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올라라 검 3
시바 료타로 지음, 이길진 옮김 / 창해 / 2005년 6월
평점 :
절판


★★스포 있습니다★★

도바 후시미 전투에서 패주한 신센구미는 에도로 간다. 서양식으로 무장하고 조직원을 모집하며 다시 싸우지만 쉽지 않다. 결국 곤도는 항복을 선택하지만, 도시조는 바쿠후 군에 협력하여 다시 싸운다. 많은 싸움에서 활약한 도시조는 ‘에노모토 다케아키‘의 항전파 바쿠후 군의 ‘육군 부교 대우‘가 된다. 본토에서 홋카이도까지 간 도시조는 끝까지 관군에 저항하다가 죽음을 맞이한다.

신센구미의 국장 곤도 이사미와 다르게, 히지카타 도시조는 끝까지 싸움을 고수한다. 책을 읽는 내가 질릴 정도로 싸움만을 고집하는 도시조여서 지긋지긋하게 여겨지기도 잠시, 타고난 싸움꾼의 활약상을 읽다 보면 감탄이 나올 정도로 참 멋있다. (2권 말미의) 도바 후시미 전투에서 대장답게 싸우던 모습에 이어, 우쓰노미야 성 공격부터 최후의 돌격까지 소수의 병력으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한다. 백병전에서의 개인의 칼 솜씨뿐만 아니라 통솔력과 전략에서도 뛰어나고, 그에 따라오는 명성과 기대에 충분히 부응한다.

예술가에게는 예술 그 자체가 목표인 것처럼 도시조에게는 싸움 그 자체가 목표였다.
그렇나 순수한 동기로 이 홋카이도에 왔다. 아무리 보아도 에노모토의 간부들에게는,
‘기묘한 사람‘
이었다.
어쩌면 프랑스의 하사관도 그런 의미에서 아르테이스트냐고 물은 것인지 모른다.
후타마타 공방전에서 도시조는 거의 예술가의 마음으로 이 전투를 창조했다.
피와 칼과 탄약이 도시조에게는 재료였다. (329p)

하지만 도시조가 살육 기계 같은 면모만 보인 것은 아니다. 남몰래 하이쿠를 짓기도 하고, 오유키와 낭만적인 사랑을 하기도 한다. 특히 오유키와의 끊어질 듯 끊어지지 않는 (오유키가 도시조를 찾아와서 이어지는) 사랑은 애틋하다.
곤도와 오키타, 그리고 동고동락했던 신센구미 대원들에 대한 그의 애정과 그리움, 배려는 히지카타의 냉정하고 냉철한 대외적인 모습과 상반되어 더 감동적이다.

어쩌면 히지카타 도시조는 신센구미 그 자체라고 봐도 될 듯하다. 시골 농부의 아들이 칼 하나로 성공하여, 끝까지 ‘절의‘ 있게 싸운 도시조는 정말 ‘인생을 살았다‘라고 할 수 있을 듯하다. 정말 파란만장하지만 꿋꿋했던 삶이었다.

그의 결말, 즉 죽음이 예상과는 다르게 슬프지는 않았다. 이미 죽음을 예견하고 담담하게, 관군에 항복하여 목숨을 연명하기보다 죽기 위해 적진으로 돌격한 셈이라서 딱히 마음의 동요는 없었다.
최후도 예술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싸움 예술가 Fight Artist랄까...

3권에서 나에게 가장 감동적인 파트는 <시중꾼 이치무라 데쓰노스케>이다.
그저 신센구미 1번대 조장 ‘오키타 소지‘를 닮았다는 히지카타의 한 마디 말에 감격 받아 끝까지 그의 곁을 지키는 모습에 이상하게 울컥했다.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에게 목숨을 바친다‘와는 조금 다르지만, 한 마디 말에 인생을 거는 그 사나이다운 모습에 감동받았다. 거기에 오키타 소지의 인간적이고 깨어있는 모습에 또 감동...ㅠㅠ (아래에 사진으로 첨부해둠.)

시바 옹의 또 하나의 걸작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의 글에서 되살아나는 일본 역사가 참으로 매력적으로 여겨진다.
히지카타 도시조와 대척점에 있다고 할 수 있는 사나이 ‘사카모토 료마‘를 그의 최고 작품으로 일컬어지는 <료마가 간다>로 만나볼 생각을 하니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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