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발렌타인데이가 지나고 생각났다.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다나베 세이코 지음 / 양억관 옮김)에 '작품 해설'이란 제목으로 수록된 야마다 에이미의 글에 있는 내용으로 동생을 병원에서 낳은 어머니가 귀가하여 선물로 준 초콜릿 이야기인데, 야마다 에이미에게 다나베 세이코의 작품이 초콜릿 같은 역할을 한다며 본인의 추억인 이 이야기를 꺼내며 글을 마무리한다.

The Story of Chocolate and Cocoa Booklet(1926) - U.S. National Archives and Records Administration


결혼 성화에 지칠땐 연애소설을 (이다혜) https://www.hani.co.kr/arti/specialsection/esc_section/433498.html 야마다 에이미에 대한 2010년 기사.


찾아보니 현재 국내에 번역된 야마다 에이미의 책은 거의 다 품절 절판 상태이다.





나는 세 살 때 삿포로에서 살았다. 어머니는 동생을 낳기 위해 입원해 있었다. 난산이었던 듯, 꽤 오랫동안 병원에 있었다.

나는 내리는 눈을 바라보면서, 스스로를 정말 불행한 아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야무진 아버지를 보면서, 그 불행을 인정해서는 안 된다, 이건 운명이야, 라고 체념하고, 세 살배기 어린애치고는 무서울 정도로 담담하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어머니는 말없이 석탄 난로 앞에 앉아 있는 내 곁으로 와서, 오래 집을 비워서 미안하다면서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리고 선물이라면서 내게 초콜릿 하나를 주었다. 포장지가 허시와 닮은, 아직도 시중에서 볼 수 있는 그 제품이다. 나는 그것을 먹기 시작했다.

달콤 씁쓸한 초콜릿이 목 안으로 퍼지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나는 깨달았다. 아아, 이렇게 하면 좋았을 것을, 진작 이렇게 하면 편했을 것을, 하고 생각했다. - 야마다 에이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