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에이미의 우울 4 (완결) 에이미의 우울 4
nigudal 지음 / 조아라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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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미의 우울>은 험프리 공작과 재혼한 어머니를 따라 공작가에서 살고 있는 여주인공 에이미 엘리스가 학술원에서 공부하고 있는 친구 레슬리 폭스와 주고받는 편지들로 이루어진 서간체 소설이다. 장르는 로맨스이지만, 연애하는 건 주인공 에이미가 아니라 험프리 공작과 전처 사이의 딸인 의붓자매 바이올라이며 편지를 주고받는 두 주인공은 사랑은 들어가지 않아도 멋진 친구다. 이런 편지를 쓸 수 있는 친구가 있다면 얼마나 멋질까 싶은.


그리고 완결권이다.


※스포일러 주의


네 권에 다다르는 짧지 않은 여정의 시작부터 악역이었으며, 끝까지 악연인 험프리 가문과의 인연이―일단 그 집안 소유인 마검을 포함하여 드디어 끝이 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주인공 에이미는 종횡무진 활약하지만(사실 좀 막 나가지만) 사실 4권의 주인공을 한 명 고르라면 에이미의 어머니 발렌티나를 꼽겠다.


'시골 여자'인 발렌티나는 에이미의 아버지와 사별한 후, 마찬가지로 아내와 사별한 험프리 공작과 결혼했다. 쌍둥이 아이를 낳고 사교계에서 확고하게 자리잡았으면서도 공작가 사람들에게 한결같이 냉대받아온 그녀는, 애초에 재혼을 결심하게 했던 딸 에이미가 마검을 쥐었다는 이유로 소문에 떠밀려 의붓아들과 강제결혼에까지 몰리게 되자 드디어(!) 이혼장을 내던진다. 이혼 소송으로 악역들이 시도한 최후의 발악 아닌 발악을 에이미가 시원하게 깨부수고, 그간 험프리 공작가에서 발렌티나에게 해 온 처사를 낱낱히 밝혀내는 결말은, 한 마디로 '사이다'. 그리고 로맨스로도, 바이올라는 결국 애인의 곁으로 달려가게 되니 해피엔딩이라면 해피엔딩이다.


서간체라는 다소 독특한 분위기 속, 이곳저곳 사건을 몰고 다니는 에이미와 편지 너머에서 발을 동동 구르는(?) 레슬리의 우정을 즐길 수 있는 재미있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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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세트] 아빠 둘, 엄마 셋 (총2권/완결) - 제로노블 033
홍해리 / 제로노블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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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 끝에 아빠 둘과 엄마 셋을 갖게 되고 이런저런 사건에 부딪치지만, 결국 모든 길은 동물의 말을 알아듣는 능력으로 통하게 되는 여주인공 로잘리 듀디의 이야기입니다.


우선 제목의 아빠 둘 엄마 셋이란,

(엄마1) 친모, 남성 편력이 화려한 직업모델 마델린 듀디.

(아빠1) 친부, 사귀던 이들 중 가장 외모가 빼어나 아기 아버지로 선택된 리지우드 백작.

(엄마2) 양모, 친부가 전처와 사별하고 친모와 사귀다 헤어진 후 재혼한 리지우드 백작부인.

(아빠2) 친모의 옛 애인으로 교제기간이 겹쳐서 본인이 친부라고 착각하는 황제(그러나 로잘리가 닮은 건 친조모가 황제의 이복누이라서...).

(엄마3) 병약한 황태자의 친모로 사생아 황녀를 거슬려하는 황후.


그냥 가정이라도 문제일 텐데 착각 중인 사람이 황제이고 걸린 게 황위계승권이고, 챕터마다 일어나는 이벤트로는 황궁에서 일어난 살인사건·타국과의 교역문제 등 꽤 복잡해질 수 있는 사건이 불쑥...

그러나 소설 자체는 전혀 무겁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런 설정인데 너무 가볍지 않나 싶을 정도예요. 로잘리가 황녀가 아니라는 게 밝혀지면 큰일일 거라고 초반에 운을 띄우는데... 황궁에 필수로 따라오는 음모며 알력 다툼 같은 것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지만 손쉽게 해결해나가는 덕에 심각함은 갈수록 흐려지고 엔딩은 아주 해피합니다.


