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갇힌 사람들 - 불안과 강박을 치유하는 몸의 심리학
수지 오바크 지음, 김명남 옮김 / 창비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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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대부분의 이론들이 주장하는 것과는 달리, 몸을 언제나마음에 포섭시켜서 마음의 하인이나 단역배우로만 여겨서는 안된다. 신체적 고통의 기원을 늘 마음에서만 찾으면 정확하고 충분하게 이해할 수 없을 때가 많다. 그런 분석이 손쉽기야 하겠지만, 그러다가는 몸으로서의 몸에 침투한 질병 같은 불안의 심각성을 놓칠 수 있다. 신체적 증상은 몸이 몸 자체와 몸의 욕구들을 표현하려고 애쓰는 신호일지도 모른다. 더 나아가 몸이 그저 몸으로서 존재한다는 것을 표현하는 신호일지도 모른다. 나는 이것이 더 도전적인 시각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것은 중요한 시작점이다. - P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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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 갇힌 사람들 - 불안과 강박을 치유하는 몸의 심리학
수지 오바크 지음, 김명남 옮김 / 창비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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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몸에 대한 아이들의 경험은 생물학적으로만 결정되는 게 아니다. 부모가 아이의 몸을 어떻게 다루는가, 아이에게 육체적으로 어떤 기대를 하는가, 부모 자식이 어떤 육체적 관계를 맺는가 하는 점에도 달려 있다. - P117

요즘 사람들이 늘 멋진 몸을 추구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는 어디에나 널렸다. 몸에 대한 집착, 건강에 대한 관심, 도덕적 노력 등 갖가지 가면들을 쓰고 있지만, 어쨌든 거의 모든 사람들이 몸으로 옳은 일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듯하다. 그리고 그 주장의 바탕에는 있는 그대로의 몸이 전혀 옳지 않다는 생각, 몸은 개인의 문제와 열망과 에너지를 집중시키기에 알맞고 적절한 대상이라는 생각이 깔려 있다. 우리는 정치체(bodypolitic)를 내주고 몸의 정치(politics of the body)를 얻었다. 정당 내에서 파벌싸움을 하는 사람에게나 어울릴 듯한 열정, 사고와 관계맺기의 형태들을 몸에 집어넣는다. 우리가 몸을 이토록 가차없이 평가하고 다루는 것은, 우리가 상상하는 대로 몸을 만들고 싶다는 바람이 그만큼 절실하기 때문이다. 우리 시대의 몸들은 전시하는 장소가 되었다. 화려함, 생식력, 정력, 민첩성, 건강이 몸의 계율이지만, 그런 목표들은 휘발적이고 불안정하기 때문에 그것에 대한 추구는 영원히 달성할 수 없는 시도다. 그래서 대신 우리는 연기와 상연을 절실하게 추구한다. - P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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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지 오바크 지음, 김명남 옮김 / 창비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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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들과 상담하다보면, 들고양이 감각이라고밖에 달리 표현할 말이 없는 느낌이 내 몸에 깃들 때가 있다. 나는 그 느낌에 꽤 익숙하다. 그것은 상담중인 환자가 스스로는 쉽게 느끼지 못하는 모종의 육체적 상태를 무의식중에 내게 전달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 ……꽤 재미있는 사람과 대화를 나누다가 난데없이 졸리는 경험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아니면, 한창 활기차게 수다를 떨다가 갑자기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지는 경험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뭐라고 뚜렷하게 설명하기 어렵고대화내용에서도 이유를 집어낼 만한 부분이 없지만, 하여간 미묘한 느낌이 공기를 통해 당신에게 전달되어 눈 녹듯이 활력이 사라지고 무기력해진다.
정신분석가는 그런 갑작스러운 기분 및 감정 변화를 단서로 활용한다. 상호 기분전이는 깐깐하게 따져볼 만한 특이한 현상이 아니다. 오히려 늘 있는 일이다. 하지만 치료사가 환자와 마주 앉아 있다가 제 몸에서 난데없는 기분변화를 감지한다면, 치료사는 그 의미를 알기 위해 머릿속으로 다음과 같이 자문자답해본다. 우선 치료사는 자신을 연구대상처럼 객관적으로 점검한다. 환자가 내게 어떤 자극을 주었나? 내가 왜 그때 긴장을 했나? 환자는 대수롭지 않게 말하고 있었을 뿐인데 왜 내가 갑자기 슬퍼졌나? 환자가 뭔가 내 개인적인 감정을 건드렸나? 치료사가 경험하는 그런 감정상태를 역전이라고 한다. 치료사는 역전이된 감정들을 포획해서 곰곰이 반추해본다.이 불협화음은 치료사에게 바로 이 대목에 뭔가 까다로운 문제가 있음을 경고한다. 치료사의 몸과 감정상태가 흡사 청진기처럼 환자의 어긋난 부분을 감지하는 도구로 쓰이는 것이다. - P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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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지 오바크 지음, 김명남 옮김 / 창비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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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신체적 감각을 발달시키는 데는 어릴 때 경험한 신체접촉과 그 어머니가(혹은 다른 보호자가) 스스로 품었던 육체적 자의식이 아주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몸은 DNA의 청사진이 충실히 이행된 결과 이상의 무엇이다.
우리의 몸짓, 몸을 움직이는 방식, 고상하거나 천박한 태도, 육체적 자신감이나 거북함은 한편으로는 우리가 자란 나라와 지역의 문화를 반영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어머니나 가까운 사람들이 우리에게 물려준 몸짓들에 대한 나름의 해석을 드러낸다. - P89

성인들은 경험을 통해 신체접촉의 중요성을 깨닫는다. 성적접촉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껴안고, 다독이고, 쓰다듬는 행동은 받은 사람만큼이나 하는 사람에게도 좋은 영향을 미친다. - P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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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지 오바크 지음, 김명남 옮김 / 창비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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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아름다움을 추구하면서 재미를 느끼고 싶어합니다. 신나게 차려입고 싶어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즐거운 일이어야 합니다. 치명적인 일로 만들지 맙시다. 자신의 몸이 별로라는 생각에서 출발하지 맙시다. 친애하는 독자 여러분, 그대신 우리의 아름다움을 인정하고, 스스로를 사랑스럽게 느끼도록 노력해봅시다. 우리를 우리로 만드는 것은 우리의 다양성,
우리의 독특함입니다. - P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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