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일이 일어난 방 - 존 볼턴의 백악관 회고록
존 볼턴 지음, 박산호.김도유.황선영 옮김 / 시사저널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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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38. 나는 이런 브리핑이 그렇게 유익하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정보부 사람들도 나와 생각이 같앗다. 그 브리핑 자리에서 이야기는 주로 트럼프가 다 하고, 나머지는 항상 듣는 쪽이니까. 나는 트럼프의 그런 정보 전달 방식을 바꿔보려고 여러 번 시도했지만 계속 실패했다.

​미국은 우방이라는 이유로 우리에게 요구하는 것도 많다. 그만큼 우리나라에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하는 나라이다. 그런 미국 수뇌부의 중심에 서있던 한 고위 관리의 자서전이 출판되면서 아니 출판되기 전부터 전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전 백악관 국가 안전 보좌관 존 볼턴이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했던 1년이 넘는 시간을 자세하게 기록한 <그 일이 일어난 방>을 만나보았다.

 

 

 

뼛속까지 공화당의 정신을 담고 살았던 존 볼턴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반대하고 나선 사연은 무엇일까? 존 볼턴은 적나라하게 트럼프를 드러내고 있다. 너무나 적나라하게 표현하고 있어서 백악관이 이 책의 출판을 막으려 했을 것이다. 그런데 저자는 이 책에서 다른 나라의 수장들도 거침없이 표현하고 있다.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을 '족제비'라 칭하고, 우리나라 문재인 대통령을 '조현병 환자'라고 말하고 있다. 김정은을 독재자라 말한다. 그만큼 이 책은 흥미로운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700여 페이지가 넘는 두께가 부담스럽지 않을 정도로 빠져들게 하는 책이다.

 

저자는 트럼프 대통령을 열심히 보좌했지만, 트럼프를 바꿔보려 했지만 포기했다고 주장한다. 마치 자신을 위한 변명같이 느껴질 정도로 트럼프의 과오를 지적하고 있다. 그들 간의 관계가 어찌 되었든 그가 들려주는 한반도 정세 이야기는 너무나 흥미로웠다. 우리나라를 둘러싼 동북아 정세를 바라보는 미국 수뇌부의 관점을 어느 정도 알 수 있게 해준다. 백악관의 전 고위 관리가 쓴 자서전이 말해주는 트럼프는 조롱당해 마땅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오늘 미국 대선의 결과는 트럼프의 재선이 확실시되고 있는 듯해서 씁쓸하다.

 

존 볼턴을 비롯한 많은 이들이 과격할 정도로 트럼프를 비판하고 있지만 그는 다시 미국의 수장이 될 듯하다. 이 책을 접하면서 미국의 변화를 그려봤지만 미국인들의 선택은 다시 트럼프였다. 백인 우월주의에 근거를 둔 인물의 재선은 또 다른 존 볼턴을 나오게 할 것 같다. 왜 최측근의 보좌관이었던 인물이 대통령에게 등을 돌리게 되었는지 알 수 있게 해주는 참 재미난 책이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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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2022-08-08 0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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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 시간에 들려주지 않는 돈 이야기 - 성인이 되기 전 꼭 알아야 할 일상의 경제 ㅣ 내 멋대로 읽고 십대 5
윤석천 지음 / 지상의책(갈매나무)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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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78.'성장을 통한 불평등 해소'는 공정한 분배가 없다면 헛소리에 불과합니다. 

청소년들을위해 좋은 책들을 만들고 있는 지상의 책에서 나온 <수업 시간에 들려주지 않는 돈 이야기>를 만나보았다. '금융 문맹'이라는 오명을 안고있는 우리나라 청소년들을위해 경제에 대한 이야기를 기초부터 편안하게 들려주고 있어 좋았다. 어렵고 지루한 경제 이야기를 요점만 간추려 쉽고 편안하게 접할 수 있다.

