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셋 2025
김혜수 외 지음 / 한겨레출판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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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셋 #김혜수 외 5인 #한겨레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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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출판사, 독자 ‘셋‘의 만남을 ’셋‘ (set) 한다는 의미의 소설집 ‘셋셋‘. 처음 보는 작가들의 소설이 실려 있어 사정을 살펴보니 등단이 아닌 문학적 역량이 있는 작가들을 선정하여 만들어진 책이었다. 자신만의 색깔을 펼쳐내는 6인의 소설집.

아빠의 교통 사고 이후 집을 몰래 떠나온 엄마와 ’나‘의 이야기 ‘여름방학‘. 어느날부터 교회를 열정적으로 다니며 ’나‘에게까지 믿음을 바라는 엄마. 그러나 엄마가 그토록 바라는 ’구원‘이 사실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고 내가 원하는 ’구원‘ 또한 어디서 찾을 수 있는지 아득한 마음이 되고야 만다.
그렇게 구원의 문제는 두 번째 소설 ‘지영’ 으로 이어진다. 영화 감독의 꿈을 안은 ‘나‘와 ‘지영‘의 만남. 신앙으로 불행을 극복했던 지영이 말하는 구원과 구원의 가능성, 그러나 ‘나‘에게는 그저 버티는 일만 남은 것 같다.

치매 걸린 엄마를 보살피며 번역과 퇴식구의 잔반 처리 일을 하며 하루 하루를 버티는 해연은 (‘동물원을 탈출한 고양이’) ‘삶이 조금은 느긋한 소풍처럼 느껴지는 순간도‘ 올 거라고 믿으려 한다. 카페 사장 ‘희수‘가게에 어느 날 괴한이 등장해 알바생 ’소미‘를 칼로 찔러 목숨을 앗아간 ‘아이리시커피‘ 또한 삶의 불행을 갑작스럽게 맞닥뜨린 이들의 체념이 묻어나 먹먹했다.

이 소설집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소설은 ‘호날두의 눈물‘과 ’경유지‘였다. 스타트업 실패로 이제는 폰팔이로 살아가는 ’나‘는 작은 호의에도 ’개저씨’로 취급받는 나이가 되었다. 과거 현주와의 사랑이 끝나게 된 결정적 계기가 ‘호날두‘ 때문이라는 것, 그 미운 호날두를 이제는 미워할 수만은 없게 된 ‘나‘의 속사정을 풀어낸 이 소설의 매력은 왠지 웃프다.
제목 ‘경유지‘에 담긴 의미는 두가지 의미에서 탁월했다. 뉴질랜드에서 죽어버린 전 연인 ‘상민‘과 재회하게 된 ’나‘는 내가 알았던 그가 정말 그였는가, 그가 본 내가 나였는가 싶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그들이 함께 그 시간을 공유했다는 사실이다.

여섯편의 소설이 보여주는 매력에 흠뻑 빠져들었다. 각기 다른 색깔로 말하고자 하는 바를 이야기하는 소설들이었다. 그러나 이 소설들은 어떤 면에서 ’구원’ 의 문제를 관통한다. 구원이란 무엇인가… 그것이 내게는 무엇인가… 그리고 필요한가.. 그런 의문들을 품게 하는 이야기들. 분명한 건 우리는 그 구원을 믿기도 하고 다른 방식으로 채워나가기도 한다는 것이다. 신앙이든, 체념이든, 자신만의 믿음이든 그것은 각자 앞에 놓이게 된다. 그 무엇이든 살아가는 우리의 이야기를 비추는 소설들인 것이다. 구원을 믿는 이들처럼 소설을 믿게 되는 이야기들이기도 한.. 소설집 ‘셋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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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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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폴라 일지
김금희 지음 / 한겨레출판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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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폴라일지 #김금희 #한겨레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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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이 갈 수 없는 곳. 그래서 내게는 꿈에라도 생각해 본 적 없는 곳. 그렇게 누구에게나 다가가기 쉽지 않은 곳. 그러한 공간을 오랜 시간 동경하고 상상하며 노력하고 여러번 좌절 당하며 마침내 당도하게 되는 마음은 어떤 것일까. 책에는 모든 것이 투명할 것만 같은 남극에서 작가가 보고 느꼈던 것, 사람들과 함께 하며 경험했던 이야기들이 어떤 진실처럼 녹여져 있다.

책을 읽으면서 나는 그동안 책을 읽지 않는 동안 잃어버린 것, 잊고 있던 것들을 하나씩 찾아가는 기분이었다. 문장에는 마음이 깃드는 것이기에 그 두가지를 내 눈으로 마음으로 다시 녹여가며 왠지 이상하게 마음이 풀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렇게 좋았다고 말하고 싶다. 잃어버린 것을 다시 찾고 싶은 마음… 되돌리고 싶은 마음… 작가가 보여주는 남극이라는 투명한 공간에서, 삶의 또다른 진실이 생생하게 펼쳐지고 있는 곳에서 나는 얼려 있던 마음을 서서히 녹일 수 있었다.

