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초절 기교에 안긴 밤
신이진 지음 / 벨벳루즈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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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만나 친구가 된 두 연주자, 연우와 아현.

사고 이후 피아노를 연주할 수 없게 되었고 여전히 상처를 치유하지 못하고 있는 아현 앞에,

바이올리니스트로 성공한 연우가 나타나는데…



※ 스포일러 주의



거두절미하고 이 소설을 한 마디로 말하자면, 빠릅니다.

제목에 초절기교가 들어갑니다만 저한테는 프레스토(제일 빠른 악상기호) 예요.


남주와 여주는 어린 시절 만났었지만 오랜 시절 쌓아온 절친함(X) 특별한 인연(O)입니다.

재회하자마자 남주 쪽에서 밀어붙이고 여주 쪽에서 받아들여서 순식간에 엔딩(?).

이제 경기가 시작된다고 공이 던져지는가 싶더니 휘슬이 울린다고 할까요.

바로 남주 쪽의 사연이 풀리고 이제 여주의 재기가 메인스토리가 되지만,

두 사람의 관계 자체는 시작하자마자 게임이 끝나버렸습니다(프로포즈 완료).


남주는 두 사람의 관계에서도 그렇고 여주의 재활에 있어서도 그야말로 휙휙 밀어붙이고, 진도가 휙휙 나아가는데...

여주가 지금까지 홀로 아파해 온 세월은 무엇이었나 싶을 정도로, 딱히 고난이랄 게 없어 상처의 무게가 가볍게 느껴질 지경입니다.

큰 돌부리라거나 틈이라거나 할 게 없이 좀 울퉁불퉁은 해도 다 다듬어진 길을 나아간달까요.


여주의 연주 장면이 좋았습니다.

서브라기엔 비중이 너무 없는 남조가, 의사로서는 좀 무신경해 보이는 발언을 하는데(...)

남주가 연주자이기에 여주에게 해줄 수 있는 부분, 두 사람이 서로 공감하는 부분도 좋았고요.

피아노를 다시 치겠다고 결심하고, 연주하는 모습이 예뻤습니다.


남주 캐릭터도 좋았습니다.

어린 시절의 첫사랑인 여주를 한결같이 좋아해왔고, 음악에도 한결같은 바이올리니스트.

뭔가 이런 남주가 나오면 집안문제 같은 게 옵션일 것 같은데 그런 것도 전혀 없고...

남조와의 신경전이 살짝 나오긴 하는데 잘 해결됩니다.

최고 악역은 여주의 병실에 무례하게 들어왔던 기자라고 생각합니다...


한 호흡 휴식하며 감정을 따라갈 수 있는 여유가 없는 것이 단점인듯 싶습니다.

사건 위주의 스피디한 전개라면 몰라도 여주인공의 치유가 주된 소재다보니...

달달한 분위기며 캐릭터들은 좋은데, 좀 더 분량을 넉넉하게 하여 풀어내었다면 더 좋았지 않을까 아쉬움이 남는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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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초절 기교에 안긴 밤
신이진 지음 / 벨벳루즈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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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연주자로서 친구가 된 두 사람. 사고로 피아노를 포기한 여주와 유명한 바이올리니스트가 된 남주가 재회하여 맺어지고, 다시 피아노를 향해 한 발짝 한 발짝 나아가는 여주와 곁에서 지지해주는 남주의 이야기입니다.
단편이라서 각오했지만 역시나 진행이 너무 빠른 게 단점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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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세트] 당신, 그 사람 맞죠? (총3권/완결)
정여름 / 누보로망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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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 전, 수희는 돌아가신 부모님이 사채업자에게 진 빚을 다 못 갚아 빚 대신 잡혀 팔려가는 길에 도망쳤다. 우연히 만난 남자가 그녀를 도와주고 숨어 살라 말해 주었고, 수희는 자신의 이름을 버린 채 살아가다 식당 아주머니의 잃어버린 딸의 이름을 받아 이가영으로서 살게 된다. 이가영이라는 이름으로 치열하게 살아간 지 9년, 로펌 변호사가 된 수희는 14년 전 그 남자―정확히는 그와 같은 듯한 반지를 낀 남자에게 전해달라며 명함을 내미는데…



※ 스포일러 주의



세 권의 소설이지만 첫 번째 권은 맛보기 형식으로 짧아서, 그리 분량이 길지는 않습니다. 작가님 필력이 좋아서 이야기 자체는 술술 읽히는 편이네요. 두 사람, 수희와 요한이 스치듯 만나고, 다시금 재회하여, 수희가 끊임없이 자신과 요한에게 묻습니다. <당신, 그 사람 맞죠?> 요한이 수희를 마주보기까지, 수희가 요한에게 고백(?)하고 그 후에도, 질문은 계속됩니다.


