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삼국지의 진실과 허구 - 삼국 시대 인물들의 진짜 인생 엿보기
구청푸.성쉰창 지음, 하진이 옮김 / 시그마북스 / 2012년 9월
평점 :
절판
또 삼국지 관련 서적을 읽었다. 아무래도 성인이 되고 나서 삼국지를 3번이나 읽은 만큼, 친숙하기 때문에, 나도 모르게 3+1 느낌으로 빌렸다.
삼국지연의를 여러 삼국지 역사서와 비교하며, 과장되거나 사실과 다른 부분을 설명해 준다.
삼국지의 영웅들(군주들), 장수들, 책사들, 그리고 여러 사료들(역사서)와 허구 인물을 나누어 다룬다.
연의에서 촉을 굉장히 부풀리고 고평가하고 과대포장했다는 점을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유비가 눈물을 많이 흘렸다는 연의의 내용과 달리, 역사서에는 유비가 법정, 유봉, 방통이 죽었을 때만 눈물을 흘렸다고 기록되어 있다고 한다.
군신 관우 역시 엄청나게 부풀려져 있다. 화웅을 죽인 사람은 관우가 아닌 손견, 문추를 죽인 사람은 관우가 아닌 서황이며, 오관육참은 없었다고 한다.
제갈량의 화려한 데뷔, 박망파 전투는 소규모 전투였으며, 심지어 당시에는 제갈량이 유비 군이 아니었다고 한다. 사마의와 겨룰 때 공성계도 없었다고 한다. 제갈량이 손권 휘하의 책사들과 설전을 벌인 것도 허구이며, 손권&유비 연합을 제안한 자는 노숙이라고 한다.
하지만 저자는 삼국지연의의 허구와 과장을 부정적으로 보지 않는다. 오히려 나관중의 문학적 성과를 인정하는 입장이다. 하긴 소설이니까...
개인적으로 가장 감명 깊게 읽은 파트는 다음과 같다.
일부 근대 학자는 「소설총고」에서 관우가 유비보다 한 살이 많고, 장비가 유비보다 네 살이 적다고 주장했지만 이는 사료적 근거가 부족하다. 만일 원대 잡극에서처럼 세 사람이 나이순에 상관없이 유비를 큰형으로 받들었다면, 이는 당시 나이보다는 인품과 덕을 중시하던 풍속을 반영한 것일 테다. 그렇다면 오늘날 후세 사람들이 도원결의에서 나이순에 따라 유비가 큰형이 되었다고 여기는 것은 크나큰 오해임이 분명하다. (84쪽)
한창 한국의 나이 서열 문화에 염증을 느끼고 있는 와중에, 내 마음을 콕 건드려주는 문장이랄까... ㅋㅋㅋ 지극히 개인적으로 새롭게 와닿은 부분이다. 한국은 언제쯤...
삼국지의 줄거리와 주요 인물을 알고 있다면, 그럭저럭 읽을만하다. (삼국지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 읽을 리는 없겠
지만..)
엄청 흥미롭다거나 새롭지는 않다. 여러 사료를 언급하며 신뢰성 있게 설명하기에, 그렇구나~ 수긍하며 읽는 책이다. 나쁘지는 않지만, 그리 재밌지도 않다.
그러니까 삼국지 정사를 잘 풀어서 재밌게 설명해 주는 다른 서적이 있다면, 그 책을 읽어보는 건 어떨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