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엔 니체, 퇴근길엔 장자 - 회사 앞 카페에서 철학자들을 만난다면?
필로소피 미디엄 지음, 박주은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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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책은 언제 만나도 즐겁다. 역량이 안되는 탓에 읽을 때마다 새로워서 좋다. 이번에 만나본 는 직장인들의 번뇌를 잠재워 줄 사유를 만날 수 있어서 더욱 좋았다. 그동안 만나보았던 철학자들도 있었지만 새롭게 만나보는 철학자들도 있어서 더 재미나게 읽을 수 있었다. 직장을 다니면서 느끼게 되는 감정들을 하나씩 풀어내고 그에 대한 해결 방안을 제시하고 있는 유용한 책이다. 특히 동서양의 철학 사유를 함께 접할 수 있어서 더욱 흥미로웠다.


이 책 《출근길엔 니체 퇴근길엔 장자》는 철학 책이다. 그런데 난해하거나 지루하지 않다. 저자들이 들려주는 예시가 짧은 콩트를 보는 듯해서 편안하다. 14명의 철학자들의 깊이 있는 사유로 걱정, 부조리, 소진, 긍정, 자신감, 낙담 등의 15가지 감정을 풀어내고 있다. 공자나 니체 한 사람의 철학적 사유만으로도 가득 메울 지면에 철학자 14명의 사유를 담아내고 있다. 전문점의 갈비탕처럼 깊이 있는 맛은 없지만 분식집의 갈비탕처럼 가볍게 먹기에는 충분하다. 철학자들의 깊이 있는 다양한 사상을 만나볼 수는 없지만 그들의 생각 하나 정도는 편안하게 알 수 있게 해준다.


《출근길엔 니체 퇴근길엔 장자》라는 제목처럼 출퇴근 길에 눈에 담기에 충분한 분량으로 철학에 재미와 흥미를 가지게 해주고 있다. 짧은 만남 속에서 가장 좋았던 만남은 '짜증'을 통해서 만난 순자였다. 공자나 장자만큼 접해보지 않았던 철학자였기에 그의 '허일이정虛一而靜'이라는 사유는 조금 더 흥미롭게 만날 수 있었다.


p.139. 허일이정은 '허(텅 비움)''일(하나로 모음)''정(고요함)의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가볍게 읽다가 원문의 한자가 궁금하다면 책의 뒤편에 담은 '주'를 찾아가면 된다. 원문을 해설과 함께 싣고 있어서 조금 더 깊이 있는 만남을 가질 수 있는 배려도 잊지 않은 책이다. 쉽고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철학 책을 만나고 싶다면 주저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책이라고는 하지만 삶에 지친 이들이라면 누구나 커다란 위안을 받을 수 있는 책이다.



"한국경제신문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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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의 말차 카페 마블 카페 이야기
아오야마 미치코 지음, 권남희 옮김 / 문예춘추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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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5. "사람도 물건도 한 번이라도 만났다면 인연이 있는 겁니다. 인연이란 씨앗 같은 거죠. 작고 보잘것없어 보여도 키우다 보면 선명한 꽃이 피거나 맛있는 열매가 열리죠. 씨를 뿌릴 때는 상상도 하지 못한."


p.193. "인연이란 사실 아주 여린 거예요. 어느 쪽인가가 한 번이라도 거칠게 다루면 어이없이 찢어질 정도로.


p.150. 아직 우리에게는 모습을 보이지 않은 달도 지금 바로 저곳에서 몰래 커져가며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데뷔작인 『목요일에는 코코아를』로 제1회 미야자키책 대상을 수상한 아오야마 미치코가 들려주는 따뜻한 이야기《월요일의 말차 카페》를 만나본다.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따뜻하고 포근하다. 힘들고 지친 일상에 따스한 미소를 전해주는 훈훈한 이야기가 12개 담긴 소설책이다. 12개의 이야기는 각각의 스토리를 가지고 있으면서 서로 연결되어 있다. 


