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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많은 돼지고기는 어디서 왔을까? - 식량위기 시대 잘 먹는다는 것에 대해 ㅣ 나의 한 글자 8
후루사와 고유 지음, 형진의 옮김 / 나무를심는사람들 / 2022년 6월
평점 :
#저많은돼지고기는어디서왔을까 #나무를심는사람들출판사 <도서 협찬>
‘우리가 먹는 것은 모두 생명체에서 온다.’는 이 책의 시작은 먹는 행위의 이면을 성찰하게 한다. 풍요롭고 빠르게 원하는 먹거리를 대부분 얻고 소비하는 일상 속에서 행복과 기쁨, 만족을 느끼지만 우리가 생명을 먹고 있음을 인지하지는 못한다.
이 책은 우리가 먹는 것은 물과 소금 이외는 모두 원래 식물이나 동물, 미생물 이라는 사실을 주지시키며 먹는다는 것은 단순히 영양이 되는 것이 아니라, 생명의 순환 세계의 흐름 속에 있는 것이 된다고 강조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먹음으로써 자연의 순환의 일부가 되는 것이라는 말이다. 생명의 돌고 도는 세계의 흐름 속에 내가 있다는 자각, 이 시작점은 삶의 철학적 의미를 부여하는 한편 얼마나 우리에게 먹거리 문제가 중요한지 절감하게 한다. 나는 제대로 먹고 있는 것일까? 우리의 먹거리는 이대로 괜찮을까? 이 책은 우리에게 먹는 행위에 깔린 숨겨진 의미를 직시하도록 브레이크를 건다.
더군다나 이 먹거리 문제는 기후 위기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더없이 중요한 연결 지점이다. 다채롭고, 풍요롭게 먹고 사는 일이 가능해진 시대, 우리는 외국에서 만들어진 식품조차 쉽게 주문하고 내 식탁에서 먹을 수 있는 삶을 누리고 있다. 이는 글로벌 시대의 혜택인 한편으로 가난한 노동자의 희생 아래 행해지는 이면을 품고 있기도 하다. 대량생산의 가속화로 땅과 바다는 황폐화되어 가고, 가난한 사람들은 더 가난한 삶을 산다. 그들의 식량 생산의 땅이 수출 작물용 재배지로 이용되는 삶, 잘 사는 나라는 더 풍요로워지고 가난한 나라는 더 가난해지는 삶을 접하며 자본주의의 모순적 구조와 먹거리의 심각한 위기 사태에 마음이 쓰라렸다. 잘 사는 나라는 음식물 쓰레기가 넘쳐나고, 먹지 못하는 가난한 나라는 영양 결핍에 시달리며 먹기를 갈구한다니 너무나도 통탄할 일이다.
이러한 먹거리의 모순적 흐름 속에서 기후위기와식량 문제는 불가분의 관계에 놓인다. 기후위기가 가속화될수록 폭염, 폭설, 가뭄, 홍수 등의 이상기후 현상이 나타나고 이는 곧 우리 생존의 문제와 직결된 먹거리 문제를 위협한다. 전세계적으로 먹거리는 연결되어 있어 수입과 수출 품목들이 오고 가는데 우리 나라만 해도 ‘식량 자급률’이 이제는 30%를 간신히 넘는 정도라 하니 기후 위기가 미래의 약속된 사태로 계속된다면 우리나라는 물론 전세계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먹거리의 문제는 심각한 식량 위기를 겪으며 삶을 위협 받게 될 것이다. 기후 위기가 극복되지 못한다면 식량 자급률이 낮은 가난한 국가는 더 기아에 시달릴 것이고 세계적으로 식량 쟁탈전이 벌어질 수도 있음을 예상해 볼 때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특히 식량 자원의 다양성의 파괴 실태를 읽어나가며 많이 놀랍고 걱정스러웠다. 많이 수확할 수 있고 상품 가치 높은 것을 선택한다는 이유로 오늘날 인류의 전체 칼로리 섭취량의 90%가 작물 30여종, 가축 5종 (소,양,산양,돼지,말)에 의존하고 있다고 하니 식량 자원이 협소해지는 현상은 그 자체로 충격이었다.
이 책은 먹는 행위의 이면에 담긴 진실을 추적하며 전지구적으로 순환하는 현 시대의 먹거리 시스템을 기반으로 농업과 인간의 관계, 우리가 먹고 있는 것들, 전세계적으로 연결된 글로벌 시대의 먹거리, 기후 위기와 식량 위기의 불가분의 관계, 현 먹거리의 실태 등을 낱낱이 파헤친다. 이를 통해 우리는 전세계적으로 먹거리를 공유하는, 먹는 것으로 자연의 일부이기도 한 우리의 정체성을 정직하게 응시하게 된다.
그리하여 어떻게 먹을 것인가, 우리가 먹는 방식은 어떻게 변화되어야 할 것인가가 우리 삶의 최대 중요한 실천이자, 생존의 문제로 남았다. 책에서 제시하는 다양한 방안들을 눈여겨 볼 때다. 음식을 줄이고 낭비하지 않는 에코 다이어트,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제철 채소나 과일 먹기, 육식 줄이기, 식품 폐기물이나 음식물 쓰레기 퇴비로 만들어 재활용하기, ‘먹을 수 있는 경관’운동 등에 참여하는 것이다. 지구의 품 안에서 잘 살아나가기 위해서 우리는 환경과 먹거리에 놓인 실태를 인식하고 공부하고 깨우쳐야만 한다. 청소년은 물론이고 아이들의 미래 자원까지도 끌어다 쓰는 현 시대 어른들에게도 지구를 살리는 책임감은 절대적이다. 그런 의미로 모두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본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썼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