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스 박의 '내가 사랑한 시옷들 - 사랑, 삶 그리고 시' 중 ‘1부 사랑의 언어’ 중 'Day5 사랑과 소유는 병립할 수 없다'에 실린 노벨문학상 수상자 루이즈 글릭의 시 '헌신이라는 신화 A Myth of Devotion' 마지막 부분과 해설 일부를 옮긴다. (이 책에는 '루이즈 글룩'이라고 되어 있다.)

튀르키예 파묵칼레의 하데스 신전 - 사진: UnsplashUnma Desai


루이즈 글릭은 작년 10월에 별세했다. https://www.yna.co.kr/view/AKR20231014009500072?input=1195m






부드러운 빛이 침대 뒤
초원보다 높게 떠오른다. 하데스는 페르세포네를 팔에 안고
‘사랑하오, 아무것도 당신을 해치지 못해’라고 말하고 싶다

하지만, 생각을 고쳐먹는다
그렇게 말하면 거짓말이지, 그래서 그는 결국 말한다
‘당신은 죽었소, 아무것도 당신을 해칠 수 없소’
이 말이 하데스에게는 더욱 그럴싸한 시작에
더욱 진실된 말로 들렸으니까.

(루이즈 글룩, 헌신이라는 신화)

글룩의 시에서 페르세포네는 하데스가 만든 세계에 억지로 끌려와 하데스를 위해 봉사하는 존재로 그려진다. 사실 신화 속의 세계, 신화 속의 들판, 신화 속의 침대는 모두 남성 위주의 가족 제도에 대한 비유다. 그리고 이러한 비유는 현실에서, 보이지 않는 제도에 억지로 자신을 맞추어야 하는 여성의 비극으로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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