무거운 설정과 로맨스보다는 동물과 이야기하는 여주라는 특이한 점에 집중해서 아기자기하니 귀엽다 하고 가볍게 읽을만한 소설입니다. 위기감은... 처음 사건때는 그래도 좀 긴장을 했던 것 같은데, 나중에는 용사 파티를 꾸려 마왕을 토벌하러 가는(본작에 마왕이 나오지는 않습니다. 비유예요) 메인퀘스트 급의 사건을 진행하는데도 메르헨 동산을 찾아가는 느낌으로 읽게 되어서(...) 진지함을 기대하신다면... 글쎄요.


개인적으로는 연재 때 읽고(책이 나오길 기다린 건 아니지만 책 소개를 보고 기억이 나서 다시 읽고싶어져서 구매했습니다.) 동물과 여주인공의 케미가 참 좋았더라 싶었는데 다시 읽고 난 후에도 똑같이 동물과 여주인공이 참 좋았습니다. ...사실 로맨스판타지 장르인데도 로잘리가 연애하는 건 그다지 기억에 안 남았고 세 남주 후보 중에서 딱히 미는 캐릭터가 없었던 것도 아니고 비중이 없다고는 못할 텐데 연애보다 동물이랑 노는 게 더 재밌단 기분으로 봐서인지 로맨스에 영 집중이 안 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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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꿀벌과 천둥
온다 리쿠 지음, 김선영 옮김 / 현대문학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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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키상과 서점대상을 동시에 수상한 작품답게 국내 출판 전부터 알고 있던 (표지만 스쳐간 것에 가깝지만) 온다 리쿠의 신작. 믿고 보는 작가에, 피아노라는 소재도 흥미로워서 전자책 발매소식을 듣고 반갑게 구매했습니다.


'천재 소년 피아니스트'의 등장 외에 가능한 한 사전정보를 얻지 않으려 노력하며 클릭한 책은, 그런 결정을 후회하지 않게 하기에 충분했습니다.개인적으로 온다 리쿠의 작품들은 읽기 시작하면 멈출 수 없는 흡입력을 느끼곤 하는데 이 책도 마찬가지여서, '역시 온다 리쿠'라는 감탄사가 나오더군요. 소설을 읽기 시작할 때만 해도 곳곳에서 드문드문 고개를 내미는 곡들을 찾아서 들으면서 읽을까, 라고 생각했지만, 읽다보니 곡을 찾고 들으며 멈춰서는 시간조차 아깝게 느껴져 정신없이 다음 장을 넘기며 활자 속의 음악을 한껏 즐겼습니다.


※스포일러 주의


<벌꿀과 천둥>은 목차만 봐도 짐작할 수 있듯, '요시가에 피아노 콩쿠르'를 예선부터 본선까지 이어갑니다. 콩쿠르의 주역이라고 할 만한 캐릭터는 넷, 현실과 타협했으나 다시금 꿈을 쫓는 한 걸음을 내디딘 가구점 점원 다카시마 아카시, 천재적이면서도 계산적이기까지 한 줄리어드의 유명인 마사루 카를로스 레비 아나톨, 어머니를 잃고 한 번 피아노로부터 멀어졌지만 다시금 무대에 오르게 된 에이덴 아야, 저명한 피아니스트의 제자이지만 제대로 된 경력 없이 오로지 충격적이라는 말로 갈음될 피아노 연주를 내보인 가자마 진.


읽는 것은 분명 글자인데, 이들을 비롯한 참가자들의 연주 장면들에서는 마치 피아노 연주를 듣는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아는 곡은 멜로디를 떠올리며, 모르는 곡은 멜로디를 상상하며 눈과 (마음 속의) 귀가 함께 즐거운 독서 시간이었습니다. 온다 리쿠를 좋아한다면, 피아노를 좋아한다면, 꼭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싶은 소설입니다.


읽으면서 처음 마음이 간 건 에이덴 아야였습니다. 신동 속의 천재로 승승장구하던 소녀가 딸이자 연주자로서 소중한 지지자이자 비호자이던 어머니를 잃고 무대 밖으로 도망치게 된 것은 안타까웠고, 결국 피아노 앞에 다시 앉게 된 것은 반가웠고, 썩 달갑지 않으면서도 콩쿠르 출장을 결심하자 기대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곳에서 까맣게 잊고 있던 옛 소꿉친구와의 재회와 과거의 자신을 떠올리게 만드는 천재와의 만남, 그로 인해 무섭도록 진화해 가는 모습은 경이적이었지요. 특이하다고 하면 가자마 진이겠지만, 피아니스트이면서 한 때는 피아니스트가 아니었던, 그럼에도 천재인 에이덴 아야의 개인 서사는 <꿀벌과 천둥> 속에서 제일 짙게 마음을 끌어당겼습니다.