이야기들의 중심을 이루는 인연因緣이라는 주제를 향해 《월요일의 말차 카페》속 이야기들은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다. 마블 카페의 마스터를 중심으로 도쿄와 교토를 이어주는 인연들이 등장한다.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이야기는 사랑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다양한 모습의 인연으로 읽힌다. 마블 카페의 휴무일인 월요일에 특별 이벤트가 진행된 '말차 카페'에서 하루 종일 운 타령하며 지쳐있던 미호에게 새로운 인연이 다가오면서 1월이 시작된다.


소설의 목차는 1월부터 12월까지 세월이 맡고 있다. 1년이라는 세월이 만들어 준 인연들의 모습이 따스하다. 손녀를 사랑하는 마음에 교토에 살면서 도쿄 날씨를 꼭 확인하는 할머니와 할머니의 잔소리가 싫어서 도쿄로 대학을 가고 그곳에 정착한 미츠가 교토에서 만난다. 둘의 만남은 어떻게 펼쳐질까?(5월 별이 된 쏙독새) 할머니의 이야기는 6월 전해지는 마음으로 이어진다. 우리들 인연이 이어지듯이 이야기는 계속 이어진다. 때론 미소로, 때론 눈물로 흥미롭게 이어진다.


그렇게 따스한 인연들로 이어지던 이야기는 12월에 너무나 애틋한 사랑 이야기로 끝을 맺는다. 이렇게 달달한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을 줄은 몰랐다. 소설의 끝을, 인연의 끝을 맡은 주인공은 누구일까? 마스터일까? 12달의 주인공들 모두 개성 있고 사랑스러워서(특히 7월의 주인공) 12월 길일의 주인공이 누가 되더라도 상관은 없을 것 같다. 12월에 이어질 둘의 인연을 찾아보는 재미는 작가가 쉽게 선물해 준다. 너무나 따뜻한 이야기가 담겨있어서 편안하게 만나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일본 소설《월요일에 말차 카페》를 만나는 즐거움을 놓치지 말길 바란다.



"문예춘추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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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부당합니다 - Z세대 공정의 기준에 대한 탐구
임홍택 지음 / 와이즈베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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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 생이 온다』로 세대 간 소통과 이해를 이야기했던 임홍택이 이번에는 요즘 최대 이슈 중 하나인 '공정'에 대해 이야기한다. 공정에 대한 책들은 많지만 이 책은 MZ 세대의 생각을 중심으로 풀어내고 있어서 특별하다. 같은 경우를 두고 조금 더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기성세대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MZ 세대가 생각하는 공정은 어떤 모습일까? 그들이 생각하는 공정과 기성세대가 생각하는 공정에는 차이가 있을까? 만약 있다면 그 차이가 세대 간 갈등의 골을 더 깊게 만든 것일까? 


제목부터 강한 끌림이 있는《그건 부당합니다》는 세대 간, 남녀 간 갈등이 극에 달한 요즘 젊은 세대들의 생각을 촘촘하게 들여다보고 일목요연一目瞭然하게 알려주고 있어서 재미와 의미를 함께 얻을 수 있는 고마운 책이다. 책은 공정, 공정성의 의미를 설명하는 것으로 시작해서 MZ 세대가 공정에 민감한 것은 시대의 변화와 함께하는 것으로 그들만이 특이하게 까탈스러운 것이 아니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공평과 공정의 의미를 다시 한번 배울 수 있었고 MZ 세대가 주장하고 있는 것은 공정성에 대한 것이라기보다는 '부당함'에 대한 것이라는 것에 공감할 수 있었다. 


그런데 지금의 부당함은 예전에도 존재했고 지금보다 더 심했을지도 모르는데 왜 MZ 세대만이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일까? 그 까닭을 다양한 자료들과 함께 자세하게 설명해 주고 있어서 쉽고 편안하게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다수의 원인들 중에서 흥미로웠던 것은 아날로그 사회가 디지털 사회로 변화한 사회 변화도 한몫했다는 것이다. MZ 세대를 지나치게 민감하다고 오해하게 만든 원인 중 가장 의미 있는 접근은 '투명성과 투명성 인식'의 차이(gap)인 듯하다. 투명성을 바라는 마음은 100인데 사회의 실제 투명성은 50이라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