은인을 찾고 싶다는 일념으로 행동하는 수희는 뭔가 변호사라기에는 많이 어리버리한 인상입니다. 하지만 부모님을 잃고, 갑작스럽게 사채업자에게 팔려갈 뻔하고, 신분을 숨기며 살아가다, 새로운 이름을 얻기까지의 과정이 다사다난하다보니 감정적으로 자라기에는 메마른 환경이라고 할까... 목표만 보고 한 길로 달려온 느낌이라서, 저렇지 않을까 납득이 됩니다.

어딘가 어린 느낌도, 가영은 자라났지만 가영 속의 진짜 수희는 숨은 채 성장할 기회가 없었다고 할까요. 당장 다른 사람의 이름을 쓰고 있다는 약점도 영향이 없지 않았을 테고요. 이가영으로서의 인생을 정성들여 쌓아올려도, 그 아래 있는 근본이 거짓이라, 어느 날이건 우르르 무너질 수 있는 것이니까요. 실제로 작중에서 그런 위기가 찾아오기도 했었고요.


한편으로 요한 역시 수희와 만났을 당시, 수희에게 선의를 베풀었지만 본질적으로 그가 세상을 대하는 방식은 어느 쪽인가 하면 악의에 가까웠습니다. 수희가 떳떳한 일을 선택한 반면, 그는 정 반대의 일을 선택했고요. 둘 모두 각자의 분야에서 일각을 이루었다(?)는 점을 보면 노력한 점을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만, 역시 요한이 왜 하필 저런 일을 선택해야만 했는가 씁쓸함이 느껴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사실 수희가 저리 순수하게 남을 수 있었던 건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했기에 더욱. 요한이 도망치는 수희를 도와주지 않았다면, 식당 아주머니가 죽은 딸의 사망보험금 대신 수희를 죽은 딸로 생존신고를 해 주어 살아가라 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수희는 없었겠지요. 수희의 인생에는 은인이 있지만, 요한의 인생에 은인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이야기의 시작부터 두 사람은 극과 극의 세계에서 살아가고 있으므로, 법조인이 된 수희가 요한의 직업이 무엇인지 알게 되면 어떻게 될 것인가가 걱정되지 않을 수 없는 이야기인데요. 이 부분을 기대했다면 아쉽게도, 수희는 요한의 직업을 끝까지 모릅니다. 두 사람 연애의 본격적인 시작(...)이 엔딩이라서요. 엔딩 자체는 좋지만, 역시 이 둘의 관계가 너무 위태롭게 느껴져서 불안하기도 한 완결입니다. 다 읽고 나니 이야기가 더 진행되면 두 사람이 새로운 비극을 만나게 될 것 같아서 작가님이 여기서 끝맺으신 게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지만, 어쨌든 끝까지 몰입해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수희 중심 본편에서 궁금했던 요한 시점의 외전까지, 깔끔하게 끝나서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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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세트] 당신, 그 사람 맞죠? (총3권/완결)
정여름 / 누보로망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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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 전, 도망치는 수희를 도왔던 요한. 은인을 찾는 것만 생각하고 살아온 끝에 변호사가 된 수희와, 다리를 잃고 완벽하게 나쁜 길을 택하여 암흑가 인물이 된 요한이 재회한 이야기. 작가님 필력이 좋아서 술술 읽히네요. 끝까지 요한이 확답을 안 준 것, 요한 시점 외전이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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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다시 한 번
시온 지음 / 에피루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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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정현우와 최사희는 사귀었고

1년, 두 사람이 헤어진 뒤 시간이 흘렀다.

현우는 법무법인 대표의 딸인 직장 동료 지연과 관계를 가지면서도 결혼에는 냉소적이고,

사희는 6개월 결혼 생활의 종지부를 찍기 위해 이혼 전문 변호사인 지연을 방문하게 된다.



※스포일러 주의



어느 날 갑자기 헤어지자 선언하고 사라져버렸던 사희와 직장에서 재회한 현우.

