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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가는 길에서 유럽을 만나다 - 카미노 여인 김효선의 느리게 걷기 in 스페인
김효선 지음 / 바람구두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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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깜깜한 방, 누운 몸을 살짝 일으켜 스탠드를 켜고 책을 펼친다. 요며칠사이 충만한 기쁨을 여지없이 느낀 행복한 시간이였다. 아마도 지금 내게 필요한 책 읽기가 운좋게 맞물렸을수도 있다.

세상과 사람을 보는 시선을 함께 따라가다보면 저자의 애정어린 따듯함과 깊은 배려심을 느낄 수 있다. 어느 날은 마치 내 침대옆에서 조곤조곤 이야기가 들리는 듯하다.

첫째로, 저자가 산티아고를 걷는 방식이 참 마음에 든다. 어떤 특별한 목적없이 그냥 길 위에서 행복하게 걷는다. 자신의 신체리듬을 유지하며 걷되, 그 길위에 펼쳐지는 세상과 사람들과 충분히 교감하는 저자는 때론 나를 진정 감동시킨다. 

수년전 우연히 티비를 통해 알게 된 산티아고 순례, 그때부터 속으로 마음먹었다. 죽기전에 꼭 해야할 일이라고...

이렇게 난 우연으로 접하는 티비와 의도적으로 뽑아드는 책 속에서 , 산티아고 가는 길을 서서히 준비하고 있는걸까...

사족- 책을 감싸는 겉장이 힘없이 떨어져나간다. (접착제가 약한듯싶다. 딱풀수준이다.) 책을 받아들고 저자는 분명 속상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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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 간 화학자 - 과학의 프리즘으로 미술을 보다
전창림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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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미술관련 서적들을 볼만큼 봤다고 자부?하고 있었는데 도서관 서가에 꽂힌 이 책의 제목을 보고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 가 없었다. 책을 읽다보면 '미술관에 간 화학자'라는 제목이 책 내용을 커버하지 못한다는 생각이 든다. (편집자의 의도는 다른 데 있었겠지만ㅎㅎ ) 하지만 한편으론 이 제목에 너무 충실한 내용이 되어버렸다면 오히려 독자는 낯선 화학기호와 발음도 어려운 생소한 이름들에 그림감상에 앞서 머리가 아퍼오면서 지루한 시간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그렇지만!!! 화학과  관련된 에피소드들을 저자는 더 열심히 찾아서 자신만의 글쓰기로 재미있게 좀 더 글로 풀어내지 못했다는 아쉬움은 남았다. 그렇다면 이 책은 시중의 다른 책들과 뭐가 다른가??.

이 책에는 유명한? 작품들이 많이 나온다. 그런만큼 다른 책에서도 많이 보았던 작품들이다. 그래서 해석이 곁치는 부분도 존재한다. 작품에 관해서 전에는 몰랐던 새롭게 얻은 정보들도 있었고, 전반적으로 저자가 풀어내는 감상의 깊이가 얕지 않아서 읽고 같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있었다.

미술관련 서적들을 다읽고 나서야 그때서야 느끼는 점은, '읽을 때 뿐'이라는 것이다. 그때 그 순간은 제대로 그림감상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착각함으로써 담에 이 그림을 실제로 보게되면 얼마나 흥분될까. 하지만 그런 생각이 막상 현실, 미술관에서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 다는 것이다. 그림속 배경으로 등장하는 역사나 신화, 또는 중세그림을 볼 때 없어서는 안 될 도상학정도 라면 모를까. 그 나머지 감상은 전적으로 그 자신만의 것인거같다.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사람들이 말하는 명화라는 것을 아예 모르고 살았다면, 그 수많은 작품속에서 난 어떤 작품을 좋아했을까... 지금 내가 그림을 보고 느끼는  감정이란 것들이 그동안 책속에서 읽은 다른 이의 감정에 교육되어 진거 아닐까..

우린 너무 명화에 약하다. 읽으면 읽을 수록 점점 더 헤어날 수 없는 거 같다. 또한 책 속에 등장하지 않는 그림들은 중요하지 않다고 무의식중에 판단해 버리는 같기도 하고... 나만 그런가.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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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만원 세대 - 절망의 시대에 쓰는 희망의 경제학 우석훈 한국경제대안 1
우석훈.박권일 지음 / 레디앙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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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해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이 될 것같다. 읽는 내내 우울해져서 읽고 쉬기를 반복하며 그렇게 읽어내렸다.

