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학자처럼 영화 보기 - 시간과 우주의 비밀을 탐구하다
다카미즈 유이치 지음, 위정훈 옮김 / 애플북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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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호킹을 사사師事한 일본의 물리학자 다카미즈 유이치가 들려주는 물리 이야기는 무척이나 흥미롭다. 생각만으로도 어지러운 물리라는 난해한 세상을 SF 영화를 통해서 재미나게 풀어내고 있다. <물리학자처럼 영화 보기>는 부담 없이 만날 수 있는 물리학 책을 만나보는 새로운, 쉽지 않은 경험을 하게 해 준 흥미로운 책이다. 


p.145. 또한 화성의 노을이 푸르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그보다 먼저 지구의 노을이 붉은 이유를 알고 있는가?

SF(science fiction) 영화가 보여주는 영역을 시간과 공간으로 나누고 소개된 영화들 속에 담고 있는 과학적인 상상을 물리학으로 분석하고 실현 가능성을 논하고 있다. 어차피 허구(fiction)인 SF 영화를 분석하며 볼 필요가 있을까 싶었지만 저자가 들려주는 과학 이야기가 생각을 바꾸게 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을 자연스레 떠올리게 하는 재미난 책이다.

시간 여행을 대하는, 우주여행을 대하는 물리학자의 부드러운 접근이 너무나 인상 깊었다. 영화 속 이야기에 물리학 이론을 정확하게 들이대는 딱딱한 이야기가 아니라 편안하게 볼 수 있어 좋았다. 물리라고는 입시를 위해 공부했던 게 전부인 내게도 물리가 가진 진정한 재미를 알려주고 있다. 그것도 재미나게 본 영화들을 통해서 조금 더 편안하게 물리학을 만나게 해주고 있다.

<물리학자처럼 영화 보기>는 총 12편의 영화를 소개하고 있다. 물리는 쉽게 풀어서 들려줘도 물리다. 어렵고 난해하다. 그래서 12편의 영화가 더 재미나고 흥미롭게 느껴진다. 우선 '시간'이라는 주제로 5편의 영화를 보여준다. 그 속에 담긴 물리학 이론을 현재에 비추어 풀어주고 있다. 다음으로 소개된 7편의 영화들은 '우주'라는 주제를 안고 있다. 직접 본 영화도 있고 이 책을 통해서 저자의 친절함으로 본 영화도 있다. 처음 접한 영화의 내용도 요약해서 들려주는 친절함이 저자의 물리 이야기를 따라가는데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

어떤 장면은 현재로서는 불가능하다 설명하고 어떤 설정은 너무나 훌륭하다고 말하고 있다. SF 영화나 소설에 등장했던 많은 상상들이 실현된 세상에 살고 있다. 그래서일까? 지금은 불가능한 상상이 미래의 언젠가는 실현 가능한 과학이 될 것 같다. 상상이 희망이 되고, 불가능이 가능이 되는 SF 작품들의 매력을 제대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물리학자처럼 영화 보기>를 통해서 물리학과 SF 영화를 조화시켜 서로 가진 매력을 업그레이드한 것 같다. 상상력으로 빚어놓은 SF 영화를 평가하기보다는 그 상상력에 찬사讚辭를 보내는 물리학자의 러브레터같은 책이다.




"애플북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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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자전
정은우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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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문학동네에서 운영하는 장편소설 연재 전문 웹진 『주간 문학 동네』에서 처음으로 발굴한 <국자전傳>을 티저북으로 만나보았다. 

<국자전>은 2019년 창비신인소설상을 수상한 정은우 작가의 작품이다.

"국자는 아홉 살에 첫사랑을 만났고, 열 살에 고아가 되었다."

소설의 주인공 이국자는 어려서 부모와 동생을 잃는다. 

그리고 이모의 보살핌으로 어른이 되고 지금은 독립해서 나가 살겠다는 딸 박미지의 마음을 돌리려고 애쓰는 중이다. 

딸 미지의 독립선언은 벌써 세 번째이다.

독립선언을 할 때마다 국자는 음식을 차려주고는 먹고 이야기하자고 한다.

그런데 엄마 국자의 음식을 먹고 나면 설득당한다.

그렇게 세 번째 독립선언을 하게 된 미지는 또 음식을 먹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조금 다른 대화가 오고 간다.

모녀간의 대화를 중심으로 풀어낸 이야기 속으로 들어서면서

북클럽 문학동네 회원들을 위해 만들었다는 티저북이 너무나 고마웠다.

엄청난 스토리를 만나게 해주었다는 것도 고맙고,

이런 스토리를 만든 멋진 작가를 알게 해준 것도 고마웠다.

그저 평범한 모녀의 대화 같지만 국자는 능력자이다.

소설 속 대한민국 국민은 능력자와 비능력자로 나뉘고 

또 능력자는 적합과 부적합으로 나뉜 이상한 사회다.

