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세 살 로즈의 아주 특별한 일 년>.

(<사랑스런 소녀 로즈와 일곱 명의 사촌들>의 개정판이다)

 

p.82
"피비는 아주 건강한 아가씨야. 너희 소녀들이 진정한 아름다움이 뭔지 안다면 좋겠구나. 벨트 따위로 허리를 조이지도 않고, 굶지도 않고, 얼굴을 허옇게 하고 다니지 않는다면, 많은 시간과 돈을 낭비하지 않고 고통도 당하지 않을 테니까. 남자든 여자든 몸이 건강하고 행복한 사람이 가장 아름답단다."

p.90
"넌 가진 게 없는데 나만 많이 갖는다는 건 불공평하다고 생각해. 난 네게 잘 대해 주고 싶어. 피스 할머니께서 우린 모두 한 가족이라고 말씀하셨거든. 난 너와 자매가 되고 싶어. 그렇게 하자, 피비!"

p.156
"하지만 옛날에 어느 지혜로운 노인은 '용기란 행복해지기 위해서 필요한 게 아니라, 옳은 일을 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다.'라고 말했지."
로즈는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그러고는 환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진정한 희생은 좋아하는 거나 원하는 걸 포기할 수 있는 거지요?"
"그래."
"누군가를 사랑하고 그 사람이 행복해지길 바라기 때문에 스스로 희생하는 거구요?"
"그렇지."
"그리고 칭찬을 받지 못해도 기꺼이 희생하고 칭찬에 연연해하지 않는 거구요?"
"그래, 로즈. 잘 이해하고 있구나. 그게 바로 진정한 희생 정신이란다. 앞으로 그렇게 하려고 노력하거라. 하지만 너무 힘들게는 하지 말고."

p.189
하지만 맥을 간호하는 동안 로즈는 맥에게도 장점이 많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맥은 참을성 있고 용감하고 명랑해지려고 애써 노력하는 사람이었다.
이제 로즈는 불쌍한 책벌레를 동정할 뿐 아니라 존경하고 사랑하게 되었다.

p.278
"저렇게 아이들에게 인생과 일에 대해 그릇된 환상을 심어 준다니까. 굳이 몰라도 되는 악당이나 건달을 보여 주면서, 돈을 벌어서 주인 딸과 결혼하거나 세계적인 명성을 얻는 게 가치 있는 성공이라고 말하고 있어. 성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수많은 시간을 가치도 없는 것으로 만들어 버리고. 자연스럽고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써야지. 비록 결점이 있다고 해도 주인공은 우리가 사랑할 수 있는 착하고 도덕적인 사람이어야 해. 난 아이들이 이런 걸 보면 참을 수가 없어. 악하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좋은 것을 필요로 하는 어린 영혼의 양식이 되기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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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다 리쿠의 라틴아메리카 여행기.

 

온다 리쿠라는 이름에 끌리기도 했지만, 사실 모 소설을 읽다 어떤 구절이 '메갈로마니아' 에서 인용되었다는 것을 보고, 번역본이 나오면 이 구절이 들어간 '메갈로마니아'라는 책을 꼭 한 번 읽어봐야겠다 생각했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그 소설이 어떤 것이었는지, 어떤 구절인지는 기억해내지 못했다) 그리고 메갈로마니아를 펼쳐들게 되었다.  

 

 

 

 

 

 

라틴아메리카를 누빈, 약간 특이한 형식의 여행기다. 온다 리쿠라는 작가 개인에 대해서도 좀 더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되겠다.

 

 

 

 

 

 

 

 

p.21
그때 불현듯 내 머리에 떠오른 것이 '빛바랜 보석'이라는 문구였다.
...
생각해보니 중남미 고대유적과 더할 나위 없이 잘 어울린다.
저마다의 기술로 서로 다른 광채를 내뿜던 문명이 식민지주의와 가톨릭으로 인해 획일화되면서 한 가지 색으로 덧칠되어가는 모습은, 보석을 다듬어지기 전 상태로 되돌려 그 지금地金에 돌을 차곡차곡 박아넣는 꼴과 비슷하지 않을까.

p.22
원래 나는 제목이 정해지지 않으면 글을 쓰지 못한다. 프로그램과 관련된 책과는 별도로 여행기를 써보자는 제안을 받았을 때도 가장 먼저 제목을 생각했다. 그것이 '메갈로마니아megalomania'(과대망상에서 고대 망상을 연상시키려는 의도)였는데 너무나 막연해서 부제라고 해야 할지, 아무튼 주제가 필요했다.
집으로 돌아온 나는 이 여행을 위해 준비한 노트 첫 페이지에 '빛바랜 보석'으로 떠나는 여행, 이라고 적었다.

