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여움이 세상을 구한다! - 러브둥둥 집사들의 내새끼 보고서
러브둥둥 지음 / 스튜디오오드리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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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평 : 반려동물이 전해주는 귀여움에 자연스레 녹는 마음
(재미-중, 난도-하)

저자는 광고대행사 (주)빅픽처팀의 캐릭터사업팀 소속으로, ‘러브둥둥‘이라는 필명으로 꾸준히 활동하고 있다.
제보받은 반려동물과의 사연을 만화화하여 인기를 끌었으며, 25.5만의 팔로워를 보유한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주로 활동한다.

반려견과 반려묘를 중심으로 다양한 반려동물들과의 짧은 에피소드 60편을 만화로 그려낸다.
둥글둥글하게 그린 만화에 이어, 해당 동물의 사진을 보여주면서 에피소드의 사실성과 귀여움을 극대화한다.

이 만화책의 키포인트는 만화와 관련된 것이 아닌, 만화 뒤에 등장하는 반려동물의 사진들이다.
흐뭇함과 귀여움에서 오는 감정을 더블업해주면서, 에피소드의 사실성을 확인해 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사진을 참고해서 그린 만화와 실제 사진과의 싱크로율과 특징을 비교해 보면서, 자연스럽게 힐링할 수 있다

이런저런 에피소드를 보면서, 확실히 동물들에게도 감정이 있으며, 인간의 말을 이해하지는 못할지라도 억양과 뉘앙스에서 오는 분위기를 충분히 읽을 수 있음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반려동물과의 추억이 많지 않은 필자는 이러한 간접 경험을 할 때마다 신선함을 느끼곤 한다.
종종 데카르트의 ‘동물 기계론‘을 생각하곤 하는데, 데카르트는 동물에게 얼마나 무심했던 걸까.

힐링 도서가 판을 치는 시장판에서, 어쭙잖게 ‘나 힐링도서예요!‘라고 광고하는 알맹이 없는 책들보다 낫다.
인스타그램으로 연재하던 만화가 성공해서 이벤트성으로 출간한 책으로 보이는데, 적어도 나무에게 미안하지는 않다.
동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적어도 인간의 마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여러 동물들의 만화와 사진을 보고 미소 지을 수밖에 없다.

귀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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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원주민
최규석 지음 / 창비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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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평 : 가난한 한국 서민의 살아가는 모습을 사실적으로 보여주는 옴니버스 만화. 사실적인 경상도 사투리가 MSG 노릇을 톡톡히 한다.
(재미-중, 난도-하)

『송곳』을 그린 만화가 최규석의 2008년 작품.
자신의 기억을 더듬고 가족을 인터뷰해서 그린 자전적 옴니버스 만화.
한겨레 21 사이트에서 무료로 볼 수 있다.
상명대학교에서 만화학을 전공한 저자 ‘최규석‘은 지금도 꾸준히 활동하고 있으며, 대표작으로는 『송곳』, 『지옥』, 『습지생태보고서』, 『사이시옷』 등이 있다.

어린 시절 한국전쟁을 경험한 아버지부터 1977년생 작가의 어린 시절까지, 한 가족(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6남매)의 단편적인 기억과 경험을 만화로 그려낸다.
가난함이라는 공통점을 공유하는 두 세대의 살아가는 모습을 짤막짤막하게 볼 수 있다.
옆집의 텔레비전을 훔쳐보는 이야기, 시계 없이 살아가는 모습, 공책을 아껴 쓰다가 혼나는 사연 등 소소하고 일상적인 이야기가 대다수이다.

가족과의 대화와 자신의 기억에서 소재를 얻어내는 만큼, 현재의 시선에서 과거를 되돌아보기도 한다.
그러면서 전에는 미처 몰랐던, 아니 알았더라도 문제라고 인지하지 못했던 상황들을 다시 생각해 보기도 한다.
남아선호사상으로 인한 딸들의 희생, 폭력적이고 제멋대로인 아버지, 폭력에 무방비로 노출된 어머니 등, 지금은 도저히 정상이라고 할 수 없는 상황들...
만화에서의 묘사가 담담하고 간결해서, 독자에게 그 고통이 직접적으로 전해지지는 않는다.

그들은 기약 없이 반복되는 폭력과 고통의 삶을 어떻게 견딘 걸까.
이에 대한 대답은 책의 전반부에 저자가 직접 말해준다.

