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하지만 정겨운 일상 속에서 반짝거리는 행복을.

 

<치에코 씨의 소소한 행복>은 결혼 11년차 부부인 사쿠짱과 치에코 씨의 이야기이다. 자영업자로 구두 일을 하는 사쿠 짱과 비서 일을 하는 치에코 씨.  결혼권장만화라고 불리는 모 만화가 문득 생각났다. 좋아하는 사람과 만나서, 그와 짧지 않은 세월을 함께 보낸 뒤에도, 계속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야말로 축복이 아닐까.

 

원제를 찾아보니 泣き蟲チエ子さん. '울보 치에코 씨' 같은 제목보다는 '치에코 씨의 소소한 행복' 이라는 제목이 더 예쁘고, 내용에도 잘 어울리는 것 같다. 표지만큼이나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내용. 마스다 미리의 그림은 복잡하거나 화려하지도, 귀엽거나 예쁘지는 않지만 그녀의 이야기에 가장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 유명한 ^^; 정글만리를 읽었다. 나온 지 일 년여가 지났는데도 아직도 떠들썩함이 흐려지지 않는 걸 보면, 찬반양론이 있어 꼭 읽어야 한다고는 못하겠지만, 한번쯤 들춰볼만은 하다 싶다. 에드거 스노 <중국의 붉은 별>과 <아큐 정전>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400여페이지 세 권으로 이루어진 이 소설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송재형과 리옌링이 미국 시사주간지에서 베이징대 학생들을 상대로 한 공개 인터뷰에 참여한 이야기(대학생들의 배짱/1권), 전대광의 시안 방문(우정의 비즈니스/2권), 한국 기자들이 중국 특집을 위해 베이징대 사학과 학생들을 방문 취재+난징대학살 세미나 참가(다시, 용서는 반성의 선물/3권)하는 이야기다. :)

 

중국은 특이한 사회라 보통의 민주국가들과는 달리 조심하고 피해야 할 화제가 아주 많았다. 중국에서는 절대 입에 올려서는 안 되는 3대 금기가 있었다. 첫째 마오쩌둥에 대한 험담, 둘째 공산당에 대한 비판, 셋째 대만 독립에 대한 지지. 그리고 수많은 정치적 사회적 문젯거리들도 눈치껏 피해야 하는 지뢰였다. - 1권/p.232


"친구로 대하면 친구고, 적으로 대하면 적입니다." - 1권/p.317

 

"중국의 과거는 시안에 있고, 중국의 현재는 베이징에 있고, 중국의 미래는 상하이에 있다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2권/p.379

 

"난징사람들이 일본에 대한 증오가 얼마나 크고 뜨거우면 '일본과 전쟁이 붙으면 전 재산을 내놓겠다'고 하겠어. 그것만 가지고도 일본놈들이 얼마나 잔혹하게 30여만을 학살했는지 증거가 충분하잖아."

......

"그런 집단적 분노와 증오는 뼈저린 공동체험 없이는 형성되지 않는 거야. 유태인들의 병적이다시피 한 국가 건설 욕망의 응집력이 나치 학살의 공동 체험에서 비롯되었듯이 말야. 그건 명료한 제2의 증거가 되기에 충분해." - 3권/p.19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노래마다 눈물이 묻어있다 시인생각 한국대표 명시선 100
이기철 지음 / 시인생각 / 2013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연히 시인생각 한국대표 명시선을 몇 권째 읽고 있는데...

명시선이라서 그런지 역시 좋네요.

<노래마다 눈물이 묻어있다>는 제목이 너무 예뻐서 펼쳐들었는데,

백여 페이지 시집이 천 페이지라도 되는 것마냥 한 장 한 장 곱씹어 읽었네요.

다른 명시선도 조금씩 읽어볼까... 싶습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5 - 시오리코 씨와 인연이 이어질 때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1부 5
미카미 엔 지음, 최고은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4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부제가 스포일러를 하고 있다. 뭐, 올 것이 왔다는 느낌이지만.

그래서 이 글은 스포일러/미리니름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다이스케의 고백, 지에코가 내민 손, 그리고 시오리코의 선택.

1권부터 예정되었다고 할 수 있는, 두 사람 사이의 관계가 진전되었다. 예상했던 것이지만 담담하지만 꼼꼼한 필치로 진행되는 이야기가 퍽 만족스러웠다. 지에코와 시오리코 모녀 뿐만 아니라, 이번 편에서는 유독 '가족'에 관련된 느낌이 진하다.

