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턴의 '실낙원'(박문재 역)으로부터 옮긴다. 전에 조금 읽어보니 예상보다 흥미로웠고 글이 잘 읽혔다.

Adam and Eve, 1528 - Lucas Cranach the Elder - WikiArt.org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b22k0210a 크라나흐

하나님이 이 일을 아셔서 내가 죽음을 맞게 된다면 어쩌지. 그렇게 되면 나는 더 이상 이 세계에 없게 될 것이고, 내가 사라지고 없는 이곳에서 아담은 또 다른 하와와 혼인해서 재미있게 살겠지. 그런 일은 상상만 해도 내게 죽음 같으니, 내가 결심을 단단히 해서, 아담으로 하여금 복이든 화든 나와 함께 하게 해야겠어. 그에 대한 나의 사랑이 너무나 크니, 그와 함께라면 죽음 같은 것은 몇 번이라도 감내할 수 있겠지만, 그가 내 곁에 없다면 내가 살아 있다고 해도 그건 결코 살아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없으니.
하와는 이렇게 혼잣말을 한 후에, 마치 신들의 음료인 신주에서 만들어진 지식의 즙을 흠뻑 들이마신 그 나무가 지닌 능력에 경의를 표한다는 듯이, 먼저 그 나무를 향해 낮게 몸을 굽혀 절을 하고나서 그 나무로부터 돌아섰다. - 제9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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