˝불행이란 놈은 친절하게도, 인간의 상식을 불행 수준으로 떨어뜨려, 불행을 있는 그대로 느끼지 않도록 배려해준다.˝

참으로 감탄스러운 이 문장은 저자가 비교적 가난했던 과거를 되돌아보며 깨달은 통찰을 보여준다.
과연, 비교 대상이 없는 우물 안 개구리는 자신의 처지가 객관적으로 어떠한지 알기 힘든 법이다.
한편으로는 세상이 그새 정말 많이 변했다는 생각도 든다.
소셜 미디어가 삶의 중심이 된 작금에는, 비교를 통해 불필요한 불행을 사서 고통받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지 않은가? (필자 포함)

- 엄마를 인터뷰하는 내내 나는 애가 달았다. 뭔가 극적이고 충격적인 이야기를 기대했지만 엄마의 얘기들은 도통 시시한 것들뿐이었다. (87쪽)
작가의 말마따나, 이 만화는 역사의 소용돌이와 중심이 아닌, 변두리와 외곽에서 살아가는 서민의 삶을 대변한다.
그래서 이야기 자체가 극적이고 스펙터클하지는 않더라도, 솔직하고 소소하고 시시콜콜하고 현실적이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순박해서, 뜻하지 않은 감동을 주기도 한다.
소소한 유머와 사실적인 경상도 사투리 역시 만화에 재미와 사실성과 가치를 더해준다.
(필자는 만화 속 사투리를 따라 읽어보기도 했는데, 참 맛깔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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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주식투자 무작정 따라하기 - 맨 처음 시작하는 왕초보 주식공부, 2017년 최신 개정판 무작정 따라하기 경제경영/재테크
이금희 글.그림, 윤재수 원작 / 길벗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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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평 : 『국내 주식 투자의 정석』 만화판. 주린이들에게는 원작보다는 이 책을 권한다.
(유익-중상, 난도-하)

주식판 『수학의 정석』이라고도 할 수 있는 『주식투자 무작정 따라하기』를 만화화했다.
한국증권거래소와 동서증권에서 20년 이상 근무한 한국 1세대 증권맨 ‘윤재수‘의 원작은 주식 투자에 대한 기본서를 찾아본 사람이라면 모르기 힘들 것이다.
다만 이러한 스테디셀러를 별다른 정보가 없는 무명의 만화가에게 맡겼다는 사실은 다소 의아하다.
홍익대학교 시각디자인과를 졸업했고 2017년에 책 2권을 집필했다는 사실 외에는 저자에 대한 정보가 전무하다.

원작과는 목차와 구성이 다르다.
다양한 캐릭터 간의 대화를 통해, 주식 입문자와 초보자들을 위한 정보를 크게 네 파트로 나누어 제공한다.
①주식투자에 대한 기본 설명 ②주식 감별법 ③매매 시점 ④배당&선물&옵션

원작에 비하면 제공되는 정보의 깊이나 양이 적긴 하지만, 그래서 일명 ‘주린이‘들에게는 오히려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원작을 정독하다가, 중후반부에서 완독을 포기했었다.)
만화라는 접근하기 쉬운 매개를 통해, ‘주식‘이라는 존재에 대한 기본 정보를 거부감 없이 습득할 수 있다.
익살스러운 그림과 소소한 유머와 함께 주식에 대한 기본기를 다지기에는 안성맞춤이다.
필자 개인적으로는, 막연히 알고 있던 이동평균선, 추세, 지지선과 저항선, 골든크로스와 데드크로스 등 기술적 차트 분석법 파트에서 나름의 도움을 받았다.

책의 전반부에서 소개되는 ‘초보 투자 명심사항 5가지‘를 읽으면서, 뭣도 모르면서 주식시장에 뛰어들었던 필자의 과거가 떠오르기도 했다. (그때 이 글을 읽었더라면, 그렇게 크게 잃지는 않았을 텐데...)
1. 주식투자로 손해 볼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라!
- 만고불변의 진리. 하지만 당시에는 이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지...
2. 목표수익률을 낮춰라!
- 종토방 찬티들의 말에 휩쓸려 결국 익절하지 못하고 허황된 꿈을 꾸었지...
3. 하루 종일 주식 동향에 매달리지 마라!
- 개장시간 내내 온 정신은 MTS에...
4. 남은 돈에 맞게 투자계획 수정!
- ‘원금 회복‘이라는 목표만 있었지...
5. 원금 이상의 수익은 다른 계좌로 옮겨라!
- 음... 미장에서는 이게 좀 힘드네요 ^^;;

무명의 만화가임에도 별다른 부족함 없이 ‘국내 주식 투자의 정석‘ 만화화에 성공했다.
꼭 필요한 정보는 포함하고, 부수적인 정보는 생략하면서, 재미와 전달력을 살렸다.
주식을 이제 막 시작했거나 시작하려고 하는 독자들에게는 원작보다 이 만화책을 권한다.
주식에 대한 기본기를 쉽게 다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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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쉽게 쓰는 법 - 네이버 도서 인플루언서가 알려주는
이혜진 지음 / 더블:엔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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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평 : ‘서평 후감‘이라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하지만, ‘이렇게도 서평을 쓸 수 있구나?‘하는 감상 외에는 얻은 게 없다.
(유익-하, 난도-하)

저자 ‘이혜진‘은 2023년 기준, 19년 차 직장인이자 11년 차 엄마로, 네이버 블로그에서 도서 인플루언서로도 활동하고 있다.
닉네임 ‘다정한 어흥이‘로 지금도 꾸준히 활동하고 있다.

책 제목처럼 서평 쓰는 법을 쉽게 알려준다.
서평을 쓰기 시작한 계기부터 서평 작성 방법과 과정을 쉽게 풀어서 전한다.