p.39
하늘 저편에서 무언가가 다가온다. 거대한 존재가 그 모습을 드러내면서 우리 위로 강림한다.
어쩌면 이런 이미지는 인간의 유전자 속에 근원적으로 각인되어 있어서, 인류 대대로 내려오는 태곳적 기억 혹은 자손에게 전하는 아득한 예감으로서 건축물이나 영상물을 통해 되풀이해 확인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p.65
터키의 부적 중에 안구를 모방한 나자르 본주nazar boncugu 라는 것이 있다. 이는 질투나 시샘으로 가득찬 사악한 눈'evil eye'으로부터 몸을 보호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예로부터 타인의 시선이야말로 강렬한 저주인 동시에 에너지였다. 보다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모으고 이를 극복하기만 한다면 반대로 저주에서 벗어나 성장해 강한 신성神性을 얻게 된다.

p.96
화려한 색채의 민속공예품, 그리고 발랄한 해골 모양의 설탕과자가 가득한 멕시코의 백중날 '사자死者의 날Dia de Muertos'.
...
요즘에는 영화의 영향으로 화가 프리다 칼로Frida Kahlo가 유명하다. 하지만 멕시코 국민은 벽화운동을 이끌었던 그녀의 남편 디에고 리베라Diego Rivera를 위대한 국민 화가로 꼽는다.

p.107
이번에 챙긴 책 가운데 요시다 겐이치의 여행기를 집어들었다.
이런 환경에서 농후하고 개성이 강하면서도 확고한 일본어가 머릿속에 쏙쏙 들어오는 것은 신기한 일이다. 존재의식이 불안하게 흔들리는 이국땅에서 마주하는 견고한 모국어는 나를 모국이라는 항구와 이어지는 듯한 안정감을 준다.
맥시코에 있는 이 시간, 내가 살고 있는 현대 일본의 시간, 요시다 겐이치가 살았던 과거의 시간이 정글 속 호텔방 안쪽에서 끈적하게 얽힌다. 이런 감각이야말로 잠시나마 다른 인생을 사는 여행의 가장 큰 묘미일 것이다.

p.132
세계 공통적으로 기둥이란 신 그 자체, 혹은 신과의 교감을 의미한다. 전사의 신전을 둘러싸듯 정연하게 늘어서 있는 돌기둥은 그 자체로 존재감이 엄청나서 공연히 섬뜩하기까지 하다. 돌기둥에는 전사의 모습이 아름답게 조각되어 있는데, 회랑을 걷노라면 마치 기둥 속에 그들의 혼이 갇혀 있는 듯한 착각이 들면서 머릿속이 점점 무거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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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긋기

맹주호는 김수영의 결정을 애써 말리고 싶진 않았다. 저 멋진 친구도 계속 이 야바위판에 있다 보면 얼굴은 짜증과 탐욕이 서리고 언어는 위선과 허풍으로 느물거릴 것이다. - p.58

김수영과 오소영은 아우슈비츠 가스실 속의 벌거벗은 유대인 남매처럼 절망했다. 인간의 의지는 궁극적으로 불의의 폭력에는 주눅 들지 않는다. 다만 세상의 도무지 끝날 것 같지 않은 어이없음에 낙담하고 마는 것이다. - p.148

헌신하지 않는 역사는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어차피 모든 역사는 승자의 조작이므로 가치 있는 것을 위해 투쟁하지 않는 역사는 악마의 기록일 뿐입니다.
자네는 역사가 오용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하네.
저는 그런 오용이 아름답습니다. 사과나무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죠. 빛나는 사과나무에만 의미가 있습니다. 누군가에게 의미를 줄 수가 있습니다. 빛나지 않는 것은 없는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 p.166

"당신의 내 인생의 책 한 권은 뭐지? 가장 영향 받은 책."
"책 한 권에 의해 인생이 변화 받았노라고 떠벌리는 인간들과는 상종하지 마라. 그들은 언제 너를 책 한 권 정도의 값어치로 팔아넘길지 모른단다."
(…)
"내 인생의 책까지는 아니지만, 굳이 그렇게 꼽자면, 나는 시턴 동물기."
"과연."
"왜?"
"과연 동물다우시다고."
"나는 철들고 나서부터 인간이 동물보다 낫다고 생각한 적 한 번도 없어. 인간이 짐승만큼 아름답고 조화로웠다면 지구가 이렇게 되진 않았겠지. 인간이 짐승보다 열등하다는 건 인류의 역사가 증명한다." - p.189

