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데르센 동화집'(배수아 역)에 실린 '눈의 여왕'으로부터 옮긴다. 게르다의 입김이 천사로 변하여 눈의 여왕을 호위하는 눈송이와 싸우는 과정이 인상적이다.


Snow Queen - Kay Nielsen - WikiArt.org
참으로 괴상한 형체인 이 눈송이들은 여왕의 호위병들이었다. 어떤 것들은 거대한 고슴도치처럼 생겼고 어떤 것들은 대가리를 쳐든 뱀들이 한데 엉켜 있는 것처럼 보였으며, 어떤 것들은 흰색으로 반짝이는 털한 올 한 올을 모두 빳빳이 세운 작은 곰 같았다. 그것들은 전부 살아 있었다.
매서운 추위 때문에 게르다의 입에서는 증기처럼 새하얀 입김이 새어 나왔다. 점점 진하게 피어오른 입김은 작고 하얀 천사들로 변했다. 그러고는 점점 커지더니 마침내는 땅바닥에 닿을 정도가 되었다. 천사들은 머리에는 투구를 썼고 손에는 창과 방패를 들고 있었다.
천사들이 창을 들어 소름 끼치는 눈송이들을 찌르자 눈송이는 수백 개의 얼음 조각으로 쪼개졌다. 그 덕분에 게르다는 용기를 얻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천사들이 게르다의 손과 발을 쓰다듬었다. 그러자 피부를 칼로 저미는 듯 매섭던 추위가 한결 누그러졌다. 게르다는 눈의 여왕이 있는 성을 향해 걸음을 재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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