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常水] 물처럼 살고자 하는 마음
나는 물을 닮고자 한다.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되 다투지 않는다.
사람들이 기피하는 낮은 곳으로 스스로 흘러가며, 그곳에서도 세상을 품는다.
그 겸허함과 포용의 성정이 나의 지향이기에, 나는 스스로를 常水라 하였다.
노자의 도덕경의 “상선약수(上善若水)”는
내게 삶의 道다.
세상을 이롭게 하면서도 공덕을 내세우지
않는 존재, 흐르되 멈추지 않고, 고이되
썩지 않는 마음이 내가 닮고 싶은 물의 속성이다.
인간의 본성에 대해 고자와 맹자가 논쟁을 벌였듯,나 또한 스스로에게 묻곤 한다.
사람의 마음이란 그릇에 따라 선해지기도
하고, 때로는 악으로 흐르기도 하는가.
아니면 본디 선한 본성을 지녔으나 세속의 먼지가 덮여 흐릿해진 것인가.
고자는 물이 그릇에 따라 모양을 달리하듯 인간의 성품도 환경에 따라 변한다고 했다.
그러나 맹자는 물이 늘 낮은 곳으로 흐르듯, 사람의 마음도 본디 선을 향한다고 하였다.
나는 그 두 견해 사이에서 머문다.
한결같음이 신념이 되기도 하지만 신념 또한 편견이 될 수도 있음을 늘 자각하려 한다.
물은 한 방향으로 흐르되 서두르지 않는다.
바위를 만나면 멈추지만 또다시 흐르며
길을 만든다. 삶 또한 그러하리라.
흐름을 거스르지 않고, 낮은 곳으로 향하되, 스스로의 맑음을 잃지 않는 길.
그 길 위에서 나는 배운다.
타인의 이기심을 이해할 때에야 비로소
용서가 가능하며, 자신의 책임을 자각할 때
의기로움이 생긴다는 것을,
수오지심이 없는 자는 금수와 같다는
말처럼, 나는 그런 세상 속에서 부끄러움을
잃지 않으려 한다.
물은 낮은 곳으로 흐르며 세상을 살린다.
그 겸허함 속에 가장 큰 힘이 있다.
따라서 나는 물처럼 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