이러니 벤저민 프랭클린이 이렇게 말했던 거다. 우리를 망치는 것은 다른 사람들의 눈이다. 만약 나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이 모두 장님이라면 나는 굳이 고래 등 같은 집도 번쩍이는 가구도 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라고. 괜히 프랭클린이 토머스 제퍼슨과 함꼐 미국 독립선언서를 기초한 게 아닌 것이다. 김수영과 오소영은 대한민국에서 독립하고 싶었다. 전직 판사에다 현직 여당 국회의원 겸 검도장 관장인 남자가 현직 야당 대표이자 국회의원인 애인 앞에서 짭새에게 삥을 뜯긴 것이다. - p.212

역사라는 게 껍질을 까서 가만 들여다보면 기실 죄다 왜곡과 과대평가와 오해의 제비뽑기인 것이다. - p.220

작가는 대신 절망해 주는 사람이야. 근데 너희들을 가만 보면 참 존나 건강해. 풍자를 못하면 자살이라도 좀 해 봐라. 외국 작가들 노벨 문학상을 타고서도 자살 많이들 했어. 왜? 절망했으니까. 절망할 줄 알았으니까. 딴따라들도 하는 자살을 작가란 놈들이 글도 못 쓰면서 왜 안 할까? 석연치가 않아. 살아 있는 거야 좋은 거지. 훌륭한 거지. 하지만 내 눈엔 너희들이 절망을 극복해서 살아 있는 놈들로 보이질 않아. 밖으로는 뻔한 사기를 뻔뻔하게 치고 밀실 안에서는 오방 주접들을 떨면서 난교 파티를 벌이고 있는 게 분명해. 으이그. - p.261

사람들은 로보가 블랑카를 잃은 슬픔에 정신을 놓고 경솔해져서 잡혔다고 생각하는데, 나는 그렇게 생각지 않아. 로보는 블랑카가 어떠한 경우에도 아직 죽지 않았다고 믿고 있었기 때문에 그랬던 걸 거야. 어서 구해 내야 한다고, 그러다 죽으면 어쩔 수 없다고 결심했던 거지. 로보는 그런 남자였고 그래서 죽었고 그의 사랑은 그랬던 거야. 이성을 잃었다고? 웃기지 말라 그래. 교활한 자들은 교활한 해석밖에는 내리지 못한다. - p.267

공자 왈, 윗사람과의 교제에서 삼갈 사항 세 가지. 묻지 않았는데도 조급하게 말참견하는 것. 물었는데도 대답하지 않고 잔머리 굴리며 숨기는 것. 안색을 살피지 않고 혼자 떠들며 눈치 없이 구는 것. - p.288

어떤 사람들은 자기가 쓰레기인지도 모르고 확신과 결의에 가득 차 있어요. 반면 어떤 사람들은 자기가 얼마나 훌륭한지도 모르고 늘 근심과 자책에 시달리고요. 의원님이 바로 그렇습니다. - p.308

그는 문봉식의 '우리'와 맞서 싸우기로 결정한 것이다. 암흑 속에서 심해어는 꿈을 꾼다. 위에서 해일이 일든 말든 상관하지 않는다. 누구도 나를 죽일 수 없다면 아직 진 것이 아니다. 전쟁이란 그렇다. 끝나기 전에는 끝난 것이 아니다. - p.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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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릴 적 그 책>. 이제는 구할 수 없는 절판된 책들도 많지만, 꼭 그 책 그대로가 아니더라도 개정판이 나와 있기 때문에, 한 번쯤 읽어보면서 새록새록 옛 추억도 찾아보고 그 시절 읽었던 책도 다시 들여다보고, 또 이런 책도 있었구나, 하고 느꼈다. 예전 읽었던 그 책을 찾아 헤매지는 못하겠지만, 다른 판본으로나마 읽을 수 있는 것은 다시 읽어보려 한다. :-)



<말괄량이 쌍둥이>. 어릴 적 '크레아의 쌍둥이'를 학급 문고에서 본 기억이 난다. 퍽 낡았고, 얇고, 하지만 동글동글한 삽화와 멋진 기숙사 생활은 내 맘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아직도 은은하던 그 시절 추억은 '세인트 클레어의 쌍둥이'라는 이름으로 새로 나와 있었다. 이 책을 구입했지만, 저자의 학과 후배처럼 '세인트클레어'와 '크레아 학교' 사이를 뛰어넘지 못한 나도 재출간본에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한 한 사람이다.










그리고 책에는 등장하지 않지만, 내겐 지경사판의 크레아 쌍둥이와 함께 기억하는, <로즈의 계절>. <말괄량이 쌍둥이>를 학급문고에서 접했다면 <로즈의 계절>은 바자회에서 '그냥 표지 예쁜 책이라서' 내 손에 덥썩 들려, 가볍게 들린 만큼이나 가볍게 어느 순간 사라져버린 책이다. 그 때야 다시 구하기 이렇게 힘들 줄 몰랐으니 태연하게 떠나보냈지만...



