들과 한 인간의 싸움이 흥미진진하다.
<금연 주식회사>를 읽을 때는 입이 떡 벌어졌다. 금연을 도와주는 회사에서 행하는 방법들이 가히 놀랍다. 현실에서는 불가능하겠지만, 요즘 세상에 대놓고 길빵하는 사람들에게는 권유해 주고 싶은 회사이다.
˝실리적인 문제는 실리적인 해결책을 필요로 하는 겁니다.˝
<사다리의 마지막 단>은 다른 단편들과 궤를 달리한다. 여동생과의 우애를 나타내는 알쏭달쏭한 소설이다. 조금 슬프기도 하다. (한 가지 의문은 동생이 오빠를 찾아갔으면 되는 게 아닌가 하는 것이다. 그러지 못할 사연이 있었나..)
<도로를 위한 한 잔>은 반가웠다! <살렘스 롯>의 2년 후의 이야기이다. 눈이 내리는 1월, ‘투키네 선술집‘에 어떤 남자가 겨우 들어와서 도움을 요청하는데, 그 내용인즉 본인의 아내와 딸이 차 안에 있으니 구해달라는 것이다. 근데... 그 차가 있는 곳이 바로 ‘예루살렘 롯‘이다. 흡혈귀들이 득실거리는...

이 단편집에 수록된 소설을 꾸준히 영화화되고 있던데, 가히 놀라울 따름이다.
각각의 소설을 읽고 유튜브에서 관련 영화를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다.

킹의 장편에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도 이 단편집은 꽤 괜찮을 것 같다.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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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알차 타기
스티븐 킹 지음, 최수민 옮김 / 문학세계사 / 200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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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10월 14일, 메인 주립대학교에 다니는 21살 ‘앨런 파커‘는 이웃집 아주머니로부터 어머니가 쓰러졌다는 소식을 듣고 병원으로 향한다. 여러 번의 히치하이킹으로 병원에 가까워져간다. 하지만 그만 공동묘지 근처에서 ‘조지 스토브‘라는 유령의 차를 얻어타고 마는데... 모든 걸 알고 있는 듯한 조지는 앨런에게 죽음의 선택권을 준다.

★★아래부터는 스포 있습니다★★

2000년에 출간된 스티븐 킹의 인터넷 소설.
이 소설에는 스티븐 킹의 어린 시절이 투영되어 있다고 봐도 되겠다.
킹은 주인공 앨런 파커처럼 아버지 없이 불우하고 궁핍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더 나아가 앨런이 이후에 하나뿐인 가족인 어머니와 가깝게 잘 지내는 모습에는 킹의 바램이 섞여있어 보인다.

병원까지 데려다준다는 사타구니를 주무르는 남자의 오줌 썩는 냄새가 나는 차에서 벗어나, 작은 공동묘지 근처에서 다른 차를 얻어타는데... 망자 ‘조지 스토브‘의 차였다. 조지는 이런저런 대화를 이어가다가 ‘총알차‘라는 놀이기구를 이야기하며 앨런의 어린 시절의 추억을 들춰낸다. 이내 곧 앨런에게 본인과 어머니의 목숨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하는데...
앨런은 어머니의 죽음을 선택한다.
이후 꿈(환상)에서 깨어난 앨런은 죄책감을 느끼며 어머니를 만나러 간다. 꿈에서 깨어난 이후 앨런은 줄곧 어머니의 죽음을 예상하지만 다 빗나가고 만다. 그러면서 죄책감을 가지기도 하고 회피 또는 합리화를 하려고도 한다.
다행스럽게도 어머니의 상태는 위독하지 않았으며 곧 건강을 회복한다. 그리고 앨런은 예전보다 어머니와 더 가깝고 친밀하게 지낸다. 어머니의 죽음을 선택했던 것과는 반대로 말이다.

