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전기차 전쟁의 설계자
팀 히긴스 지음, 정윤미 옮김 / 라이온북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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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보자마자 책 한 권이 떠올랐다. 바로 월터 아이작슨이 쓴 <스티브 잡스>이다. 스티브 잡스와 애플의 드라마틱한 연대기를 작성한 꽤 두꺼운 분량의 명저다. 아마 이 책은 <스티브 잡스>에 버금가는 일론 머스크와 테슬라의 혁신의 연대기를 최고의 기록물이 아닐까 싶다.



자동차와 전혀 상관이 없는 회사가 전기차 시장에 전쟁을 선포하고 최고의 전기차 회사로 거듭났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혁신의 결과다. 일론 머스크가 아니었다면 절대 가능하지 않은 결과라고 말하기도 한다.



책은 20년 전 2003년의 에피소드로 시작한다. 시작과 이야기의 전개가 마치 한 편의 소설을 읽는 것처럼 구성되어 있다. 그간 알려지지 않은 테슬라의 창업과 도전, 그리고 실패에 대한 이야기들이 서사처럼 펼쳐진다. 일론 머스크의 스케일이 큰 것처럼 이 책이 다루는 서사의 스케일도 거대하다.



미국에서 전기차의 포지셔닝은 대한민국과 사뭇 달랐다. 대한민국에서는 정부 보조금을 최대한 많이 지급하여 환경을 생각하고 일반인들도 부담없이 탈 수 있는 정책을 폈다. 그래서인지 전기차를 고급차보다는 미래형 친환경 자동차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한 것 같다.



하지만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는 고급 자동차 시장을 공략했다. 차고에 휘황찬란한 고급 휘발유 자동차를 여러 대 보유하며 재력을 과시하는 부자들에게 꼭 필요한 필수품으로 포지셔닝 하였다. 즉 전기차는 일반인들이 타기보다는 부자들의 허영심을 채워주는 도구로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이런 일론 머스크의 전략은 2006년 모델3을 출시하면서 바뀐다. 누구나 탈 수 있는 완전 전기차를 만들겠다는 야심이 반영된 저렴한 소형차를 출시한 것이다. 기존의 쟁쟁한 자동차 제조업체를 제치고 신생 전기차 제조사가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이 당시에는 아무도 테슬라의 저력을 예상하지 못했다.



실제로 일론 머스크가 모델3를 출시해서 전기차의 대중화를 선언한 나이가 헨리포드가 모델T를 출시했을 당시의 나이보다 1살이 어렸다고 한다. 정말 상징적인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헨리 포드의 모델T가 자동차 시장의 판도를 바꾸었듯, 일론 머스크의 모델3는 전기자동차 시장의 판도를 완벽하게 뒤집었다.



테슬라의 초기에는 일론 머스크가 아니었다면 실패할 수 밖에 없는 조건들로 가득했다. 당시의 테슬라는 일론 머스크 자체였고, 일론 머스크가 있었기에 지금의 테슬라도 가능했다는 것이 지배적인 의견이다. 스페이스X가 그랬듯, 테슬라도 일론 머스크였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테슬라는 기존 자동차 업계의 예상을 여러 번 뒤집었고, 역사상 유례가 드물 정도로 공매도자들은 그를 끊임없이 괴롭혔다. 머스크는 퇴근하지 않고 자동차 공장에서 살다시피한 열정으로 테슬라를 만들어냈다. 모델3의 생산에 회사의 사활을 걸려 있음에도 많은 부분에서 문제가 터져도 머스크는 지나치게 긍정적이었다.



머스크는 전기자동차에 대한 남다른 확신으로 여러 번의 파산 위기에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고 한다. 특히 자동차는 연구 개발에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자하고, 수익은 불안정한 분야여서 머스크의 도전은 무모하게 받아들여졌다. 기존 대형 제조사드이 현금을 수십 조 이상 확보하고 있는 상황이었으니 머스크의 도전은 계란으로 바위치기가 확실했다.



테슬라의 초기 고급모델이 대성공을 거두자 전세계 대형 경쟁업체들이 전기차 개발에 다급하게 뛰어들었다. 우리나라 현대자동차도 예외는 아니었다. 자동차 산업의 판세가 이렇게 돌아가고, 그동안 머스크의 신념을 지켜봐온 투자자들이 열정적으로 후원하기 시작하면서 상황은 변한다. 이는 테슬라의 주가를 크게 끌어올리면서 머스크에게 날개를 달아주었다.



스티브 잡스의 역사적인 기여에도 불구하고 그의 평가는 엇갈린다. 일론 머스크에 대한 평가 또한 마찬가지다. 그의 도전과 혁신, 그리고 그의 예측할 수 없는 괴짜 행보를 통해 우리는 그를 영웅, 사기꾼, 미치광이 등 어떤 모습으로 평가할 것인가? 스티브 잡스와 함께 미국의 혁신을 이끌고 세계를 변화시키는 또 한 명의 천재의 스토리가 궁금하다면 지금 당장 이 책을 들어야 한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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