반대로 가자마 진은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장면장면이 쌓여 시선을 떼놓을 수 없다고 할까, 갈수록 마음이 갔습니다. 처음 그를 격렬하게 거부하던 심사위원이 끝에는 그를 향한 기대를 감추지 않은 것과 비슷한 심정일까요. 저명한 피아니스트의 제자이지만, 음악계 밖에서 자라난 또 한 명의 천재 피아니스트. 자신의 피아노조차 갖지 못하고 유랑하는 아버지를 따라다니는, 그 어떤 참가자들과도 다른 이질적인 환경이 오히려 빛나게 한 재능은 눈부십니다. 솟구치는 충동에 피아노 곁으로 무작정 돌진하는 모습이나 피아노 대회 중에 꽃꽂이에 열중하는 엉뚱함은 콩쿠르를 기점으로 피아노 연주가로서의 두 번째 발걸음을 내디디게 된 그가 과연 어떤 피아니스트가 될지 기대하게 됩니다. '음악을 밖으로 데리고 나가'는 꿈을 그는 과연 이룰 수 있을까요? 어떻게 이루게 될까요? 앞날이 좋은 의미로도 나쁜 의미로도 전혀 예상이 되지 않는 가자마 진, 그리고 그와 함께하며 재능을 개화시킨 이들과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현실과 타협하여 악기점 점원이 되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아이를 얻고 다시금 꿈에 도전하게 된 다카시마 아카시의 실력은 평범하지 않지만 한 번 떠났던 꿈에게 돌아간다는 구도는 흔하지만 따뜻한 울림을 느끼게 합니다. 자신의 지나간 시간은 결코 헛되지 않았다 말하듯, 비록 끝까지 남진 못해도 작곡가 연주상을 거머쥔 모습이 강렬했습니다. 에이덴 아야나 카자마 진처럼 첫눈에 번쩍이진 않아도, 그는 나름으로 빛나겠지요.


사실 넷 중에 작중 무게로 무시할 수 없지만 신기할 정도로 응원하고픈 생각이 들지 않는 캐릭터도 있었습니다. 에이덴 아야나 가자마 진과 닮은 천재이면서도 철저하게 계산적인, 천재인데도 왠지 지나치게 자유로운 천재 둘과 함께 놓고 보면 수재 타입인가? 싶은 마사루 카를로스 레비 아나톨입니다. 그라고 해서 늘 이기는 인생을 살아온 것은 아닙니다만, 괴로워서 피아노로부터 도망쳤던 에이덴 아야의 좌절, 자유가 곧 장점이자 단점이 될 수 있는 가자마 진과 달리 지나치게 약점이 보이지 않아서일까요. 그의 연주 장면 역시 멋졌지만, 이미 다른 두 천재에게 마음을 빼앗긴 독자에게 그까지 담을 자리가 없어서일까요.


유튜브에 원제 '蜜蜂と遠雷'로 검색해보니 작중 곡들을 정리한 플레이리스트가 여럿 나와서, 이번에는 상상만이 아닌 실제 음악과 함께 <꿀벌과 천둥>을 곱씹어 보려 합니다. 아마 허겁지겁 읽어내린 지금 이 순간의 감상과 두 번째 읽은 후의 감상은 또 다르지 않을까, 연주 장면들과 곡들이 어찌 다가올까, 기대됩니다.



음악이 달려간다.
이 축복받은 세상 속에서 한 사람의 음악이, 하나의 음악이, 고요한 아침을 가르며 바람처럼 멀어져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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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마 진을 응원합니다. 그의 길은 막 시작되었을 뿐이고,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 지 알 수 없습니다. 무한한 가능성이란 기회임과 동시에 위기이기도 하다 생각해서, 이 불안을 기우라며 경쾌하게 떨치고 ‘음악을 밖으로 데리고 나가‘는 꿈의 종착점을 부디 그답게 맺어주기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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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하가 : 단아궁의 꽃 03 (완결) 하가 : 단아궁의 꽃 3
박미정 지음 / 피플앤스토리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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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정 작가님의 필력이 돋보이는 동양시대물. 스토리적으로는 깔끔한 완결이지만 주인공 커플의 소소한 뒷이야기가 없는 게 조금 아쉬워서 별은 하나 뺀다. 재미있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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