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수리 공장
이시이 도모히코 지음, 양지연 옮김 / 김영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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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54."자기 생각과 의지를 버리고 그 물건의 목소리를 듣는 일. 그렇게 해야만 비로소 진실이 모습을 드러내지요."

일본의 대표적인 애니메이션 제작사인 스튜디오 지브리의 프로듀서이자 소설가로「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하울의 움직이는 성」제작에 참여했던 이시이 도모히코의 판타지 소설을 만나보았다. 10살 소녀 '피피'가 이쪽 세상과 저쪽 세상을 오가며 펼치는 환상적인 이야기가 너무나 흥미로운 장편소설이다.

p.205."해야 할 일이 있고 자신을 찾는 곳이 있을 때 비로소 사람은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어. 앞일도 모르는데 걔혁이니 뭐니 외쳐봐야 모두가 불안해질 뿐이지."

하지만<추억 수리 공장>은 꿈속에서 만날 수 있을 법한 재미난 이야기만을 담고 있지는 않다. 환상적인 이야기 속에서 우리가 추구해야 할 삶을 보여주고 있다. 스마트폰에 빠져 쉽고 빠르게만 외치는 현대인들에게 삶에서 진정으로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들려주고 있다.

 

p.214."지름길은 앞질러 가는 길이 아니랍니다. 생각하고 또 생각해서 선택한 그 순간 가장 최선의 길이 바로 지름길이지요."

주인공 피피는 자신을 너무나 사랑해 주던 할아버지께서 만들어주신 양철 로봇 친구가 있다. 그런 로봇 친구 프리츠를 반 친구 리나가 망가뜨린다. 아이들의 괴롭힘을 견디게 해주던 말 못 하는 친구 프리츠를 고치기 위해서 할아버지 공방에서 만난 '즈키'를 따라나선다. 즈키는 '이런저런 일이 있기 마련이지'를 입에 달고 사는 도깨비이다.

 

'추억 수리 공장'은 할아버지 공방과 연결된 '저쪽세상'에 있었다. 그곳에는 지사마라는 장인을 비롯한 수수께끼 같은 인물들이 우리들의 추억이 담긴 물건들을 고치고 있다. 재미난 인물들이 등장하지만 그중에서 가장 흥미로운 인물은 어떨 때는 레이디라 불리고 또 어떤 때는 마담이라 불리는 여인이다. 그 여인은 미스 또는 미시즈라고도 불린다. 왜 일까? 상상하지도 못할 놀라운 까닭을 꼭 만나보기 바란다.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하는 검은 양복을 입은 자들로부터 이쪽세상의 도시'카를레온'과 저쪽세상의 '아시토카' 공작소를 지켜낼 방법은 무엇일까? 주인공 소녀 피피가 보여주는 이야기는 환상적이고, 피피에게 들려주는 즈키와 지사마의 이야기는 교훈적이다. 어린아이들에게 재미와 교훈을 한 번에 줄 수 있는 동화란 바로 이런 책일 것이다. 물론 그 교훈은 어른들에게도 꼭 필요한 삶의 지혜가 될 것이다.

이 소설은 글로 그려낸 한편의 애니메이션 같다. 그래서 4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이지만 아이들도 충분히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소설을 읽고 나면 피피가 가지고 있는 양철 로봇 프리츠와 가죽수첩이 무척이나 탐나게 될 것이다. 함께 아파하고 함께 웃을 수 있는 친구 프리츠와 나의 고민에 현명한 답을 전해주는 수첩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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