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학의 쓸모 - 인류의 과거, 현재, 미래를 읽는 21세기 시스템의 언어 쓸모 시리즈 3
김응빈 지음 / 더퀘스트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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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빙산의 일각이라는 말을 좋아한다. 보통 의식과 무의식의 관계를 설명할 때 많이 사용하는데, 우리의 일상의 많은 부분이 이와 관련이 있는 것 같다. 인류에게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봐도 우리 눈에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들의 영향력이 더 큰 경우가 많다.



필자는 인류의 과거, 현재, 미래를 생물학의 관점에서 들여다본다. 엄밀히 말하면 유기체적인 연결을 기반으로 하는 시스템생물학 관점이다. 어려운 말이다. 나처럼 문과출신에게는 생물학을 포함한 과학계열의 지식은 어려운 분야이다. 하지만 최근들어 지식과 아이디어의 확장을 위해 생소한 분야를 읽어보기 시작했다.



21세기 생물학은 밖에서 숲을 바라보기만 한 것에 불과했다고 한다. 그런데 2003년 이후 인간게놈프로젝트의 완성으로 인간에 대한 정밀한 지도가 완성되었다. 이를 계기로 생물학은 인간을 개별 구성요소 수준이 아닌 시스템 전체 수준에서 연구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물론 각 요소들 사이의 상호작용도 같이 연구할 수 있다.



학교 다닐 때 생물학 시간을 돌아보면 세포, 세포막, 세포핵 등 개별 요소를 외우느라 고생했던 기억이 있다. 과거의 생물학 지식은 이렇게 개별 요소를 연구하는 데 가까웠다면 앞으로는 유기적인 연결 속에서의 상호작용을 연구하는 쪽으로 흘러가는 듯 하다.



필자는 21세 생물학의 잠재력과 쓸모를 세포, 호흡, DNA, 미생물, 생태계 등 5가지 키워드로 제시한다. 모두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우리에게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들이다.



인류는 줄기세포 연구를 통해 시간을 되돌리는 연구를 하고 있다. 이미 선진국에서는 줄기세포를 활용한 세포의 재생이 이루어지고 있다. 노화가 진행되면서 생성되는 세포보다 죽어가는 세포가 많아진다. 인간은 세포 연구를 통해서 시간을 되돌릴 수 있을까?



코로나19를 거치면서 미생물, 박테리아 등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고 있다. 과거에는 우리의 건강을 위해 없애야 하는 대상이었다면 이제는 생명공학의 발전을 위해 없어서는 안되는 존재가 되어가고 있다. 특히 세포 면역계에서 발견한 유전자 가위는 인류의 발전을 이끌 중요한 지식이 되고 있다.



2003년 이후 인간게놈프로젝트의 성공으로 인간게놈지도가 완성되었다. 인간뿐 아니라 생물들의 설계도를 통해 생명체 복제가 가능하게 되었다. 심지어는 생물체 창조도 가능하다고 하니 이것이 인류와 지구 생명체에 미치는 영향이 어떨지 매우 궁금하다. 유용한 방향으로 연구가 되겠지만 자연의 순리를 거스르는 일이라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내가 가장 관심을 가지고 본 것은 3차전지 부분이다. 2차전지는 광물로부터 만들어낸 무생물체다. 그러나 3차전지는 연료전지에 미세조류나 미생물을 결합하는 아이디어를 실현할 것으로 기대된다. 무생물과 생물이 결합하는 새로운 에너지 체계가 신기하고 기대가 된다.



생물학은 일반인에게 결코 쉬운 분야가 아니다. 하지만 우리가 자동차를 쉽게 다룬다고 해서 자동차 정비를 다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마찬가지고 생물학의 자세한 부분까지는 몰라도 대략적인 지식과 작동원리만 안다면 보다 윤택한 삶을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눈에 보이지 않는 극미세한 세상을 지배하는 생물학이 인류를 위해 얼마나 많은 일들을 해낼지 기대를 품게 하는 책이다. 처음 읽어서 모두 이해되는 내용은 아니지만 여러 번 읽다보면 생물학의 흐름을 읽을 수 있을 듯 하다. 그리고 미래 생물학을 통해 좋아질 우리의 미래를 상상해보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 될 것이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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