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 - 천연균과 마르크스에서 찾은 진정한 삶의 가치와 노동의 의미
와타나베 이타루 지음, 정문주 옮김 / 더숲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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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살 수도 있구나. 자신이 살고자 하는 삶의 형태를 찾아내고, 그렇게 살 수 있는 조건을 일구어내서, 이윽고 바라던 대로 살게 되었다. 간단한 말이지만, 현실적으로 이루기는 지극히 힘든 일이다. 아름다운 도전이었고, 결실이 알차기에 더욱 부럽다. 한국에 이런 곳이 있다면 꼭 찾아가봤을 텐데 이웃나라라... 기회가 된다면 이곳의 빵을 꼭 먹어보고 싶다.

 

제목을 보고 자본론 쪽에 무게를 두었는데, 실제로는 쓴 사람의 에세이 '시골 빵집 이야기' 쪽이 중심으로 자본론에 대해서 깊이있게 나오지는 않는 것 같다. 다만 역시, 학문은 현실에 기초한다는 생각이 문득. 문외한으로서는 마음에 남았던 구절 몇 가지.

 

p.44 상품이란 '사용가치'가 있을 것, '노동'에 의해 만들어질 것, '교환' 될 것.

p.68 직원들이 하나, 둘 그만두는 열악한 노동환경과 그 속에서 일하는 기술자들의 불안한 기술 수준은 노동이 단순해졌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로 결코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문제다.

p.171 노동자가 자신의 노동임금을 현금으로 받으면 공장주에 의한 노동자 착취는 끝난다. 하지만 그 순간 그들에게는 또 다른 부르주아 계급이 달려든다. 다름 아닌 집주인, 소매상인, 전당포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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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하지만 정겨운 일상 속에서 반짝거리는 행복을.

 

<치에코 씨의 소소한 행복>은 결혼 11년차 부부인 사쿠짱과 치에코 씨의 이야기이다. 자영업자로 구두 일을 하는 사쿠 짱과 비서 일을 하는 치에코 씨.  결혼권장만화라고 불리는 모 만화가 문득 생각났다. 좋아하는 사람과 만나서, 그와 짧지 않은 세월을 함께 보낸 뒤에도, 계속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야말로 축복이 아닐까.

 

원제를 찾아보니 泣き蟲チエ子さん. '울보 치에코 씨' 같은 제목보다는 '치에코 씨의 소소한 행복' 이라는 제목이 더 예쁘고, 내용에도 잘 어울리는 것 같다. 표지만큼이나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내용. 마스다 미리의 그림은 복잡하거나 화려하지도, 귀엽거나 예쁘지는 않지만 그녀의 이야기에 가장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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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유명한 ^^; 정글만리를 읽었다. 나온 지 일 년여가 지났는데도 아직도 떠들썩함이 흐려지지 않는 걸 보면, 찬반양론이 있어 꼭 읽어야 한다고는 못하겠지만, 한번쯤 들춰볼만은 하다 싶다. 에드거 스노 <중국의 붉은 별>과 <아큐 정전>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400여페이지 세 권으로 이루어진 이 소설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송재형과 리옌링이 미국 시사주간지에서 베이징대 학생들을 상대로 한 공개 인터뷰에 참여한 이야기(대학생들의 배짱/1권), 전대광의 시안 방문(우정의 비즈니스/2권), 한국 기자들이 중국 특집을 위해 베이징대 사학과 학생들을 방문 취재+난징대학살 세미나 참가(다시, 용서는 반성의 선물/3권)하는 이야기다. :)

 

중국은 특이한 사회라 보통의 민주국가들과는 달리 조심하고 피해야 할 화제가 아주 많았다. 중국에서는 절대 입에 올려서는 안 되는 3대 금기가 있었다. 첫째 마오쩌둥에 대한 험담, 둘째 공산당에 대한 비판, 셋째 대만 독립에 대한 지지. 그리고 수많은 정치적 사회적 문젯거리들도 눈치껏 피해야 하는 지뢰였다. - 1권/p.232


"친구로 대하면 친구고, 적으로 대하면 적입니다." - 1권/p.317

 

"중국의 과거는 시안에 있고, 중국의 현재는 베이징에 있고, 중국의 미래는 상하이에 있다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2권/p.379

 

"난징사람들이 일본에 대한 증오가 얼마나 크고 뜨거우면 '일본과 전쟁이 붙으면 전 재산을 내놓겠다'고 하겠어. 그것만 가지고도 일본놈들이 얼마나 잔혹하게 30여만을 학살했는지 증거가 충분하잖아."

......

