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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의 파편
이토 준지 지음, 고현진 옮김 / 시공사(만화) / 2015년 6월
평점 :
품절
총평 : 「느린 이별」은 이토 준지 올타임 베스트에 들어갈 작품.
(재미-상, 역겨움-중하)
공포 괴기 만화의 대가 ‘이토 준지‘의 단편집.
2006년 단편집 『신 어둠의 목소리 궤담』 이후 8년 만의 공포 만화 단편집이다.
총 8개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표지에 각각의 이야기에 대한 단서로 가득하다.
(추천) 전반적으로 만화의 퀄리티가 훌륭하다.
이야기 구성도, 아이디어와 소재도, 그림체도 훌륭하다.
여자 캐릭터는 여느 때처럼 예쁘게 잘 그린다.
이토 준지 만화의 정체성을 기괴하고 공포스러운 그림이라고 할 수 있는데, 동시에 아름다운 여성도 잘 그려낸다는 사실은 놀라울 따름이다.
특히 이번 단편집에서는 다양한 스타일의 여성을 그리는데, 모두 개성 있으면서 매력적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추천할 만한 작품을 꼽아보자면 이렇다.
(붉은 터틀넥) 명화 ‘뭉크의 절규‘에서 영감을 받은 듯한 「토미오·붉은 터틀넥」은 매운맛이다.
주인공 토미오는 왜 머리를 저렇게 붙잡고 있는 걸까? 왜 하필 터틀넥일까? 그리고 그 터틀넥은 왜 붉은 걸까?
정말 단순하게 생각해도 추론할 수 있다. (목 부분이 시뻘게!)
어쩌면 단순한 설정일 수도 있지만, 긴장감과 아슬아슬함을 유발하는 경악스러운 묘사가 이를 상쇄하고도 남는다.
다만 이야기 막판에서의 추가 설정에서 다소 무리한다는 인상을 받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이 만화가 주는 강렬한 임팩트는 단편집 중 최고다.
(느린 이별) 공포 만화라고 할 수는 없지만, 작품성은 뛰어난 「느린 이별」은 단연코 이번 작품의 최고작은 물론이고, 이토 준지의 다른 작품과 비교해도 절대 꿀리지 않는다.
느린 이별. 이별이 느리다는 건 무엇을 뜻하는 걸까?
누가 죽더라도, 사람들의 강렬한 염원을 담아서 그 사람의 잔상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설정이다.
죽은 사람의 잔상과 함께 생활하면서, 마음의 준비를 충분히 할 수 있는 그런 세상을 진지하게 가정해 보게 된다.
슬프면서도 여운이 남는, 아름답다고 말할 수 있는 명작이다.
이외에도 건물과 사랑에 빠진 여자의 「목조 괴담」, 미래와 현재를 잇는 「검은 새」 등 괜찮은 작품들이 있다.
마지막 단편 2개는 조금 아쉬웠지만, 전반적으로 완성도 높은 호러 만화집임에는 틀림없다.
여담이지만, 이토 준지의 다른 만화에 비해 여성의 가슴이 더 자주 드러난다는 특징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