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UnsplashAslı Yaren Peker


헨리 제임스 소설집(현대문학) 수록작 '양탄자 무늬'를 전에 흥미롭게 읽었다. 헨리 제임스 학회가 펴낸 헨리 제임스 단편집에는 '융단 속의 무늬'란 제목으로 실려 있다. 아래 옮긴 글의 출처는 '헨리 제임스의 양탄자의 무늬 읽기와 작품분석'(윤명옥).




중편소설, 혹은 긴 단편소설로 불리는 노벨라(novella)에 해당하는 이 작품은 1896년 1~2월에 잡지 《코스모폴리스》(Cosmopolis)에 발표되었다가, 1896년에 『당황』(Embarrassments)이라는 단편집에 실려 단행본으로 출간되었다.

그런 다음, 헨리 제임스 전집으로, 1916년 새판본(New Edition)으로 다시 출간되었다.

그는 인생의 후반기로 접어드는 40대 후반에서 50대에는 작가와 작품, 예술과 예술가에 관한 작품을 많이 썼다. 그러므로 ‘소설에 관한 소설’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작품은 예술의 본질에 대한 인식문제를 다루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작가와 작품, 그리고 평론가의 관계 사이에 존재하던 ‘양탄자의 무늬’로 지칭되는 ‘지식’이자 ‘비밀’은 인생과 작품의 관계로 변동된다. 이것은 곧 예술가와 예술품에 관한 이야기, 혹은 평론가와 작품, 그리고 작가와의 관계가 좀 더 넓은 범주의 ‘양탄자’의 세계, 말하자면, 인간과 인생, 그리고 작품이라는 세계로 흘러가는 듯싶다.

이 작품의 제목이 되고 있고, 이야기 속에서 여러 차례 언급되는 ‘양탄자의 무늬’는 이 작품을 이해하기 위한 미스터리의 정체이다. ‘양탄자의 무늬’는 이 소설에서, 다른 말로, ‘기량’, ‘작은 비밀’, ‘비법’, ‘신비’, ‘지식’으로도 언급된다.

하지만 예술품과 인생의 신비이고 지식인 이 ‘양탄자의 무늬’는 인간이 깨우칠 수 있는 것이기도 하고, 깨우칠 수 없는 것이기도 하다. 또한 어쩌면 인간이 꼭 깨우칠 필요가 있는 것이기도 하고, 꼭 그럴 필요가 없는 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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