지금 한국이 어떠한 구조로 굴러가는지 그리고 왜 상황이 여기까지 왔는지, 그 원인을 살피면서  우리나라와 비슷한 세대를 같이한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가면서 저자의 눈으로 날카롭게 살핀 책이다. 저자가 본 한국의 현재 상황이 꼭 100퍼센트 맞다고 할 순 없지만 이 책을 읽는 내게는  세상을,지금의 한국을, 눈 앞에 벌어지는 상황을 바라볼 수 있는 하나의 날카롭고 새로운 시각을 얻었다는 것에 큰 미덕이 있다. 역시 끊임없이 배우고 읽어야 한다.

내 나이대가 88만원 세대에서 운?좋게 벗어날 수도 있었던 마지노선 이였는데...내 어리석음?때문이지 뭔지 지금은 운전수 없이 미친듯 내달리는 88기차에 마지막으로 올라탔다는 생각이 머리속에서 떠나지를 않았다. 속으로 운도 드럽게 없지 ... 생각하면서...

그럼 난 이제 이러한 그지같은 구조속에서 어떻게 살아남아야 할까. 더 슬픈건 우리세대가 386세대처럼 세대내 결집이 전혀 되지 않는 다는 것이다. 이것처럼 문제해결하는데 있어서 최악의 상태가 있을까. 

이 문제를 해결하기 까지는 아무래도 시간이 많이 걸리듯하다. 그나마 이 책들을 읽은 사람들 대부분이라도 이런 시각을 갖고 세상을 바라본다면 여기서 최악은 피할 수 있지 않을까..

 과외를 할때인데 한 친구가 소리내지 못하고 울면서 내게 토로하는 아이가 있었다. 그 아이는 중학교 입학을 눈앞에 둔 그 황금?같다던 겨울방학을 지내고 있는 6학년이였다. 한참 뛰어놀고 책도 읽으면서 그 긴긴 시간들을 뒹글며 보낼 시기에. 왜 벌써 이들이 경쟁으로 치닫으며 이렇게 살아가야하는걸까. 정작 나중에 나이가 들어 세상을 헤쳐나가면서 그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은, 친구들과 지내면서 간접적인 사회경험, 자연속에서 즐거운 추억, 책을 통해 배우는 지식들과 온갖 희노애락의 감정들일텐데... 이런 시절은 겪지 않고 지나쳐버려 성장한 아이들이 어른이 된다면 그 사회는 얼마나 삭막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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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하느님
권정생 지음 / 녹색평론사 / 199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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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부에 페이지 넘어가기가 힘들었다. 할어버지가 손녀에게 해주는 옛날 이야기이긴한데 그 손녀는 지금 할아버지가 이 책에서 비판하시는 것들에  너무 익숙해져서일까.. 앞에 조금만 들어도 줄거리 대충 파악되는 이야기에 어릴적부터 지루한 교과서에도 나오는 교훈들까지, 그래서 손녀는 참다못해 "다른 이야기 해줘요"고 말씀드리면 이어지는 다음 이야기에도  비슷한 교훈을 깔고 있는 이야기, 또 가끔  현대물질문명에 대해 비판적일때는 못내 답답하고 짜증도 났다.  

어찌됐건 잠들기 전 침대위에 누운 채, 가끔 지루해도 하며 눈물도 흘려가며 그렇게 본의아니게 천천히 다 읽었다. 후반부로 갈수록 처음에는 느끼지 못했던 가슴속 뭉클함이 강해졌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은 '이웃사랑 '이다. 자원봉사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예상했던 대로 내가 그들에게 도움주는 것보다 그들로 하여금 더 많은 것들을 배우고 있다. 그리고 예전보다 조금 더 행복한 기분이 드는 것 같아서 되려 고맙기도 하다.

이웃사랑. 나랑 가까우니까 언제든 할 수 있어서 쉬워보이지만 가까운 사람에게는 말이나 행동도 더 조심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아서 그런지 참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인류가 빠른 시간안에  행복해지는 이렇게 효율성있는 방법도 없다. 내가 내 주의의 이웃을 챙기고 또 그 친구가  그들의 다른 이웃들을 사랑하면 전 세계사람들이 모두 한 이웃처럼 행복하게 지낼 수 있지 않을까.. 20대 후반이 상상하기엔 좀 초딩스러운가... (초딩비하 아님ㅎㅎ)그런 생각도 하면서 잠들곤 했다.

"가끔씩 저는 누워서 이런 생각을 합니다. '나'라는 존재가 어떻게 해서 의식을 지니고 이 광활한 우주 한 귀퉁이에 떠있는 지구라는 땅덩어리에 생겨났을까? 우연인지 필연인지, 아니면 기적인지 ,행인지 불행인지, 어쨌든 내가 있다는 것에 오싹한 두려움을 느끼곤 합니다. 이러다가 조금 안정이 되면 그래도 의식을 지닌 인간으로 태어나 웃고 울고, 고민하고 생각하면서 잠깐이라도 '삶'이란 걸 맛본 것에 고마운 생각도 듭니다." -이 글은 다른 분이 권정생할아버지께 쓴 글입니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마치 일기장 속을 들킨 것처럼 놀랬지만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에 안도하며 기분이 좋아졌다.  대체 난 어디에서 왔으며 이 광활한 우주속 조그만 지구위에 살며 또 수만년을 거쳐 진화하면서 의식을 가진 생명체가 되었을까.. 그러다가도 현실이 너무 괴롭고 힘들면 '이대로 죽어버리고 싶다'. '아예 태어나지도 않았으면 좋았을껄' 하는 생각도 수없이 한적이 있다.