<사랑스런 소녀 로즈와 일곱명의 사촌들>, <열세 살 로즈의 아주 특별한 일년>으로 나왔다는데 이 책들도 어느새 절판이다. 같은 작가의 <작은 아씨들>이 수십 권으로 나와있는 걸 보면, 이 책 판본은 적다못해 죄다 품절/절판이라는 게 새삼 아쉽다.



 책 안에서는 <집 나간 아이> 로 나와있는, <클로디아의 비밀>. 내 어릴 적 책은 <프랭크와일러 부인의 유언장> 이었다. 나의 '클라우디아'가 아니라 '클로디아'이긴 했지만, 이건 꽤 위화감 없이 잘 읽었다. '클라우디아' 판본에서 봤던 삽화에 큰 비중을 두지 않았었기 때문일까?








어릴 적 그 책과는 달리, 새로이 읽었었던, 이 책을 읽으니 또 다시금 읽고 싶어진 <소공녀>와 <작은 아씨들>. 특히 펭귄클래식의 <소공녀> 표지가 정말 좋다. 내 어릴 적의 큰 눈의, 굵게 컬이 진 흑발에 아기자기하며 컬러풀한 세라와는 다르지만, 어쩐지 보면 딱 '세라'를 떠올리게 하는 표지. :)








이 책을 읽으면서 제일 크게 왔던 지름신은 계몽사 <어린이 세계의 명작>과 <어린이 세계의 동화> 였다. 정말 누가 살 핑계만 만들어 준다면 당장 주문했겠지만, 안타깝게도 복간 소식을 들었을 때부터 이걸 사면 읽을 사람은 나 뿐이라는 현실에 번번이 지름신을 떼어놓고 있다. 





그리고 읽어보고 싶은, <초원의 집>과 <장미와 반지>, <폴리애나의 기쁨놀이>, <사자왕 형제의 모험>, <쌍무지개 뜨는 언덕>, <슬픈 나막신>, <뉘른베르크의 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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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공부를 통해 기억된 과거는 체험처럼 생생하지는 않지만, 체험보다 더 큰 힘을 발휘한다. 아무리 생생한 기억이라 해도 체험 따위야 사적인 수다의 소재일 뿐이지만, 사회학적으로 공유되는 기억은 거대한 효과를 낳는다. 역사라는 기억은 우리를 국민으로 만들어주는 학교이다. 역사를 배우며 우리는 민족의 전통과 뿌리를 배웠다. - p.81

위험은 더 깊은 곳에서 자란다. 위험의 생산자는 정신줄을 놓은 관리자의 태만도, 설계상의 실수나 예측하지 못했던 돌발 변수도 아니다. 위험은 우리를 안전하게 보호해 주리라 믿었던 "무지가 아니라 지식에, 자연에 대한 불충분한 지배가 아니라 완전한 지배에, 인간이 좀처럼 알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산업시대에 확립된 규범과 객관적 제약의 체계"에 따라 브레이크 없는 기관차처럼 돌진하는 근대화의 논리 속에서 잉태된다. - p.97

부동산 가격의 변동을 통제할 만큼의 재산을 갖고 있지 못한 사람에게, 지금 살고 있는 그곳은 정주의 터가 아니라 허가받은 임시 거주지에 불과하다. 이제 대부분의 사람들은 삶 위에 터전을 짓지 않고, 등기부등본이라는 추상의 세계 위에서 잠을 자고 밥을 먹는다. 경향신문 취재팀이 발로 뛰어 밝혀낸 자료에 따르면, "세입자와 주택 보유자를 불문하고 우리나라는 인구의 19퍼센트가 매해 이사를 다닌다. 전 인구 다섯 명에 한 명꼴, 1년에 약 870만여 명이 이삿짐을 싸고 푼다는 얘기"이다. - p.117

돈으로 할 수 있는 일이 갈수록 늘어나고, 금력 앞에서 권력도 맥을 못 추는 자본주의의 법칙이 확장되는 사회에서 성공은 인생의 옵션이 아니라 정언명령과도 같다. 위인전에는 훌륭한 사람의 스토리가 담겨 있지만, 훌륭한 사람이 성공한 사람과 동의어가 된 사회에서 위인전은 돈을 향한 사람들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지 않는다. 그래서일까?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 위인전을 아동문학으로 취급한다. 위인전을 읽고 자란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 돈의 힘을, 그리고 그 힘이 제공하는 돈맛을 알게 되면 위인전을 덮는다. 위인전을 덮은 어른들이 찾는 책, 그 책을 부르는 일반명사가 자기계발서이다. - p.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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