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셀 서양철학사의 칸트 편을 읽는다.

By Bysmon - Own work, CC BY-SA 4.0, 위키미디어커먼즈


칸트와 스베덴보리는 이름이 같다. 





일찍 일어나고 늦게 잠드는 것보다 회의주의자의 논증 탓에 고통을 더 많이 겪던 시기에, 칸트는 『형이상학의 꿈에 예시된 유령을 보는 자의 꿈』(1766)이라는 기묘한 제목의 책을 썼다. ‘유령을 보는 자’는 스베덴보리Emanuel Swedenborg(1688~1772)98인데, 신비주의 체계를 담은 저술을 세상에 내놓았지만 네 권밖에 팔리지 않았다. 세 권을 산 사람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한 권은 칸트가 구입했다. 칸트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공상적인’ 스베덴보리의 체계가 정통 형이상학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암시한다. 그렇지만 스베덴보리의 모든 면을 낮추어 본 것은 아니다. 칸트의 저술에서 많지는 않지만 신비주의 색채가 드러나는데, 이것은 그가 ‘대단히 숭고한’ 사람이라고 평한 스베덴보리에 대한 감탄을 표현한 것이었다.

98 스웨덴의 종교적 신비주의자다. 젊은 시절 과학과 철학에 몰두했고, 이후에 성서를 해석하고 자신의 경험을 영적 세계와 관련짓는 일에 헌신했다. 지상과 천국 사이에 유령들이 존재하는 영역을 스베덴보리 영역이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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