 

떠나간 남편을 찾기 위해 <월간 호쇼>를 팔았다 되사기를 반복하는 부인, 병상의 아내에게 가던 도중 굳이 <블랙잭>을 구입한 남편과 그것을 바라보며 이해하지 못했던 아이, <나에게 5월을>을 둘러싼 형제 간의 갈등과 가족들이 오랫동안 지녀 온 오해…….

 

예상했듯이, 지에코는 무서운 사람이고, 그럼에도 시오리코는 선택했고, 다이스케는 귀엽다(!). 이제 반환점을 지났다고 하는데, 초반부에서는 그림자만 비치던 지에코가 과연 이대로 순순히 물러설까 하는 불안감도 살짝. 모 인물의 재등장도 겹쳐, 과연 6권은 어떤 흥미진진한 이야기일지, 비블리아 고서당 시리즈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주는 한 권이었다.

 

 

 

 

"좋아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 기뻤어요."
그녀는 망설이지 않고 분명히 말했다.
"하지만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혼란스러웠어요……. 지금까지 제 말로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생각했던 적이 없었거든요. 글자로 된 누군가의 말들에 둘러싸여있는 편이 훨씬 좋았고요."
가격을 매긴 문고본 표지를 가녀린 손가락으로 어루만졌다.
리처드 브라우티건의 『사랑의 행방The Abortion』, 신초문고. - p.13

 

"어떤 사정으로 도망친 사람이 자신이 찾아낸 곳에서 조용히 살고 싶다는 바람……, 그 마음을 모르는 건 아니에요. 하지만 도망친 사람이 있으면 남겨진 사람도 분명 존재해요. 남겨진 사람의 마음도 생각해줘야죠." - p.78

 

"지어낸 이야기 안에만 담을 수 있는 마음도 있는 거예요. 만일 세상 모든 게 현실이라면, 이야기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우리 인생은 너무나 쓸쓸할 거예요……. 현실을 풍요롭게 만들기 위해 우리는 이야기를 읽는 거예요. 분명 신야 군 아버님도 그러셨을 테고요." - p.191

 

"모르면 대답할 수 없는 일도 있어……. 어떤 답을 할지 정했더라도."
"그게 뭐야, 무슨 뜻인데?"
시오리코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오랫동안 지켜봐온 나는 안다. 답을 피하는 게 아니라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이다. 한번 그렇게 느끼면 시오리코는 절대로 입에 담지 않는다.
나는 턱을 괴고 눈앞의 친구를 뚫어져라 바라봤다.
머리는 좋지만 맹한 구석이 있고, 내성적이고 고집불통에 세상살이에도 서툴다. 가끔 뭔가 비밀을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고민할 때는 항상 진지했다. 얼버무리거나 적당히 둘러대지 않았다. - p.201

 

"빛나는 계절에 누가 그 돛을 노래했는가. 찰나의 나에게 흘러가는 시간이여……." - p.247 5월의 시, 데라야마 슈지

 

"네? 왜 날 두고 떠난다는 겁니까?"

...

"그게 아니라, 나도 같이 가면 되잖아요." - p.30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왕은 웃었다 4.5
류재빈 지음 / 파피루스(디앤씨미디어) / 2013년 7월
평점 :
품절


<왕은 웃었다> 4.5권을 읽었다. 2부가 시작되기 전의 외전으로, 두 가지 이야기- 1~4권의 본편 시점에서 미래인 '나르숀 이야기'와 과거인 '백야 이야기'가 실려 있다.


먼저 첫 번째 이야기는 솜씨 좋은 장인들의 나라 공국 소녀 나르숀의 이야기이다. 주변의 도적떼로 인해 무너져가는 공국에서는 장인이 되지 않으면 검을 잡고 나라를 지켜야 한다. 여자아이라서 나르숀은 검을 들지 않지만, 아버지는 성벽을 지키고 있으며 쌍둥이 두 동생들도 일찍부터 검을 들고 있다. 나르숀에게는 하나뿐인 언니, 예쁘장하며 제멋대로인 나르패와 장녀를 몹시 귀여워하는 어머니 역시 있다. 어쩌면 평범한, 그림처럼 그린 것처럼 화목하지도 불행으로 넘쳐흐르지도 않는, 고만고만한 가족 속에 어느날 외부인이 찾아든다. 아버지가 자신의 생명을 구해주었다면서 데리고 온 세 소년―그래, 라야와 무무와 기해이다.

