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 서정 작가, 일본이 진주만 공습한 날 '반전소설' 쓰다 https://v.daum.net/v/20161129205801327
이효석의 단편 '풀잎'(1942)은 같은 해의 발표작 '일요일'과 연결되는 내용인 자전적 작품으로서 부인과 사별한 이효석은 당대의 유명 가수 왕수복과 만났다고 한다. 제목 '풀잎'은 월트 휘트먼 시집으로부터 왔다. 이효석은 그해에 별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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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의 소설 대개 다 읽었어요. 제 마음의 세상이 얼마나 넓어졌는지 모르겠어요. 생활감정두 꼭 제 비위에 맞구요. 유례니, 관야니, 미란, 세란, 단주, 일마, 나아자, 운파, 애라─인물들의 모습이 지금 눈앞에 선히 떠올라요." "그런 변변치 못한 이름들을 기억하지 말구 좀더 고전 속의 중요한 인물들을 알아두는 편이 뜻있지 않을까요." "중요한 인물들이라는 게 뭐예요. 베아트리체니 헬렌이니 햄릿이니 그레첸이니, 왜 하필 그런 인물들만이 중요한가요. 제게는 어쩐지 일마니 미란이니 운파니 하는 이름들이 더 가깝고 친밀하게 들려오는데요."
"외딴 섬에나 가 살구 싶어요. 이렇게 시끄러울 줄 몰랐어요." "불유쾌한 세상이구 귀찮은 인심이야.─우리 시나 한 줄 읽을까."
태양이 그대를 버리지 않는 한 나는 그대를 버리지 않겠노라. 파도가 그대를 위해서 춤추기를 거절하고 나뭇잎이 그대를 위해서 속살거리기를 거절하지 않는 동안, 내 노래도 그대를 위해서 춤추고 속살거리기를 거절하지 않겠노라. 나는 그대에게 한 가지 약속을 하노라─그대가 나를 만났기에 적당한 준비를 하기를 나는 요구하노라. 내가 올 때까지 성한 사람 되어 있기를 요구하노라.
그때까지 그대가 나를 잊지 않도록 나는 뜻 깊은 눈초리로 그대에게 인사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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