 

저자는「시작하며」에서 조지 오웰의 말을 인용하고 있다. "어떤 책이든 정치적 편향으로부터 진정으로 자유로울 수 없다."(p.5)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책이니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기가 더 조심스러웠을 것이다. 하지만 경제 정책이나 재벌, 금융위기에 대한 민감한 이야기를 너무나 매끄럽게 들려주고 있다. 저자의 건강한 의견 제시를 만나보는 것만으로도 청소년들에게 유익한 시간이 될 것 같다.

​책은 쓰다, 벌다, 빌리다 그리고 내다라는 소제목으로 총4부로 구성되어있다. 1부 쓰다와 2부 벌다에서는 경제에대한 기초를 차분하게 그리고 알기 쉽게 풀어주고 있다. 거기에 요즘 대세가된 공유 경제부터 온디맨드경제(On-Demand Economy)까지 전체적인 흐름도 알려주고 있어서 경제를 이해하는데 더 큰 도움을 주고 있다.

 

2부까지 편안하고 가볍게 만날 수 있었다면 3부 빌리다부터는 조금은 민감하고 무거운 이야기를 들려준다. 3부는 부채에 관한 이야기고 4부 내다는 세금을 이야기하고 있으니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여기서부터는 통화 정책이나 세금 정책에 대한 저자의 의견이 많이 드러나고 있다. 그래서 더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이 책이 가진 또 다른 매력은 통화 정책부터 용돈까지 거시경제와 미세경제를 오가며 우리가 알고 싶은 또 알아야할 경제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는 것이다.

 

p.195. 과연 인류 역사상 가장 크게 이루어진 오늘날의 부채 팽창은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요?

편안하게 또 쉽게 경제를 만나볼 수 있는 책을 찾고 있다면, 건물주가 꿈이 되버린 우리 사회의 진정한 부는 무엇일지 알고 싶다면 이 책을 꼭 한번 만나보기 바란다. 청소년은 물론이고 경제를 잘 모르는 이들에게도 교과서보다 더 깊은 내용을 더 쉽고 편안하게 만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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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찾아가는 십우도 여행
오강남.성소은 지음, 최진영 그림 / 판미동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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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68. 수행은 세 가지 행(行)이다. 첫째, 생각하기다.…(중략)…

둘째,수행은 잠잠함(禪)이다.…(중략)…

셋째, 수행은 가운데 있으면서 벗어나 있는 것이다.

​십우도十牛圖는 심우도尋牛圖라고 부르기도 한다. 십우도를 처음 알게 된 건 얼마 전 '선화禪畵'를 다룬 책을 통해서이다. 선화는 불교의 한 종파인 선종禪宗과 관련된 그림을 뜻한다. 선종은 참선과 수행으로 깨달음을 구하는 종파이다. 그러니 '십우도' 역시 참선을 통한 구도를 표현한 것이다. 십우도는 중국 남조의 보명선사가 그린 목우도와 송나라의 곽암 선사가 그린 작품이 대표적이라고 한다. 두 선사가 그린 작품의 표현은 조금 다르지만 두 작품 모두 선禪 체험을 통해서 '참나'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것이다.

p.22. 십우도의 여정은 내가 나를 낳는 여행입니다.

p.20. 이 여행을 해야 하는 이유는 350가지도 더 말할 수 있지만, 딱 하나만 귀엣말로 전하겠습니다. 나를 아는 것이 모든 것을 아는 초석이기 때문입니다.

10가지 장면으로 그린 십우도의 시작은 목동이 소를 찾아 나서는 장면이다. '목동'은 수행자, 구도자를 '소'는 우리가 찾고자 하는 '마음' '자아' 등을 표현하고 있는 듯하다. '원'안에 그린 10가지 그림은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데 <나를 찾아가는 십우도 여행>은 곽암 선사가 그린 십우도를 바탕으로 그 과정을 들려주고 있다. 소를 찾아 나선 목동이 조금씩 다가선 것은 무엇일까? 목동이 찾게 된 것을 이 책을 통해서 우리도 다가설 수 있을까?

p.121. "존재에 대한 인식을 되찾고,'느낌-자각'의 상태에 머무는 것이 바로 깨달음"이며, 그것은"그저 존재와 하나됨을 느끼는 자연스러운 상태로, 본질적으로는 당신이지만 당신보다 훨씬 위대한 무언가와 연결된 상태"다.

