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수아 작가가 번역한 '안데르센 동화집' 중 '눈의 여왕'으로부터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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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의 여왕(1998) By Elena Ringo http://www.elena-ringo.com, CC BY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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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내리고 있었다. 그중 가장 커다란 눈송이 하나가 꽃을 심어 놓은 나무 상자 가장자리에 내려앉았다. 눈송이는 카이의 눈앞에서 점점 커다래지더니 마침내 곱고 하얀 옷을 입은 여자로 변했다. 별처럼 반짝이는 수백만 개의 눈송이로 만들어진 여자는 몹시 아름다웠지만 몸 전체가 투명하고 싸늘한 얼음의 결정체였다. 그래도 살아 있는 여자였다. 찬란한 별처럼 환하게 빛나는 두 눈동자가 카이를 빤히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것은 고요도 평온도 아닌 다른 종류의 빛이었다. 여자는 카이의 창문을 향해서 고개를 끄덕이며 손짓을 했다. 소년은 놀라서 그만 의자에서 뛰어내리고 말았다. 바로 그 순간, 창밖으로 거대한 흰 새가 날아가는 것을 본 것만 같았다.
쏟아지는 눈송이는 점점 더 커지더니, 마침내는 커다랗고 하얀 닭처럼 보였다. 어느 순간 눈송이들이 옆으로 튀면서 흰 썰매가 멈추었다. 흰 썰매를 몰던 사람이 일어섰다. 정말로 눈 그 자체인 흰 외투와 모자를 걸친 그 사람은 키가 크고 태도가 당당한 여자였다. 온통 눈부시게 하얀 그녀는 바로 눈의 여왕이었다. - 눈의 여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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