'다중능력검사'라는 검사를 통해 국민들을 나누고 보호관찰 등의 부조리를 

서슴지 않는 정말 이해할 수 없는 국가다.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사회를 배경으로 한 소설인데 

그 사회가 지금의 우리 사회와 다르지 않게 느껴지는 까닭은 무엇일까?

그 까닭은 조금씩 펼쳐질듯하다.

아직 등장하지 않은 '반동' 윤수일을 통해서.

전체가 아닌 시작의 일부분만 접했지만 소설의 깊이와 폭을 가늠할 수 있을 것 같다.

오늘 우리가 가진 사회 부조리를 

다른 이름들로 칭하며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는 듯하다.

정말 너무나 기대되는 작품이다.

"문학동네로부터 티저북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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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릿 트레인 - 영화 원작소설 무비 에디션
이사카 고타로 지음, 이영미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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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불릿 트레인』의 원작 소설을 만나보았다. 국내에서도 강동원 주연으로 영화화된 『골든 슬럼버』를 비롯해서 지금까지 11개 작품이 영화로 만들어진 베스트셀러 작가 이사카 고타로의 작품이다. 정말 엄청난 스토리텔링을 보여주는 이사카 고타로가 이번에는 신칸센이라는 기차를 무대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이 작품의 원제는 『마리아 비틀』로 2010년에 『그래스호퍼』의 후속편으로 출간된 장편소설이다. 두 작품 모두 곤충을 연상시키는 제목이지만 살인청부업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살벌한 책이다. 아니 <불릿 트레인>은 전혀 살벌하지 않다. 살인 장면이 묘사되기는 하지만 전혀 무섭지 않고, 이사카 고타로의 특유의 유머로 무장한 재미나고 유쾌한 소설이다.


많은 킬러들이 등장하는데 킬러라는 이들이 무언가 허술하고 왠지 모르게 부드럽다. 가장 킬러다운 인물들은 오래전 은퇴한 할아버지, 할머니 부부 킬러와 '왕자'라는 14세 소년이다. 이 녀석은 전문 킬러도 아니면서 살인을 즐긴다. 아니 타인의 감정을 이용해 그 사람을 조정하려고 한다. 너무나 잔인한 가스라이팅 짓거리를 한다. 결국 어린아이를 옥상에서 던지고 알코올 중독자인 소년의 아버지를 자신의 계획에 끌어들인다. 


전직 살인청부업자 기무라는 아들 와타루의 복수를 위해 신칸센 하야테에 오른다. 그런데 그 기차에는 너무나 많은 킬러들이 함께 타고 있다. 각자의 목적을 위해 또 각자가 의뢰받은 '간단한 일'을 해결하기 위해. 문학을 좋아하는 밀감과 토마스 기차의 덕후 레몬도 타고 있다. 또 자기는 운이 너무나 좋다는 14세 소년 왕자도 타고 있다. 그런데 왕자의 행운을 누를 정도의 강력한 '불운'을 몰고 다니는 신입 킬러 무당벌레 나나오가 타고 있다는 것이 문제였다.


나나오 - 하필 이럴 때,라는 생각보다는, 역시 이 모양이군, 하고 느껴지는 부분이 더 컸다.

왕자 - 자신의 행운을 정체 모를 불운의 괴물이 덥석 베어 물며 갈기갈기 찢어버리는 공포였다.


나나오의 이번 미션은 정말 '간단한 일'이었다. 트렁크를 하나 찾아서 첫 번째 역에서 내리는 것이었다. 트렁크의 위치도 알려주었기에 들고 내리기만 하면 되는 일이었다. 하지만 늘 그렇듯 나나오는 내리지 못한다. 5분만 타면 될 신칸센을 2시간 반 이상을 타게 된다. 그렇게 나나오의 미션 실패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연쇄 작용을 만들어낸다. 정말 빈틈없이 촘촘한 스토리가 나나오가 신칸센을 내릴 때까지 이어진다. 트렁크를 둘러싼 긴장감은 어느새 새로운 긴장감으로 옮겨가고 왕자는 그 상황을 즐긴다. 


정말 이 정도의 캐릭터가 필요할까 싶은 왕자와 나나오 이 두 명이 이 스릴러의 주인공인듯하다. '악惡'으로 똘똘 뭉쳐진듯한 소년의 모습은 무서울 정도다. 이 소설의 긴장감은 거의 모두 왕자가 맡고 있는 듯하다. 왜 사람을 죽이면 안 되느냐고 만나는 어른들에게 질문을 던지고는 반응을 살피는 머리 좋은 사이코패스. 그런데 그런 소년을 지켜주려고 하는 조금은 순진한 불운의 아이콘 나나오. 정말 이렇게까지 불운하게 만들 필요가 있을 정도로 안쓰러운 나나오. 나나오와 왕자는 200킬로가 넘는 속도로 움직이는 폐쇄된 공간 신칸센에서의 자신들이 원하는 목적을 이룰 수 있을까? 왕자와 나나오 어느 쪽이 더 확률이 높을까?