 

불교의 사상을 그린 작품을 설명하고 있는 책이지만 종교적인 색채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종교를 연구하고 있는 두 저자 오감남, 성소은의 깊이 있는 성찰이 종교를 뛰어넘어 '인간'에 닿아있는 것 같다. 십우도의 열 가지 그림 순서대로 이야기를 풀어가면서 이해를 돕기 위해 함께 보면 좋을 책을 몇 권 소개하고 있다. 명상을 다양한 분야로 접근하고, 뇌과학, 후성유전학 등 과학적으로도 풀어주고 있어서 너무나 좋았다.

​

깊이 있는 사색을 느낄 수 있었던 책들 속에 담긴 이야기들은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더욱 풍부하게 하고 있다. 현대적인 감각으로 다시 그린 십우도를 만나는 재미와 서양에 선불교를 소개했던 D.T.스즈키의 영어 번역을 만나는 흥미로움은 이 책이 주는 또 다른 즐거움이다.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여행을 즐겁게 해주는 흥미롭고 의미 있는 책을 만나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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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자신을 알라," - P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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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질의 물리학 - 고대 그리스의 4원소설에서 양자과학 시대 위상물질까지
한정훈 지음 / 김영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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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전공을 묻는다면 이 책<물질의 물리학>을 선물할 예정이라 말하는 저자 한정훈은 양자 자성체, 양자 스핀계 이론을 주로 연구하며 성균관대학교에 재직 중이다. 학창 시절에도 어려웠고, 지금도 난해한 것들 중 하나가 물리학이다. 이 책은 물리학에 관한 책이다. 그것도 양자역학에 관한 책이다. 그런 책을 선물하고 싶다니 네이처에 논문이 실린 물리학자 다운 생각인 것 같다. 그런데 이 책은 물리학을 전혀 모르는 이들에게도 좋은 선물이 될 좋은 책이다.

 

어려운 수식, 난해한 이론이나 정의를 과학적으로 설명하기보다는 다양하고 재미난 이야기를 만들어 인문학적으로 설명하고 있는 흥미로운 책이다. 더욱 흥미로운 점은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의 제자가 되기까지 또 네이처에 논문이 실리기까지의 저자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다. 딱딱하고 어려운 물리학의 수식은 찾아보기 힘들다. 대신 이솝우화 같은 재미난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물리학이 주는 부담감을 떨쳐낼 수 있도록 큰 배려를 해주는 저자의 친절이 만들어낸 쉽고 편안한 물질물리학의 입문서이다.

p.39. 원자에서 출발해서 점점 더 작은 세계를 탐구해가는 것이 입자물리학의 일이라면, 같은 원자에서 출발해서 점점 더 큰 세계를 탐구해가는 것이 물질물리학의 임무다.

 

총 9장으로 구성된 이야기의 시작은 1.최초의 물질이론이 맡는다. 고대 그리스의 4원소설과 현대의 물질관을 비교하며 물질물리학의 시작을 재미나게 보여주고 있다. 2장부터는 9장까지는 양자역학에서 다루는 흥미로운 주제들을 다루고 있다. 생소한 이론도 있고 한 번쯤 들어본 적 있는 것 같은 이론도 있다. 꼬인 원자, 양자 홀 물질, 그래핀, 양자 자석, 스커미온, 위상(位相 ; topology)등.

​양자역학이라는 어렵고 난해한 이야기를 쉽고 재미나게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그중 하나는 재미난 고체의 발견이었다. 양자역학에서 고체는 전기를 통하는 도체와 전기를 통하지 않는 부도체 둘이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도체도 부도체도 아닌 제3의 고체가 인정받았다고 한다. 위상 부도체 혹은 위상 절연체라 부르는 속은 부도체인데 껍질은 금속인 물질이 발견된 것이다. 또한 신기한 자석의 발견도 흥미로웠다. 스커미온이 만들어낼 극초소형 저장 장치가 벌써 기다려진다.

p.243. 자석을 기반으로 한 정보 저장의 원리는 놀랄 만큼 단순하다. 카세트테이프를 예로 들어보자. 얇은 플라스틱 줄을 따라 자석 물질이 입혀져 있는 것이 카세트테이프다.