남극이라는 공간을 지켜내는 존재들, 다양한 연구를 하기 위해 밤낮으로 고생하는 과학자들, 그리고 무엇보다 남극이라는 거대한 자연이 숨쉬고 있는 곳. 이 책을 읽는 것은 눈 앞의 나의 일상 그 너머를 응시하는 일이 되었고 상상하게 되었으며 새삼 어떤 세계를 인정하는 일이 되었다. 매일 퇴근 후 이 책을 일정 분량씩 읽어나갔다. 사람들과 일정 기간을 함께 하며 겪은 에피소드들, 그 속에서 자연스럽게 상상되는 감정들, 즐거움, 당황스러움, 행복감, 경이감, 놀라움… 그 모든 것들이 나의 또다른 일상이자 세계가 되는 것 같았다. 그래서 외롭지 않았다는 것, 고마웠다는 것, 앞으로 좀 더 용기를 낼 수 있을 것 같았다는 것. 새로운 무언가에 발디뎌야 한다 하더라도 이 책에서 배운 마음은 접히지 않을 것이었다.

이 책에서 작가가 느낀 마음, 한계를 벗어던지고 누리게 된 진실로 행복한 마음을 새긴다. 그 단순한 행복감… 남극이 주는 선물 같은 마음을 알 것만 같다. 그것은 새로운 일에 대한 마음의 시작점에 있을 것이었다. 그리고 언젠가 쓰여져 세상에 나올 ‘위버 반도‘를 배경으로 하는 소설도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려 본다.

<44p 나는 아주 완전한 행복감에 빠졌다. 단순하고 명징한 감정이었다. >

<138p 적어도 지금의 내게는 남극이 인간이 인간처럼 살 수 있고, 해표가 해표처럼 살 수 있는 지구상에서 가장 안정적인 공간이었다. >

<276 남극에서 내 시간은 여행도 취재도 연구도 아니라 ‘사는 것‘이었다. 관계를 만들고 대화를 나누고 호의, 기쁨, 감동과 경이, 긴장 때론 불안과 불쾌 같은 순간순간의 감정을 지닌 채 하루하루 일상을 만들어나가는 것. 그렇기에 그리움은 더할 것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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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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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 하이웨이
모리미 토미히코 지음, 서혜영 옮김 / 작가정신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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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하이웨이 #모리미도미히코 #작가정신 <도서 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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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미 도미히코‘의 책을 네 번째로 만나는데 이 책을 펼쳐 읽으며 느낌이 새로워서 좀 놀랐다. 아무래도 주인공이자 화자가 초등학교 4학년이고, ’조사‘와 ’연구’를 좋아하는 진지함으로 똘똘 뭉쳤으며, 그렇게 열심히 하루 하루를 매진하면 오늘보다 나은 내가 되고 먼 미래에는 훌륭한 어른이 될거라는 희망을 가진 귀여움 때문일 것이다. 역시 귀여운 건 많이 특별해지는 법. 그들의 세계에 푹 빠져 들어 나도 비밀을 알아내고 싶었다.

화자인 ‘아오야마’는 그렇게 세계로부터 배우는 것들을 노트에 기록하고 다시 읽으며 여러 가지 연구에 매진한다. 그러던 어느날, 교외에 있는 작은 도시에 사는 ‘아오야마’의 동네에 펭귄 무리가 아장아장 걸어 돌아다니는 것이 목격된다. 펭귄은 대체 어디서 왔고 왜 여기 있는 걸까? 그러다가 ‘아오야마’가 좋아하는 친한 치과 누나가 콜라캔으로 펭귄을 만들어내는 것을 목격하면서 둘의 관계를 밝혀내야만 하는 이른바 ’펭귄 하이웨이‘연구를 시작하게 된다.그러나 여기서 끝이 아니다. 같은 반 친구 ‘하마모토’가 발견하고 조심스레 연구하고 있던, 초원의 한가운데 자리한 신기한 투명물체 ‘바다’ 또한 치과 누나와 펭귄과 숲 속의 괴물 재버워크와 관련이 있다. 복잡하게 얽히고 설켜 어떻게 수수께끼를 풀어나가야 할지 아득해지는 ‘아오야마’와 친구들, 점점 그 세계가 어떤 비밀을 품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 소설의 특색이라면 단연 판타지와 SF의조합이라 할 수 있다. 치과 누나가 펭귄을 만들고 재버워크를 만들어내고, 체스판에서는 박쥐가 날아오르는가 하면 누나의 우산은 작은 식물원이 되어버리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아오야마’와 그 친구들은 우주적인 이야기들, 세계의 끝이나 블랙홀, 웜홀, 시공간의 휨과 같은 이야기들을 펼쳐보이기도 한다. 이런 오묘한 세계 속으로 독자를 끌어당길 수 있는 것은 ’모리미 도미히코’의 개성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 독특함이 귀엽다. 역시 ‘모리미 도미히코’는 상상력이 넘치는 사람… 또 역시 한 번 읽으면 궁금해서 빠져나올 수가 없는 ‘모리미 도미히코‘의 세계.

