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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매일매일 - 빵과 책을 굽는 마음
백수린 지음 / 작가정신 / 2024년 7월
평점 :
#다정한매일매일 #백수린 #작가정신 <도서 협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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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흐트러지는 날들이다. 책을 만나게 되는 것은 의지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운명처럼 다가오기도 한다. 나의 흔들리는 마음을 붙잡아줄 책이 운명처럼 다가온다… 처음 이 책을 읽을 때는 나의 의지였고, 두 번째 읽을 때는 지금 내게 필요한 책으로 운명처럼 다가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4년 전, 이 책을 읽을 때는 나의 고통만을 생각했었다. 리커버로 만나게 된 이 책을 다시 읽으니 읽었던 내용들도 떠오르고 어느 페이지를 다시 펼쳐 읽어도 한번에 알 수 있도록 줄을 치고 표시를 하며 며칠을 함께 했다. 갈피를 잡지 못하고 흔들리는 나를 묵묵히 동행해준 이 책 <다정한 매일매일>에 얼마나 보물같은 문장이 많은지 새삼 놀라워하며 읽었는데, 그 문장들이 좋았던 것은 결국 그 문장에 스민 작가의 삶과 죽음을 바라보는 시선,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 같은 것이 녹여져 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삶을 살면서, 소설을 읽고 쓰면서, 다채로운 책을 읽고 생각하면서 얻은 마음들일 것이었다. 책을 읽어야 하는 건, 어쩌면 나의 좁은 시야가 알지 못하는 누군가의 통찰을 배워나가는 과정은 아닐까.
이 책은 빵과 책 이야기가 한데 어우러진다. 빵 자체 보다는 빵을 만드는 시간, 손으로 반죽을 하고 부풀어 오르기를 기다리며 조금 더 스스로에게 너그러워질 수 있는 그 시간을 사랑한다는 작가님에게 베이킹과 소설 쓰기는 어떤 면에서 꼭 닮은 작업이다. 빵을 소재로 이어지는 다양한 책들과 그 책을 읽으며 느끼고 배운 작가님의 생각과 통찰들, 이 책을 읽으면 빵을 준비하고 여기 소개된 다양한 책들을 읽어나가며 생각하는 시간을 갖고 싶어진다. 놀라우면서 놀랍지 않게도, 내가 읽은 책이 여기 한권도 없다는 사실로 나는 이런 허접하고도 부끄러운 생각도 한다. 소설가의 책 선택은 역시 뭔가 다르다… 는 생각.
이 책을 읽으며 맛있는 빵을 상상하고, 소개된 다양한 책들을 읽으며 내가 어떤 감상을 하게 될지를 꿈꾸게 되는 것만이 다는 아니다. 말로는 다 설명할 수 없는 소설에 대한 사랑이, 소설을 쓰면서 계속 소설을 쓰고자 새로운 꿈꾸기를 멈추지 않는 소설가로서의 아름답고 치열한 욕망 또한 남는다. 내게 그렇게 고통을 견디게 하는 사랑은 무엇일까 생각하면서, 나는 소설가의 사랑을 생각한다. 그리고 또 하나. 새로 쓴 작가의 말처럼, 누군가의 다정함을 바라기보다, 내가 ‘태도’로서 실천하며 매일매일을 대면하겠다고도 새로운 다짐을 해본다.
<80p 소설이 무엇인지는 좀처럼 모르겠지만, 어쩌다 이토록 고통스러운 사랑에 빠져버린 것인지도 알 수 없지만, 한 가지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건 소설을 계속 쓸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것이다. 소설을 쓰고 싶다. 물에 빠져 죽지 않기 위해 헤엄치는 사람처럼, 그렇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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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썼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