출산과 결혼, 리더와 보스, 조별 과제, 공무원 사회 등 사회 전반에 걸친 공정에 대한, 부당함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정말 그런 일이 있을까 싶은 정도의 관행이 있었고 더 답답한 점은 아직도 진행형일지 모른다는 것이다. 이북 5도 지사의 연봉을 알고 정말 깜짝 놀랐다. 17개국 젊은이들이 '삶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들'의 조사 결과를 보고는 너무나 서글펐다. 대다수 국가의 젊은이들은 가족을 선택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젊은이들이 선택한 것은 무엇일까? 


p.342. 여전히 관행을 외치는 이들에게 우리는 관행이 아니라 적폐에 해당하는 부정이나 비리, 불법행위라고 명확히 찍어줄 필요가 있다.


공정이나 공정성은 그 의미가 넓고 모호해서 멀리 느껴지지만 '부당함'은 너무나 가까이 있어서 느끼고 알아채기 쉬울 것 같다. 부당함이 관행이라는 폭거에 묻히지 않도록 지금부터라도 "그건 부당합니다."를 적재적소에서 외쳐야 할 것 같다. 좋은 관행도 나쁜 관행도 모두 없어져야 할 것 같다. 관행은 대부분 부당함과 연결되고 있으니 말이다. MZ 세대의 생각을 촘촘하게 들여다보고 편안하게 들려주고 있는 특별한 책《그건 부당합니다》의 이야기를 꼭 만나보길 바란다.



"와이즈베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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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어드 - 인류의 역사와 뇌 구조까지 바꿔놓은 문화적 진화의 힘
조지프 헨릭 지음, 유강은 옮김 / 21세기북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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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대학교 인간진화생물학과 교수 조지프 헨릭이 들려주는 재미있는 문화적 진화 이야기를 만나본다. 소개글부터 무척이나 흥미로웠던 《WEIRD위어드》는 기대보다 더욱더 큰 만족감을 선물해주는 책이다. WEIRD위어드의 의미를 처음알게된것도 좋았고 '현대 서구 문명의 번영을 가져온 5가지 키워드'가 생겨나고 진화하고 서구를 떠나 우리에게 오게된 과정을 촘촘하게 하지만 지루하지 않게 재미나게 보여주고 있어서 더욱 좋았다. 700여페이지가 넘는 벽돌책이지만 흥미로운 심리학 실험을 들려주고, 그 실험이 뜻하는 의미를 알기쉽게 도식圖式과 함께 보여주고 있어서 편안하게 읽을 수 있다.


Western 서구의 Educated 교육 수준이 높고 Industrialized 산업화된 Rich 부유하고 Democratic 민주적인 사람들.


weird 1.기이한, 기묘한 = strange


현재 서구 사회의 주류라고 여겨지는 집단인 '위어드'가 어떻게 생겨나고 진화해 왔는지 촘촘하게 짚어주고 있다. '모든 분석의 기저에는 심리학이 있다.'라고 말했듯이 이 책에는 정말 많은 심리학 연구가 담겨있다. 다양한 심리학 실험들을 함께 참여해보듯이 생각하며 읽으면 더욱 재미나게 읽을 수 있다. '나는 _____다'라는 실험에도 참여해보고 '탑승자의 딜레마'라는 실험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해왔던 것들이 아직도 원시적인 삶을 살고 있는 이들은 전혀 다른 결과를 보여준다. 인류의 학습능력이 만들어낸 누적된 문화적 진화가 원시인류와의 차이를 만들었다. 가족, 씨족 사회를 지나 근현대 국가를 통해 세계화까지 들여다보는 엄청난 스케일의 책이다. 


문화적 진화의 최전선에 섰던 것은 무엇일까? 많은 이야기들을 들려주고 있지만 가장 중요했던 것은 '종교'인 것 같다. 좀더 정확하게는 서방 교회. 경전을 읽기위해 글을 배웠고, 사후 세계가 상상력을 더해주고 결정적으로 '일부일처혼'이라는 제도를 자리잡게 한 것이 특별히 흥미로웠다.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해오던 '일부일처혼'이 '일부다처혼'보다 더 특별한 제도라는 사실이 놀라웠다. 그런데 이 제도가 가지는 심리학적, 사회적 의미가 너무나 커서 더욱 놀라웠다. 정말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하던 결혼 제도가 가지고 있는 엄청난 심리적, 사회적 이야기를 꼭 만나보길 바란다.


