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베리아의 딸 김알렉산드라>도 참 좋았는데 이 책도 앉은 자리에서 책을 놓을 수 없었다. 복잡한 이데올로기와 제국주의의 격렬한 갈등 속에서 살아낸 사람들의 이야기. 역사가 되어버린 모든 사람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3개월전에 이 책을 읽었다면 분명 다 읽지 못하고 어디 구석에 던져두었을 테다. 그러나 3개월동안 나는 연애를 가장한 교묘한 괴롭힘으로 인해 살의가 불쑥 솟아 올랐다. 한 때 다정히 입맞췄던 사람에게 극단적인 혐오를 느끼는 경험은 신선하다. 다음 살의가 느껴질 땐 산책을 해보자 결심해보지만 제발 그럴 일이 없길.
여름에 읽는 것을 추천한다. 읽는 내내 추운 수용소의 풍경으로 몸과 마음이 서늘해진다. 우리의 가여운 슈호프는 수용소 안에서 성실하다. 함부로 버리지 못해 끝까지 벽돌을 쌓고 무언가를 얻어먹기 위해 무언가를 한다. 양배추국의 건더기와 빵에 대한 묘사가 정말 많다. 수용소 안에서의 유일한 기쁨! 책을 덮고 나면 솔제니친의 나라에 대해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수많은 슈호프를 오늘도 양산하고 있는 그 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