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군복의 신부
토가시 세이야 지음, 스즈카와 마코토 그림, 이아미 옮김 / 코르셋노블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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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일러 주의


여주는 블란쳇 자작가의 장녀 레이스리네.

전 국왕의 측실로 자신이 태어나기 전 세상을 떠난 고모, 레슬리 블란쳇을 꼭 닮은 여아이지만

레슬리를 암살했다고 알려진, 정권을 장악해 가는 왕비가 레슬리와 닮은 레이스리네와 블란쳇 자작가에 해를 가할까 우려하여 남장한 채 레이스라는 이름으로 성장.

그러나 열두 살 때, 일라이어스가 국왕이 되어 어머니와 재상을 실각시키자 여성으로 되돌려진다. 남자로 키워져 여자의 생활이 답답하던 레이스리네는 열여덟 살 때 남녀 구별 없이 모집되는 좌익군 병사에 지원, 외가 쪽 친척 코제트 남작가의 양녀라는 신분으로 입대.

임무로 가면무도회에 참석하며 머리를 검은색으로 염색하도록 들어―평소 갈색으로 염색하고 있던 머리를 본래 색으로 되돌리게 된다.


한편 여주를 지명해 임무를 내린 국왕, 일라이어스.

아들을 꼭두각시로 여겨 인형처럼 키우던 왕비가 아닌, 자신을 사랑해 준 측실 레슬리를 어머니처럼 여겼고 그녀의 죽음에 충격을 받아 일곱 살에 처음으로 증오를 느낀 그는 이윽고 국왕이 되어 왕비와 재상을 실각시켰다.

왕비는 왕태자를 낳았기에 권력을 쥐었으므로, 그 뒤 일어난 비극이 자신이 원흉이라고 생각하는 그는 행복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 레이스리네를 측실로 들이고 관계를 맺었으면서도 마지막 한 발만은 내딛지 못하는데

그리고 가면무도회 임무 때 레이스로서 만나고, 레이스리네가 후궁에 들어온 뒤에도 계속 만나며, 어느샌가 레이스리네의 마음이 가는 정보국 특수 부대 소속이라는 의문의 남자, 버드―



시리즈 세 번째 이야기이며 완결권이라는 것은 압니다만, 시리즈 이전 편을 읽지 않고 이 소설에 관심이 가서 읽었습니다.

작가의 집필 순서, 혹은 권장 순서대로 읽어야 재미있는 작품이 있고 그렇지 않으면 읽기 힘들거나 재미가 적게 느껴지는 작품이 있는데 이 작품은 전적으로 후자입니다.

전작들의 캐릭터들이 등장하고, 전작 사건들은 과거에 있었던 이야기인 셈인데, 아마 전작을 봤으면 반가웠을 내용이 이 이야기로 처음 접한 독자로서는 정보량만 많아지고 스포일러를 먼저 당해버려 전작을 읽기도 미묘합니다. (그냥 리뷰 등으로 아는 것과 이것과는 또 좀 다른 느낌이라...)

이야기 분위기도 전체적으로 시리즈 완결권으로 마무리짓는 인상이 가까워서, 여주 레이스리네는 몰라도 이전 권부터 등장했을 남주 일라이어스는 (이야기 구성상 분량이 적을 수밖에 없는 것을 감안하여도) 상대적으로 인상이 흐립니다.

꽤 긴 세월을 들인 계략남이고 집착남이기도 한데 전작에 이미 등장했을 부분이라 반복을 염려하신 건지, 작중에서 그런 면모가 느껴진다기보다 그냥 캐릭터들이 그렇다고 하는군...에 가까운.


메인 스토리는 여주와 남주의 선대에서부터 이어지는 인연과 사건의 해결입니다.

정확하게는 남주 부친의 측실인 여주의 고모를 죽인 진짜 범인을 찾는 것입니다.

사건 해결을 위해 여주는 남주의 측실이 되고, 남주의 과거에 대해 알아가게 됩니다.

(사건 자체의 범인이며 진실이 엄청나게 특이하거나 한 것은 아닙니다)

제목 <군복의 신부> 답게, 여주가 군인으로서 활약할 수 있는 장면이 나온 건 좋았어요.

그래서 상대적으로 남주가......