어렵고 난해하던 물리학 이야기를 정말 쉽고 재미나게 풀어서 들려주고 있는 책이다. 쿼크가 무언지 디테일하게 설명해 주는 머리 아픈 물리학 책이 아니라 원자가 무언지 즐거운 이야기로 들려주는 재미난 물리학 책이다. 물질물리학의 흥미로운 세계를 접하고 싶다면 이 책의 세 번째 이야기 파울리 호텔에 꼭 들러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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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의 시대, 시대의 문장 - 문장의 왕국 조선을 풍미한 명문장을 찾아서
백승종 지음 / 김영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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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83. 조선은 문장을 너무도 중시한 나라여서, 누군가는 한 장의 글로 출세를 하였고 누군가는 목숨을 잃었다.


<문장의 시대, 시대의 문장>에서 백승종 교수는 글의 파워를 들려준다.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문장가들의 글들을 소개하고 그 문장이 만들어낸 역사(歷史)를 들려주고 있다. 그런데 문장의 역사는 조선의 역사와 함께하고 있었다. 문장의 특색도 조선의 성리학과 연결되고 문장의 파워는 사화도 만들어내고 있었다. 그리고는 당파 싸움을, 조선의 아픔을 함께 한다. 글이 가진 힘도, 문장가가 그려낸 세상도 조선 역사의 일부인 것이다. 그래서 문장가들의 이야기는 조선 선비들의 이야기가 되었고, 멋진 문장들은 조선을 대표하게 된 것이다.

 

제1부 시대의 문장에서는 고려 말 이색과 그의 제자인 정몽주와 정도전을 시작으로 조선 시대 명문장가들을 소개하고 있다. 그들 중에는 낯익은 이들도 있었지만 낯선 이들도 있었다. 아마도 시서화를 좋아하는 이들이었기에 권력과는 거리를 둔 것인지도 모르겠다. 권력과 거리를 둔 이들과 권력의 중심에 서있던 이들의 글을 비교해보는 것도 재미있었다. 지금 우리 사회에 있는 명문장가들은 마치 사화를 만들어냈던 이들을 생각하게 한다.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당파 싸움의 원인과 해결책을 제시했던 성호 이익의 글이 떠오른다.

​1부에서 상소문과 같은 공적인 글을 다루었다면 제2부 문장의 시대에서는 서간문과 같은 사적인 글을 다루고 있다. 그래서인지 2부에 담긴 글들은 사랑, 우정, 그리움 등의 개인적인 감정들이 눈에 많이 들어온다. 유성룡과 이순신의 우정은 서로에 대한 믿음으로, 서거정의 글은 아내에 대한 사랑으로 아름답게 피어났다. 그렇게 문장은 꽃이 된 듯 우리 마음속에 자리 잡았다. 하지만 마음속 가장 깊은 곳에 자리 잡은 글은 한 편의 시로 목숨을 내놓은 선비 중의 선비 석주 권필의 시였다. 지금 여의도에 권필처럼 자신의 뜻을, 정의를 말할 수 있는 정치인이 있을까?

저자가 들려주는 재미난 역사 이야기는 멋진 문장 이야기 뒤에 따라오는 즐거움이다. 그렇기에 저자는 각 시대별로 글, 문장에 대한 특색들을 먼저 흥미롭게 들려주고 있다. 저자가 뽑은 19세기 조선의 최고의 지식인은 누구일까? 또 우리 역사상 최고의 명문장가는 누구일까? 다산 정약용이 만년에 '참스승'이라 믿고 흠모했던 문장가는 누구일까? 저자가 정리해 준 조선을 대표하는 문장가들중에서 누구를 최고로 선택할 수 있을까? 조선의 명문장들을 만나볼 수 있는 즐거움과 조선 선비들의 역사를 접할 수 있는 즐거움이 합해져 두 배의 즐거움을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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