가장 강렬했던 이미지는 다음과 같다.
라이터가 튀어나왔다. 스토브가 그걸 뽑아서 입에 문 담배 끝에 대었다. 그리고 연기를 내뿜자, 목에 난 바늘자국들 사이에서도 가느다란 덩굴손처럼 연기가 새어나왔다. (53p)

무난하고 깔끔하다. 100쪽이 조금 넘는 가독성 좋은 소설이라 가볍게 읽기에 괜찮다.
책 뒤표지에 ‘환상과 실제를 넘나드는 스티븐 킹의 공포소설!‘이라고 적혀있지만... 딱히 공포소설은 아니다.
호러 요소가 조금 섞여있는 약간의 성장 소설이 더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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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올라라 검 3
시바 료타로 지음, 이길진 옮김 / 창해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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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 있습니다★★

도바 후시미 전투에서 패주한 신센구미는 에도로 간다. 서양식으로 무장하고 조직원을 모집하며 다시 싸우지만 쉽지 않다. 결국 곤도는 항복을 선택하지만, 도시조는 바쿠후 군에 협력하여 다시 싸운다. 많은 싸움에서 활약한 도시조는 ‘에노모토 다케아키‘의 항전파 바쿠후 군의 ‘육군 부교 대우‘가 된다. 본토에서 홋카이도까지 간 도시조는 끝까지 관군에 저항하다가 죽음을 맞이한다.

신센구미의 국장 곤도 이사미와 다르게, 히지카타 도시조는 끝까지 싸움을 고수한다. 책을 읽는 내가 질릴 정도로 싸움만을 고집하는 도시조여서 지긋지긋하게 여겨지기도 잠시, 타고난 싸움꾼의 활약상을 읽다 보면 감탄이 나올 정도로 참 멋있다. (2권 말미의) 도바 후시미 전투에서 대장답게 싸우던 모습에 이어, 우쓰노미야 성 공격부터 최후의 돌격까지 소수의 병력으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한다. 백병전에서의 개인의 칼 솜씨뿐만 아니라 통솔력과 전략에서도 뛰어나고, 그에 따라오는 명성과 기대에 충분히 부응한다.

예술가에게는 예술 그 자체가 목표인 것처럼 도시조에게는 싸움 그 자체가 목표였다.
그렇나 순수한 동기로 이 홋카이도에 왔다. 아무리 보아도 에노모토의 간부들에게는,
‘기묘한 사람‘
이었다.
어쩌면 프랑스의 하사관도 그런 의미에서 아르테이스트냐고 물은 것인지 모른다.
후타마타 공방전에서 도시조는 거의 예술가의 마음으로 이 전투를 창조했다.
피와 칼과 탄약이 도시조에게는 재료였다. (329p)

하지만 도시조가 살육 기계 같은 면모만 보인 것은 아니다. 남몰래 하이쿠를 짓기도 하고, 오유키와 낭만적인 사랑을 하기도 한다. 특히 오유키와의 끊어질 듯 끊어지지 않는 (오유키가 도시조를 찾아와서 이어지는) 사랑은 애틋하다.
곤도와 오키타, 그리고 동고동락했던 신센구미 대원들에 대한 그의 애정과 그리움, 배려는 히지카타의 냉정하고 냉철한 대외적인 모습과 상반되어 더 감동적이다.

어쩌면 히지카타 도시조는 신센구미 그 자체라고 봐도 될 듯하다. 시골 농부의 아들이 칼 하나로 성공하여, 끝까지 ‘절의‘ 있게 싸운 도시조는 정말 ‘인생을 살았다‘라고 할 수 있을 듯하다. 정말 파란만장하지만 꿋꿋했던 삶이었다.

그의 결말, 즉 죽음이 예상과는 다르게 슬프지는 않았다. 이미 죽음을 예견하고 담담하게, 관군에 항복하여 목숨을 연명하기보다 죽기 위해 적진으로 돌격한 셈이라서 딱히 마음의 동요는 없었다.
최후도 예술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싸움 예술가 Fight Artist랄까...

3권에서 나에게 가장 감동적인 파트는 <시중꾼 이치무라 데쓰노스케>이다.
그저 신센구미 1번대 조장 ‘오키타 소지‘를 닮았다는 히지카타의 한 마디 말에 감격 받아 끝까지 그의 곁을 지키는 모습에 이상하게 울컥했다.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에게 목숨을 바친다‘와는 조금 다르지만, 한 마디 말에 인생을 거는 그 사나이다운 모습에 감동받았다. 거기에 오키타 소지의 인간적이고 깨어있는 모습에 또 감동...ㅠㅠ (아래에 사진으로 첨부해둠.)

시바 옹의 또 하나의 걸작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의 글에서 되살아나는 일본 역사가 참으로 매력적으로 여겨진다.
히지카타 도시조와 대척점에 있다고 할 수 있는 사나이 ‘사카모토 료마‘를 그의 최고 작품으로 일컬어지는 <료마가 간다>로 만나볼 생각을 하니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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