서평의 소재부터 키워드 선정, 발췌, 요약까지 서평에 꼭 필요한 정보에 이어, 장르별 서평 작성법과 퇴고와 글쓰기 팁까지 알려준다.
이렇게 말하면 거창해 보이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면 고급 정보가 들어있는 건 아니다.
서평 작성에 대한 기초 중의 기초적인 내용을 잘게 쪼개서 아이에게 가르쳐 주듯이 설명해 준다.
책을 읽고 이제 막 글을 써보려는 독자들에게는 도움이 될지 몰라도, 이미 나름대로 독후감 또는 서평을 작성하고 있는 독자들에게는 새로운 정보가 없을 것이다.
필자 역시 이 책에서 ‘서평 작성‘에 대한 새로운 정보나 팁은 거의 얻지 못했다.
(서평을 쓰면서 책의 표지에는 소홀했는데, 이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 정도는 얻었다.)

저자는 서평과 독후감을 합친 ‘서평 후감‘을 말한다.
‘서평‘이라는 형식이 정해진 글쓰기에 어려움 또는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서평 후감‘이라는 새로운 대안을 제시한다.
그런 만큼 책에 수록된 저자의 ‘서평 후감‘을 읽어보면, 과연 ‘서평‘이라는 형식에 그다지 구애받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그래서 필자는 저자의 글을 보면서 다소 당혹스럽기도 했다.)

나민애 교수의 『책 읽고 글쓰기』가 서평에 대한 정석을 쉽게 풀어내는 1등 해법서라면, 이 책은 ‘네이버 블로그-서평(+독후감) 쓰기‘ 신입생을 위한 특별 사설 인강이다.
서평을 제대로 쓰고 싶다면 『책 읽고 글쓰기』를, 서평이든 독후감이든 상관없이 자유롭게 쓰고 싶다면 『서평 쉽게 쓰는 법』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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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 호수의 비밀
로버트 서덜랜드 지음, 박영민 옮김 / 세용출판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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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평 : 속도감 있게 읽을 수 있는 모험 소설. 이야기를 끊는 방식이 K-드라마 급이다.
(재미-중, 난도-하)

자메이카 태생의 캐나다 작가 ‘Robert Sutherland‘(1830-1878)의 소설.
캐나다 대학을 졸업한 최초의 유색인종이기도 하다.
해당 작품은 ‘Torgi 말하는 책 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캐나다의 ‘연필 향나무 도서상‘과 ‘자작나무 도서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원제 ‘Secret Of Devil Lake‘를 그대로 번역했다.

(줄거리) 1800년대 중반 캐나다. 중위 제임스 마틴은 살인강도 혐의로 교수형을 앞두게 된다.
형 집행까지 2주만 남은 상황에서, 14살 아들 ‘윌 마틴‘은 아버지의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과감한 결심을 한다.
살인 현장에 있었던 늙은 앵무새 ‘올드 클루티‘라는 유일한 단서를 찾기 위해 모험을 떠난다.

14살 소년 ‘윌 마틴‘ 1인칭 시점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는, 짧은 호흡의 이야기 스물세 편이 유기적으로 이어져있다.
이야기를 끊는 타이밍과 작법이 예술이다. 살인, 반전, 다짐과 각오, 새로운 발견 등을 극적으로 표현하는 방식이 한국 드라마의 끝부분을 연상케한다.
당시 캐나다에서 이 소설을 신문에 연재했다면, 상당한 기대감과 인기를 끌었을 것 같다.
- 도저히 사람의 목소리라고는 할 수 없는, 기분 좋은 오후의 정적을 갈가리 찢어놓는 비명소리가 들려왔던 것이다.
- 그때 뒤에서 누군가의 조용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안녕, 윌. 난 네가 여기까지 올 줄은 몰랐는걸.˝
- 나는 앵무새가 죽지 않았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악마 호수의 비밀』이라고 해서, 필자처럼 오컬트적인 요소를 기대하는 독자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으시으시한 오컬트적인 요소는 기대하지 않는 편이 좋다.
미신과 같은 이야기가 등장하기 하지만, 이야기 전개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 않는다.
˝사실이래. 워프씨가 언급한 사람들은 실제로 다 죽었대. 하지만 우리도 알다시피 악마의 얼굴을 못 본 사람도 죽기야 많이 죽잖아? 벌채는 원래 위험한 일인 데다가 여긴 의사도 없잖아. 의사 선생님이 웨스트포트에서 일주일에 한 번은 오시기는 하지만. 그리고 인디언들이 악령을 두려워해서 보름달이 뜬 밤에는 호수에 가지 않는다는 말도 사실이래.˝

무시해도 괜찮을 정도의 추리적 요소가 살짝 가미된 모험 소설이다.
군더더기 없이 시원시원하게 전개되는 이야기 덕분에, 가독성도 좋은 편이다.
주인공 소년 ‘윌 마틴‘의 심리를 함께 체험하는 재미도 있다.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를 필요로 하는 답답한 마음과 제한된 시간 내에서 아버지의 무죄를 입증해야 한다는 초조함 등을 함께 느낄 수 있다.
뭐라고 형언하기 어려운, 구린 표지에 비해 썩 괜찮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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