'결혼 가족 강령'에 충실한 위어드가 동양에 쉽게 정착할 수 있었던 까닭은 무엇일까? '사촌이내 금혼'이 아직도 특별한 것이라는 데 놀랐다. 하지만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왜 위어드 집단을 독특하다고 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재미난 이야기를 흥미로운 심리학 연구 결과로 보여주고 있어서 재미와 의미를 함께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개인주의를 시작으로 가족, 씨족 사회를 지나 근현대 국가를 통해서 세계화까지 들여다보는 엄청난 스케일을 보여주고 있는 책이다.



"21세기북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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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이 쫓아오는 밤 (양장) - 제3회 창비×카카오페이지 영어덜트 소설상 수상작 소설Y
최정원 지음 / 창비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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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창비×카카오 페이지 영어덜트 소설상 수상작을 특별한 형태로 만나본다. '대본집'형태로 만든 최정원 작가의 《폭풍이 쫓아오는 밤》은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버티는 고등학생들 이야기이다. 가족과 얽힌 고민으로 심한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이서와 수하가 자신들의 상처를 치유해가는 과정을 담고 있는 멋진 청소년 성장 소설이다. 가족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하는 의미 있는 소설이다.

이야기는 '그것'으로부터 어린 동생 이지를 업고 도망가고 있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왜 이서가 달리고 있는지, '그것'은 무엇인지를 보여주면서 소설은 빠르게 전개된다. 아니 무한 속도로 전개된다. '그것'이 등장한 이후 소설은 스릴러는 이런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듯 긴장감과 속도감이 엄청나다. 그런데 엄마의 죽음을 자신의 탓이라 자책하는 이서의 이야기가, 아빠의 폭력으로부터 달아나 엄마와 함께 숨어 살아야 하는 수호가 축구를 그만둔 사연이 속도와 긴장을 적절하게 조절해 주고 있어 재미나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처음에는 새로운 가족이 좋았던 이서. 하지만 동생 이지가 태어나면서 외톨이가 된 것 같았던 이서. 그리고 그날 엄마와의 마지막 날의 사고가 이서에게 트라우마가 되고 말았다. 하지만 어린 동생 이지를 보며 마음을 열었고 그렇게 엄마 없는 여행을 오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끔찍한 '그것'과 마주하게 된다. 그런데 동생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 이서를 트라우마로부터 천천히 빠져나오게 한다. 그리고 그 옆에 '이상한 녀석'이 함께한다. 수호.


어린 동생 이지 그리고 아빠와 함께 시골 수련관에 여행을 간 이서와 교회 청소년 캠프에 참가한 수하가 우연히 만난다. 그리고 '그것'으로부터 도망치던 이서는 그날 밤 다시 수호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둘은 함께 도망친다. 하지만 이서는 없어진 아빠를 찾겠다고 수련원을 빠져나가는 차에 동생만 태우고 자신은 타지 않는다. 그런데 이상한 녀석 수호도 뛰어내린다. 고등학생 둘이 상대하기에는 버거울 것 같은 존재와 맞서는 용기를 보여준다. 도대체 '그것'은 무엇일까? 


'그것'을 상대하는 용기가 수호와 이서의 상처를 치유하고 한걸음 앞으로 나가게 해준다. 그렇게 조금씩 자라난 용기가 자존감을 회복시켜주고 어두운 그늘에서 빠져나오게 해준다. 너무나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끝까지 이어져서 잠깐의 틈도 주지 않는다. 가족이 준 상처는 다른 이들이 준 상처보다 더 오래도록 남는다. 그런 상처를 치유하는 용기를 알려주고 있어서 '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에게 의미 있는 소설이 될 것 같다.



"창비로부터 대본집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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