사희와 현우의 과거, 두 사람이 어째서 헤어졌는가, 사희는 그간 어떻게 결혼을 했고 이혼하려 하는 것인가, 현우와 지연은 어떻게 되는가…… 하는 궁금증으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사희를 잊지 못하고, 사희에게 다가가는 직진남 현우와 달리 사희는 고아이며 이혼녀라는 입장을 이유로 현우에게서 도망치려 합니다. 하지만 사희가 현우를 사랑하지 않는 것은 아니어서, 우여곡절 끝에 둘은 다시 재결합하게 됩니다. 전체적으로 신파 분위기의 재회물이예요.

남주와 여조가 법조인이라서인지 키워드에 법조계가 들어가 있긴 하지만, 법조계 자체가 다뤄진다기보다는, 법원 갔던/갈 사건들(두 사람이 만나게 된 과거와 재회하게 된 현재와)이 스토리 중심 사건 역할을 하는 것에 가깝습니다. 법정 이야기가 깊이있게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재미있었어요.


두 사람의 관계 사이에 비중있는 조연 캐릭터는 셋 등장합니다. 읽으면서 조연 캐릭터에 대해 이것저것 생각하는 게 많아서 사족 같습니다만, 길어졌습니다.


남주의 동료이자 여주의 변호사, 문지연. 현우를 좋아하는 지연은 그렇잖아도 현우 쪽은 지연과 일탈을 저지르긴 했어도 그 이상 관계를 진전시킬 생각은 없다는 태도인데, 옛 연인이 이혼한다며 나타나기까지 했으니... 현우 어머니를 찾아가거나 사희에게 견제를 하거나 하면서 긴장감을 조성합니다.

그러나 지연은 현우를 두고 사희와 경쟁하기 이전에 사희를 대변하는 변호사이며, 사희의 마음이 깊은 것을 안 후에는(+시어머니 될 분의 실체를 접한 후에는) 깔끔하게 물러납니다. 오히려 도움도 줍니다.


사희와 현우가 헤어지게 된 원인, 두 사람의 관계에 있어 최종적인 벽은 바로 현우의 어머니였습니다.

과거에 사희가 단지 고아라는 이유로 자신의 며느리로 인정할 수 없다며, 그녀의 약점이 가족인 것을 알고 사희가 떠나지 않으면 아들 하나 없는 셈 치겠다며 돈봉투를 건넸던 사람. 지연과 함께 사희를 만난 지금도 태도는 변함이 없는데... 마지막에도 온갖 아픈 말을 쏟아내는데 기가 질리더군요.

그런데 에필로그에서는 임신해서 입덧하자마자 바로 며늘아 며늘아...출산하자 친정엄마 역할, 아이를 외할머니 몫까지 사랑해줬다는 언급까지. 사람은 변할 수 있고 사희가 그간 꾸준히 찾아갔다는 서술이 있지만 그래도 태도 전환이 너무 급했습니다. 고아라는 편견 하나로 헤어지라 돈봉투를 내밀고 고아에 이혼녀이기까지 하다고 그렇게 악담을 했던 캐릭터 어디 갔나요. 에필로그는 '사희가 인정받아 결혼식을 올렸다'가 아니라 '현우 어머니 캐릭터가 무너졌다'에 가깝게 느껴졌습니다. 아이가 고부갈등의 히든카드로 보이는 것도 좀 거북했고요.


마지막에 현우 어머니가 너무 급 돌변해서일까요. 지연이 처음에 현우를 좋아하고 붙잡으려 하고 사희에게 견제를 하나 싶더니 돌연 사희를 도운 것까지 생각나면서...

캐릭터들이 마치 사건 진행 동안은 악역을 맡아야 해서 악역인 척 굴었지만 그건 진심으로 두 사람 관계를 반대해서 한 행동이 아닌, 그냥 극에서 반대를 해야 해서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한 건가 싶기까지 하더라고요.

일관된 악역 캐릭터라면 사희의 전남편인데, 온갖 가정폭력을 자행하여 살인미수 지경까지 이르렀는데도 제대로 된 처벌은 받지 않고 마지막까지 퍽 멀쩡해 보이는 게(심지어 번듯한 치과의사) 리얼하다 해야 할지.

사희와 현우의 캐릭터는 나쁘지 않았고 무난하게 읽혔지만 에필로그의 (조연의) 급반전 인상이 강해 아쉬움이 많이 남은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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