 

"딱 보면 아는 건 아버지 쪽이야. 아버지가 우리보다 더 오래 사셨고, 우리보다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겪어 봤을 테니까. 아버지 말씀 새겨듣고 너무 친해지지 마. 어차피 바깥 사람이잖아. 곧 떠날 거라고." - p.63

 

무뚝뚝해 보이는 라야와 달리 입담 좋은 무무를 두고 나르패는 좋은 아이라고 하지만, 나르숀은 아버지의 충고를 따라 가깝게 지내지 않으려 한다. 존경은 하지만, 한편으로 불만도 쌓이고, 때로는 잘못도 하고. 차라리 결점 있어 완벽하게 보이는 가족상이다. 주인공 일행의 가족들이 워낙 장렬해서인지; 나르패의 반항(...)은 귀엽게 보일 정도다. 무무도, 라야도 여전하다.

나르패는 어딘가 얄밉지만 미워할 수 없는 소녀이고, 나르숀은 든든하다. 위연은 멋지다. 위연과 나르숀, 두 사람이 자아내는 일상은 참 아름답고 아기자기할 것 같다. 예술은 정말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 당장 죽게 생긴 마당에 예술이 필요한가, 생각이 들지도 모르지만― 잿개비로 가득 찬 세상, 모래 위에 그려낸 그림은 얼마나 아름다웠을까 상상한다.

 

 

두 번째, '백야 이야기'. 자애로운 부부에게서 태어난 군석을 지닌 소녀는, 부모가 고른 보좌가 될 만한 소녀 두 명과 함께 성장하여 왕이 되고 그들을 군위로 맞아들인다. 그리고 그녀―화왕 아래 찾아든 군석을 지닌 아이. 보통 왕은 찬탈 등을 염려하여 군석을 지닌 아이를 거두지 않지만, 화왕은 아이―백아를 받아들인다. 백아는 군위들에게서 나라의 운영에 관련된 것을 배우고, 화왕에게서 자애를 배웠다. 그러나 그 무조건적인 용서를 내리는 넓고 따뜻한 마음은, 그녀 치세에서 첫 번째 살인자가 나타나면서 일그러지고 만다.


사형 제도는 아직도 찬반 논란이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죄에 벌이 없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죄인을 어떻게 처벌해야 하는가? 미나토 가나에의 <고백>에서는 '법을 어겼을 때의 처벌이 없다(고 여겨진다)면' 어떻게 되는지 교실을 통해 그려내었다. <백아 이야기>에서는 법을 만들었으며, 법을 어겼을 때 처벌을 내려야 할 주체가 차가운 잣대 대신 지나친 관용을 보일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보여 준다.

 

"……용서는 남이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니에요."
화왕이 지친 눈길로 백아를 응시했다.
"용서라는 것은 가해자가 죗값을 치르고 난 후에,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 결정해야 할 일이에요. 그들만이 죄를 지은 자들을 용서할지 말지를 정할 수 있지, 우리같이 전혀 연관이 없는 사람들이 끼어들고 간섭해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에요. 우리는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 더 억울하지 않도록, 더 속상하지 않도록, 더 원통하지 않도록, 죄를 지은 자들이 더 이상 죄를 지을 수 없도록, 죄를 지을 생각을 못 하도록 법을 바로 세우고, 피해자들을 늘리지 않도록 해야 할 뿐이에요." - p.293

 

"제가 보복 살인을 한 것이 죄라면, 그것은 저의 죄가 아닙니다!"
해나는 무릎을 꿇었지만 허리를 꼿꼿이 세운 채 말했다.
"어머니를 잃은 딸의 심정을 헤아리지 못하고, 불우한 시절을 보냈다는 것만으로 동정을 일삼아 법을 가벼이 여겨, 살인범을 벌하지 않고 내보낸 왕의 잘못이지요!" - p.308

 

"나와 같이 가자."
떨리는 갠지의 어꺠에 백아는 얼굴을 묻고 속삭였다.
"군석은 다시금 열릴 거야. 그때 내 나라를 너에게 보여 줄게. 내가 그토록 원했던 나라를 어떻게 이끌어 가는지 보여 줄게. 내 곁에 서서 지켜봐 줘. 내가 어떤 왕이 되어 가는지, 어떤 나라를 만드는지, 군석이 어떤 색을 가지는지 나라의 이름은 무엇으로 정하는지 네가 지켜봐 줘. 그러다 내가 잘못된 길을 걸어 나가거든 네가 말해 줘. 오늘 내가 했던 것처럼, '왕께서는 잘못하고 계신 겁니다'라고." - p.340

 

5권은 언제쯤 나와줄까. <왕은 웃었다>의 이어질 이야기에 한층 더 기대를 품게 된, 본편에 비해서는 얇지만 짧지 않은 한 권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