"RHK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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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수사 2
장강명 지음 / 은행나무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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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의 가제본을 순삭하고 2권을 기다렸습니다. 너무나 흥미로운 전개가 이어질 2권도 순삭일 것입니다. 엄청난 스토리텔러 장강명이 들려주는 범인의 이야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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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수사 1
장강명 지음 / 은행나무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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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부대』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장강명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재수사> 1부를 가제본으로 만나보았다. 엄청난 필력을 가진 스토리텔러라는 것은 진작에 알고 있었지만 이번 작품에서 보여주는 작가의 필력은 '엄청나다'라는 표현으로도 모자랄 정도다. 죄에 대한, 처벌에 대한 철학적, 심리학적 접근은 물론 거기에 사법 시스템에 대한 사회적인 접근도 보여준다. 또 경찰 조직에서 강력계 형사가 가지는 의미도 보여주고 있다. 재미나고 흥미롭다. 22년 전 사건을 재수사하는 초보 형사 연지혜와 22년 전 사건의 범인이 번갈아가면서 이야기를 끌어간다. 


나는 22년 전에 사람을 죽였다. 

자수는 비굴하고 부정직한 타협 같다.


범인은 인류가 가진 도덕성이 본성에서 이성으로 넘어가는 과정을 흥미롭게 논하고 있다. 자신의 목숨보다 더 소중하게 생각했던 '명예'는 계몽주의가 만들어낸 '행복'에 파묻혔다며 진정한 도덕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그런데 이 이야기를 들려주는 녀석은 22년 전 신촌에서 여대생을 죽인 범인이다. 그렇다 보니 논리정연하게 펼치는 멋진 이야기가 자신의 살인을 정당화하기 위한 '변명'으로 들린다. 하지만 자꾸만 녀석의 이야기에 빠져들게 되는 까닭은 무엇일까? 변명이 아니라 정당한 권리를 말하고 있는듯하다. 왜 일까? 직접 만나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초보 형사 연지혜가 끌어가는 사건 조사 파트 이야기는 범인이 들려주는 형이상학적 이야기를 벗어나 정말 극도로 현실적이다. 범인이 도스토옙스키의 소설 속 등장인물들로 이야기를 끌고 가는 것과는 달리 우리 형사들은 22년 전의 범인을 잡기 위해 정말 현실적인 노력을 한다. 그런데 이야기는 손에 잡히는 것보다는 손에 잡힐듯한 이야기가 더 재미나고 흥미롭다. 하지만 범인이 들려주는 손에 잡힐 듯한 이야기가 초보 형사 연지혜를 통해서 손에 잡히기 시작한다.


범인은 사건 직후 자신 안에는 세 명의 인물들이 산다고 이야기한다. 

내 안의 로쟈는 불안과 긴장을 견디기 힘들어한다.

내 안의 지하인은 생존 욕구와 자기합리화에서 나온 존재다.

내 안의 스타브로간은 로쟈나 지하인과는 좀 다른, 초연한 존재다.

도스토옙스키의 소설 속 등장인물들이 자신 속에 있다고 한다. 나 참.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건지. 이런 생각은 범인의 논리적인 설득에 조금씩 흔들린다. 이러다가 정말 범인의 변명을 지지하는 일이 생기는 게 아닐까 하는 불안감이 들 때쯤 작가는 3인의 형사들에게도 새로운 실마리를 안겨준다. 그런데 이 실마리를 따라 사건 관계자들을 만날수록 피해자 민소림이 의심스러워진다. 이제 범인은 선善과 악惡에대해 논하고 있다. 민소림은 선일까? 악일까? 선과 악의 절대적 구분이 가능할까?


그렇게 된다면 민소림이 나에게 어떤 공격을 가했는지, 그로 인해 그녀와 내가 각각 받아야 할 형량은 얼마인지에 대해서도 새로운 평가가 가능해질 수 있다.


범인과 민소림과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2부에서 보일 것 같다. 사건 수사에서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민소림의 죽기 전 10일간 행적도 2부에서 보여줄 것 같다. 물론 범인의 정체도 2부에서 밝혀질 것이다. 1권의 끝을 만나는 것은 너무나 순식간이다. 그래서 1권의 끝을 만나는 순간 2권이 없다는 실망감이 더 크게 다가선다. 그러니 <재수사>를 접하게 된다면 꼭 1권과 2권을 동시에 준비해 두고 범인의 변명을 들어보기 바란다. 솔직히 1부에서는 범인의 설득이 더 매력적이다. 2부에서 연지혜 형사의 파이팅을 기대해 본다.



"은행나무출판사로부터 가제본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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