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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3 ㅣ 아사노 아쓰코 장편소설 6
아사노 아쓰코 지음, 양억관 옮김 / 해냄 / 2007년 7월
평점 :
절판
[ 다만, 다쿠미는 그런 우연한 만남을 감사하게 생각하지는 않았다.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최고의 투수를 위해서는 최고의 포수가 있어야 한다. 만나야 할 상대를 만났을 뿐이다. 그렇게 생각했다.] - 16p
[ "너, 반드시 너만의 야구를 해. 노부니시는 네가 무너지는 꼴을 지켜보겠다고 했는데, 절대로 무너지지 마. 찌부러지지 않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고 싶단 말이야." / "너, 네가 뭐라고 생각해? 나의 포수잖아. 그런데 보고 싶다니, 너 멍청이야? 보고 싶지 않아도 보게 되어 있어. 무지 어려운 말을 지껄이는 건 네 자유지만, 똑똑히 기억해 둬. 넌 나의 포수야. 노부니시도 아닌데 멀리 떨어져서 지켜보겠다는 그런 말은 절대로 하지 마." ] - 179p
[ "시합을 해봅시다. 이번에는 맞지 않을 겁니다. 누구도, 단 한 사람도 일루를 밟지 못하게 할 겁니다." ] - 209p
[ "너, 정말." / 형이 어깨를 으쓱한다. / "고가 정말 마음에 드는 모양이로구나. 그놈이 그렇게도 좋아?" / 고개를 갸웃한다. 고가 좋았다. 그 상냥함과 웃음에 이끌린다. 그 무엇보다도 형과 마주 보고, 형의 공을 받기 위해 18.44미터 저쪽에 앉아주는 유일한 사람이라는 그 존재감에 이끌린다. / 때로 생각한다. 고 짱이라면 알 수 있지 않을까 하고. 그 눈부심을. 두근거리는 가슴을. 형의 오른손을 잡았을 때 몸속을 꿰뚫던 그 감정을. 저항하려는 의미를. 전부, 알아주지 않을까. / 알아, 세하. 너무 잘 알아. / 속삭이듯이 그렇게 말해 주지 않을까. 아니면 입을 다문 채 머리를 쓰다듬어주지 않을까. / 고를 만나서, 공을 하나 받은 후에 보이던 그 웃음을 접한 이후로 때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 257p
[ "다쿠미, 여기에 하나 더." 그 목소리도 미트를 치는 소리도, 빛 속에 선 형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것 같았다. ] -259p
다소 불미스럽게 매듭지어졌던 배터리 2권에서의 이야기가 끝나고, 야구부 회복의 3권. 다쿠미가 불러오는 적의가 실체된 것이 노부니시가 아닐까. 어떤 이유든지 그 행동이 정당하다고는 할 수는 없지만, 이해는 얼마간 되었다. 다쿠미와 고 배터리의 첫 시합이라면 시합인 홍백전은 다소 담담하게 읽었고, 인상적이었던 건 되려 가도와키와의 투구 쪽. 지금까지 고 쪽의 아량이 더 넓었다, 라고 생각했다면 이제는 두 배터리가 '함께' 성장해나갈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뭐, 어떤 형태이든 불협화음이 없다면 그게 무슨 사람 대 사람 관계인가 싶기도 하고.
/091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