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자'(로베르트 발저)의 두번째 글이다. 아껴 읽고 싶어진다.

집 주변 소나무와 전나무가 우거진 숲으로 나는 자주 산책을 나갔고 숲의 아름다움, 경이로운 겨울 숲의 고독을 경험하다보면 막 시작된 내 절망도 치유되는 것 같았다. 나무 꼭대기에서 이루 말할 수 없이 다정하게 나를 향해 속삭이는 목소리가 있었다. "세상이 온통 힘들고 허위이고 악의적이라는 어두운 생각에 빠져 있으면 안 돼. 그럴 때면 우리를 찾아와. 숲은 항상 너를 좋아하니까. 숲과 함께 있으면 기운을 차리고 건강해질 거야. 그래서 다시 더 고귀하고 아름다운 생각을 하게 될 거야."
사회 속으로, 다시 말하자면 세상을 의미하는 곳, 세상의 온갖 것들이 모이고 회동하는 곳으로 나는 두 번 다시 돌아가지 않았다. 나는 실패한 자였으므로 그런 곳에서는 아무런 볼일이 없었다. - 빌케 부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