"그런 집단적 분노와 증오는 뼈저린 공동체험 없이는 형성되지 않는 거야. 유태인들의 병적이다시피 한 국가 건설 욕망의 응집력이 나치 학살의 공동 체험에서 비롯되었듯이 말야. 그건 명료한 제2의 증거가 되기에 충분해." - 3권/p.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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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마다 눈물이 묻어있다 ㅣ 시인생각 한국대표 명시선 100
이기철 지음 / 시인생각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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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시인생각 한국대표 명시선을 몇 권째 읽고 있는데...

명시선이라서 그런지 역시 좋네요.

<노래마다 눈물이 묻어있다>는 제목이 너무 예뻐서 펼쳐들었는데,

백여 페이지 시집이 천 페이지라도 되는 것마냥 한 장 한 장 곱씹어 읽었네요.

다른 명시선도 조금씩 읽어볼까...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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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5 - 시오리코 씨와 인연이 이어질 때 ㅣ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1부 5
미카미 엔 지음, 최고은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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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가 스포일러를 하고 있다. 뭐, 올 것이 왔다는 느낌이지만.

그래서 이 글은 스포일러/미리니름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다이스케의 고백, 지에코가 내민 손, 그리고 시오리코의 선택.

1권부터 예정되었다고 할 수 있는, 두 사람 사이의 관계가 진전되었다. 예상했던 것이지만 담담하지만 꼼꼼한 필치로 진행되는 이야기가 퍽 만족스러웠다. 지에코와 시오리코 모녀 뿐만 아니라, 이번 편에서는 유독 '가족'에 관련된 느낌이 진하다.

 

떠나간 남편을 찾기 위해 <월간 호쇼>를 팔았다 되사기를 반복하는 부인, 병상의 아내에게 가던 도중 굳이 <블랙잭>을 구입한 남편과 그것을 바라보며 이해하지 못했던 아이, <나에게 5월을>을 둘러싼 형제 간의 갈등과 가족들이 오랫동안 지녀 온 오해…….

 

예상했듯이, 지에코는 무서운 사람이고, 그럼에도 시오리코는 선택했고, 다이스케는 귀엽다(!). 이제 반환점을 지났다고 하는데, 초반부에서는 그림자만 비치던 지에코가 과연 이대로 순순히 물러설까 하는 불안감도 살짝. 모 인물의 재등장도 겹쳐, 과연 6권은 어떤 흥미진진한 이야기일지, 비블리아 고서당 시리즈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주는 한 권이었다.

 

 

 

 

"좋아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 기뻤어요."
그녀는 망설이지 않고 분명히 말했다.
"하지만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혼란스러웠어요……. 지금까지 제 말로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생각했던 적이 없었거든요. 글자로 된 누군가의 말들에 둘러싸여있는 편이 훨씬 좋았고요."
가격을 매긴 문고본 표지를 가녀린 손가락으로 어루만졌다.
리처드 브라우티건의 『사랑의 행방The Abortion』, 신초문고. - p.13

 

"어떤 사정으로 도망친 사람이 자신이 찾아낸 곳에서 조용히 살고 싶다는 바람……, 그 마음을 모르는 건 아니에요. 하지만 도망친 사람이 있으면 남겨진 사람도 분명 존재해요. 남겨진 사람의 마음도 생각해줘야죠." - p.78

 

"지어낸 이야기 안에만 담을 수 있는 마음도 있는 거예요. 만일 세상 모든 게 현실이라면, 이야기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우리 인생은 너무나 쓸쓸할 거예요……. 현실을 풍요롭게 만들기 위해 우리는 이야기를 읽는 거예요. 분명 신야 군 아버님도 그러셨을 테고요." - p.191

 

"모르면 대답할 수 없는 일도 있어……. 어떤 답을 할지 정했더라도."
"그게 뭐야, 무슨 뜻인데?"
시오리코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오랫동안 지켜봐온 나는 안다. 답을 피하는 게 아니라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이다. 한번 그렇게 느끼면 시오리코는 절대로 입에 담지 않는다.
나는 턱을 괴고 눈앞의 친구를 뚫어져라 바라봤다.
머리는 좋지만 맹한 구석이 있고, 내성적이고 고집불통에 세상살이에도 서툴다. 가끔 뭔가 비밀을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고민할 때는 항상 진지했다. 얼버무리거나 적당히 둘러대지 않았다. - p.201

 

"빛나는 계절에 누가 그 돛을 노래했는가. 찰나의 나에게 흘러가는 시간이여……." - p.247 5월의 시, 데라야마 슈지

 

"네? 왜 날 두고 떠난다는 겁니까?"

...

"그게 아니라, 나도 같이 가면 되잖아요." - p.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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