전작을 읽고 이미 일라이어스라는 캐릭터를 알고 있었다면 아마 다른 감상이었을 것 같아서 아쉽습니다.

주인공이 다르다고 해도 시리즈 후속권을 접할 때는 좀 더 망설이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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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한 남자와 두 번의 결혼 (외전 증보판)
봉다미 지음 / 동아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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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생기고 끼가 넘쳐나는 대학생과 평범한 대학생 두 사람의 결혼, 그리고 이혼, 그리고 재회.


※스포일러 주의


선우도현과 윤정서, 두 사람의 이혼으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그러나 제목에서 짐작했듯이 둘은 다시 만나고, 다행히 헤어진 세월은 약이 되어 주었습니다. 결혼하였지만 오히려 외로움이 더해갔던, 결혼했으면서도 본인에 대해 정확히 밝히지 않았던, 두 사람은 8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후에야 재회하여 서로를 마주보게 됩니다.


"날 사랑하긴 했어요?"

"사랑하지도 않는 여자를 어떻게 안아?"


참 징하게 꼬였던 두 사람입니다. 사실 여주의 경우 이런 오해를 할 법하다 싶었던 반면 남주는 사귀기만 한 게 아니고 결혼까지 했는데도 자신에 대해 하나도 안 털어놓은 건가 싶어서 많이 놀랐습니다. 신뢰의 증거가 꼭 모든 비밀을 밝히는 건 아니라지만, 이쯤되면 사기결혼 수준 아닌가요. 다행인지 여주 쪽 부모님은 남주가 이야기하지 않아도 남주에 대해 알고 있었다고 언급되지만... 만약 몰랐다고 하면;


소설은 세월이 흐르며 변한 두 사람이 서로에게 진짜 속마음을 털어놓고, 재결합하는 과정을 그립니다. 남주 행적에 대한 건 오해이니 억울하다 싶을 수도 있겠는데, 남주 자체가 숨긴 진실의 임팩트가 너무 커서 종류는 다르지만 잘못한 건 맞으니 열심히 굴러도 그러려니 싶은 느낌이네요. 뭔가 사건이 일어난다기보다는, 시종 두 사람 간의 감정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처음에 비중있을 듯 등장했던 여조는 두 사람의 이혼에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치긴 했지만, 현재에는 별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오히려 현재 두 사람이 각자 자기 길을 찾고 관계까지 복구해낸 것에 비하자면 현재 처지가(...). 초반과 남주 과거사에 빼놓을 수 없는 캐릭터이긴 합니다만 그뿐입니다. 남주 과거사 캐릭터들도 비슷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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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노 모어 프린스(No more prince)
밀밭 / 이지콘텐츠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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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의 주요 인물(?)은 셋입니다. 드래건, 공주님, 왕자님. 드래건은 악역이며 공주님은 애처롭게 구원을 기다리며 왕자님은 용감하게 도전해야 할 것 같지만... 제목은 이 전형적인 구도를 비틉니다. <노 모어 프린스(No more Prince)>. 이 소설은 왕자님을 기다리긴 커녕 더 이상 필요 없다 외치는, 드래건을 노리는 공주님 이야기입니다.


공주님 미카엘라의 시원시원한 성격, 방황 끝에 그녀를 받아들이는 드래건 제노의 관계를 더 깊게 하는 것은 드래건의 전 계약자이자 미카엘라의 어머니, 미스테리한 면모를 보이는, 공주이자 왕비였던 힐디안의 존재입니다. 작중에서 현재진행형으로 고인이지만, 제노에 대해서도 미카엘라에 대해서도 의미심장한 장치를 남겨 두고 갔기에 비중 자체는 크지 않아도 존재감이 짙습니다.


그리고 정 반대로... 정말이지 찌질함으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공주인 힐디안과 결혼해 왕이 된 전 귀족, 힐디안 사후 자신보다 정통성 있는 공주 미카엘라를 드래건과 함께 추방해 놓고 청년들을 보내대더니 이제는 미카엘라를 공주에서 폐하기까지 한 왕(친아버지 맞음). 이 캐릭터에게 미카엘라 대신 뭔가 복수를 좀 해줬으면 했는데 왕은 존재감이 정말 공기같아서 관련 에피소드도 없군요. 이런 캐릭터에 그렇잖아도 짧은 단편 속 글자수가 할애되지 않아 다행인 듯한, 인과응보가 없는 듯해 아쉬운 듯한.