이 세계 속에서 ‘아오야마’는 세계의 끝을 배우고, 좋아했던 누나와의 아픈 이별에 슬픔을 배운다. 그래서 마지막이 너무 뭉클했다. 아이가 그리는 그리움… 이란 것에 대해. 그렇게 세계가 닫히고 다시 다른 세계가 열리는 것은 살면서 계속해서 치를 우리의 숙명일 것이다. 아프고 쓸쓸하지만 그렇게 조금씩 어른이 되어가는 것. 그런데 누나는 뭐였을까… 그렇게 가버린 누나의 정체가 무엇이었을까 상상도 해본다.
귀엽고 사랑스럽지만 비밀을 품고 있는 세계.. 성장소설이면서 상상력이 돋보이는 판타지와 SF의 조합… 그러나 무엇보다 내게는 귀여운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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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후기를 썼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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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매일매일 - 빵과 책을 굽는 마음
백수린 지음 / 작가정신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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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매일매일 #백수린 #작가정신 <도서 협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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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흐트러지는 날들이다. 책을 만나게 되는 것은 의지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운명처럼 다가오기도 한다. 나의 흔들리는 마음을 붙잡아줄 책이 운명처럼 다가온다… 처음 이 책을 읽을 때는 나의 의지였고, 두 번째 읽을 때는 지금 내게 필요한 책으로 운명처럼 다가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4년 전, 이 책을 읽을 때는 나의 고통만을 생각했었다. 리커버로 만나게 된 이 책을 다시 읽으니 읽었던 내용들도 떠오르고 어느 페이지를 다시 펼쳐 읽어도 한번에 알 수 있도록 줄을 치고 표시를 하며 며칠을 함께 했다. 갈피를 잡지 못하고 흔들리는 나를 묵묵히 동행해준 이 책 <다정한 매일매일>에 얼마나 보물같은 문장이 많은지 새삼 놀라워하며 읽었는데, 그 문장들이 좋았던 것은 결국 그 문장에 스민 작가의 삶과 죽음을 바라보는 시선,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 같은 것이 녹여져 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삶을 살면서, 소설을 읽고 쓰면서, 다채로운 책을 읽고 생각하면서 얻은 마음들일 것이었다. 책을 읽어야 하는 건, 어쩌면 나의 좁은 시야가 알지 못하는 누군가의 통찰을 배워나가는 과정은 아닐까.

이 책은 빵과 책 이야기가 한데 어우러진다. 빵 자체 보다는 빵을 만드는 시간, 손으로 반죽을 하고 부풀어 오르기를 기다리며 조금 더 스스로에게 너그러워질 수 있는 그 시간을 사랑한다는 작가님에게 베이킹과 소설 쓰기는 어떤 면에서 꼭 닮은 작업이다. 빵을 소재로 이어지는 다양한 책들과 그 책을 읽으며 느끼고 배운 작가님의 생각과 통찰들, 이 책을 읽으면 빵을 준비하고 여기 소개된 다양한 책들을 읽어나가며 생각하는 시간을 갖고 싶어진다. 놀라우면서 놀랍지 않게도, 내가 읽은 책이 여기 한권도 없다는 사실로 나는 이런 허접하고도 부끄러운 생각도 한다. 소설가의 책 선택은 역시 뭔가 다르다… 는 생각.

이 책을 읽으며 맛있는 빵을 상상하고, 소개된 다양한 책들을 읽으며 내가 어떤 감상을 하게 될지를 꿈꾸게 되는 것만이 다는 아니다. 말로는 다 설명할 수 없는 소설에 대한 사랑이, 소설을 쓰면서 계속 소설을 쓰고자 새로운 꿈꾸기를 멈추지 않는 소설가로서의 아름답고 치열한 욕망 또한 남는다. 내게 그렇게 고통을 견디게 하는 사랑은 무엇일까 생각하면서, 나는 소설가의 사랑을 생각한다. 그리고 또 하나. 새로 쓴 작가의 말처럼, 누군가의 다정함을 바라기보다, 내가 ‘태도’로서 실천하며 매일매일을 대면하겠다고도 새로운 다짐을 해본다.

<80p 소설이 무엇인지는 좀처럼 모르겠지만, 어쩌다 이토록 고통스러운 사랑에 빠져버린 것인지도 알 수 없지만, 한 가지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건 소설을 계속 쓸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것이다. 소설을 쓰고 싶다. 물에 빠져 죽지 않기 위해 헤엄치는 사람처럼, 그렇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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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썼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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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운명에 대한 아주 개인적인 생각
유시민 지음 / 생각의길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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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작가님 존경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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