하지만 지금은 현실을 향한 욕망, 자신에 대한 욕심을 좀 비워내서 일까 ㅎㅎ 죽어야 겠다는 극단적이 생각이 덜든다. 되려 '내가 왜 죽어? '이런 생각을 한다. ㅋㅋ정말 나로서는 감사하고 큰 발전이다. 그리고 요즘은 이글의 마지막 처럼 그런 '삶'을 감사하게 생각하며 '살아있는 한 행복하게 살자' 라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이 책의 마지막 챕터는 강한 여운을 남겼다. 전쟁속에서 헤어질 수 밖에 없었던 사랑하는 사람들의 한. 먼 친적들이라도 이러한 비슷한 경험이라도 겪은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이런 전쟁이야기가 나오면 들어도 별 느낌이 들지 않았고 그래서 읽고 싶지도 않았다. 가끔 어떤책들은 부러 읽은 이의 감정을 그렇게 만드는거같아서 기분나쁘기도 했다.'할매하고 손잡고'라는 글은 내가 그동안 이런 비슷한 이야기나 역사에 공감하지 못했던 나를 한껏 이끌어주는  그런 사람들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는 있지 않을까 감히 그런 생각을 해보았다.

 기존의 비슷한 글을 분명 여러번 접했을 텐데, 이 짧은 글 하나가 이렇게 느낌이 달라지게 만든다는 것, 독자로 하여금 그 깊은 세월로 돌아가 그 느낌을 전달받을 수 있다는 것에 다시한번 놀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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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사 2 - 아리랑 김산에서 월남 김상사까지 한홍구의 역사이야기 2
한홍구 지음 / 한겨레출판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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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이번주에 올 책부터는 구입날짜, 구입동기까지 써둬야겠다. 어떠한 이유로 이 책을 주문하였는지 그리고 그렇게 시작된 책읽기가 현재는 어떻게 진행되어가는까지 상세히 적어둬야겠다. 

2년전이였던 거같다. 이 책의 1권을 읽다가 말다가 또 그러다 한참을 잊고 편히? 살다가 며칠전 다시 꺼내들었다. 그때보다 훨씬 재밌고 흥미로웠다. 아마 근래에 한국 근현대사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역사책읽기가 한참 진행되던 차라 더욱 그랬던거같다. 학창시절에 순진한건지 바보인건지 국사시간에 가끔 이런 생각을 하곤 했다. "우리 나라는 참 착해. 어떻게 다른 나라에 먼저 쳐들어갈 생각도 않하구, 대단해" 이건 정말 오해도 이런 오해가 없다. 2권 앞장을 읽다보면 머리로나 가슴으로나 그냥 지나칠 수 없었던 부분. 바로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사건이 나온다. 학교에서 가르치지 않았고, 하지만 내가 찾아보지 않아서 몰랐던 그만큼 관심을 갖지 않았다는 것에 참 많은 부끄러움을 느꼈다.

 우선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저자의 예리한 시각을 독자들에게 때론 강한 어조로 때론 위트섞인 말로 섞어가며 재미있게 글로 풀어냄으로써 현대사에 대해 전무한 나같은 독자에게 발을 담을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다. 지금의 나를 구성하는 조건들은 무엇이며, 그것들은 대체 어디에서 왔으며 또 내게 어떤 짓을 하며, 영향을 주는지.. 지금 한국에서 살아가는 나.라는 사람. 이 사람은 내가 죽을때까지 마주해야 할 존재이다. 그리고 평생 이 존재를 알아가는 일이 내가 끊임없이 공부해야 하는  이유중의 하나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의 역사를 공부해야 하는 이유는 단박에 나온다.

 책의 뒷면에 홍세화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가 한국의 현대사를 모른다는 것은 오늘의 한국사회를 모른다는 것이며, 그것은 곧 우리자신을 모른다는 것이다. 자신을 모르는 사람은 자신을 배반하는 행위를 저지르면서도 그 사실을 알지 못한 채 부화뇌동한다. 대한민국 역사에 대한 사회구성원들의 무지가 분단 이래 정통성 없이 이 사회를 지배해 온 수구세력에게 강력한 지배수단이 되어온 까닭이다......(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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