소재와 캐릭터가 좋고 재밌게 읽은 탓에 단편인 게 아쉬울 정도로 만족스럽게 읽은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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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갈래길 2 (완결) 갈래길 2
서은송 / FEEL(필)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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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주의


<갈래길>의 완결권입니다.

율리와 형제들, 에윈과 황위 다툼, 그리고 엔딩.


작중 내내 율리가 품고 있는 소망은 단 하나입니다. 그것은 어떤 의미로 사랑에 근원을 두고 있지만, 다른 의미의 사랑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내려놓아야 할 듯합니다. 율리 '혼자' 이뤄내야 할 소망은, 에윈과 '함께' 이뤄낼 수 없는 것처럼 비치기 때문입니다. 율리의 선택은 과연 어느 쪽이 될지, 독자로서 두근두근 지켜봐온 결과가 나왔습니다.


"세상에는 그런 일들이 있지. 남이 대신해 줄 수 없는 일. 내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자신이 해내야만 의미가 있는 일들."

"내게는 복수였지. 난 복수를, 그 평생의 염원을 내 손으로 이뤄 냈어. 그런데 너에게 그것을 포기하라고 말할 수는 없어."


율리는 머뭇거리거나 시원스럽게나 그 소망을 내려놓는 것이 아니라, 끝까지 그 소망을 품는 길을 선택했습니다. 

작가님은 후기에서 '율리가 절대로 사랑 때문에 꿈이자 인생 그 자체가 된 소망을 포기하지 않길 바랐'다고 언급하셨습니다. 율리는 포기하지 않았고, 에윈 역시 그것이 자신과의 이별을 전제로 한다는 것을 알고 받아들였습니다.


남녀 주인공이 사랑하면서 감정적 갈등 이전에 그 마음을, 소망을 존중하기 위해 이별을 선택하는 것이기에 율리가 떠나는 순간까지도 좋았습니다. 이 한 번의 이별이야말로 율리의 오롯한 선택이며, 율리에 대한 에윈의 존중을 드러내보여주었기에. 물론, 재회에 대한 기대와 확신이 있어 받아들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아, 그렇다고 헤어진 게 엔딩이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바레타는 황제가 되며 에윈의 복수가 이루어지고, 율리는 형제와 재회하여 고향으로 돌아가고― 두 사람은 다시 만나는, 완벽한 해피엔딩이었습니다.


외전에선 두 사람을 만나게 한―정확히는 황태자와 율리가― 원인, 넬리아가 다시 팔려나갔는가, 에 대한 진실이 나옵니다. 율리 시점이 아니라 율리를 판 남작부인과 그 원인인 아들, 소년의 시점으로. 소년과 에윈의 태도의 차이를 보자면(물론 두 캐릭터를 평행선상에 올려놓을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만) 새삼 에윈이라는 캐릭터가 뜻깊게 다가옵니다. 율리와 에윈 모두 기억에 깊이 남을 캐릭터가 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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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BL] 세계가 무너지기 일주일 전
이미누 지음 / 시크노블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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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트릴이 죽어도 가이드는 죽지 않지만, 가이드가 죽으면 센트릴이 죽는 세계.

가이드 정우민이 죽어가고, 센트릴 백승연은 그와 함께 죽어가는 이야기입니다.


가이드버스물, '세계가 무너지기 일주일 전'이라는 제목만 보고 냉큼 집어든 소설입니다. 죽어가는 사람을 바라보는, 함께 죽어가는 사람의 이야기인데... 예정된 죽음을, '함께 죽는다'는 것을 시종 담담하게 바라봅니다. 삶을 붙잡는 대신, 죽음을 마주합니다.

짧지만 여운이 진한 이야기입니다. 오히려 길었다면 지루해지거나, 분위기가 다르게 다가오거나 해서 단편을 읽은 이 감상을 느낄 수는 없었을 것 같네요. 잘 읽었습니다. 


그는 어쨌든 무너져 가는 세상에 남기로 결심했다. 가이드는 그의 결심을 존중해 주고 싶었다.

분명 백승연은, 자신의 세상이 혼자 외롭게 죽어가지 않기를 바랐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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