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으로 간 로버 이야기
재스민 왈가 지음, 김래경 옮김 / 양철북 / 2025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양철북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청소년 소설《Other Words For Home 집에 대한 다른 말》로 뉴베리 아너상을 수상한 작가 재스민 왈가화성으로 간 로버 이야기를 만나보았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화성 탐사 로봇에 관한 재미나고 흥미로운 감동적인 SF 소설이다. 소설의 첫 문장 '나는 인간이 태어나는 방식으로 태어나지 않았다.(p.10)를 시작으로 첫 화자이자 주인공인 화성 탐사 로봇 '로버'를 만날 수 있다. 이 소설은 두 화자가 교차하며 등장해서 재미나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풀어낸다.


두 번째 화자는 첫 화자 화성 탐사 로봇 '로버'를 만든 과학자의 딸 소피아가 엄마 라니아의 부재 원인인 로버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해서 등장한다. 소피아는 6학년 소녀에서 30대의 성인이 되기까지 로버에게 편지를 보내며 로버를 응원한다. 물론 편지 형식의 일기인 탓으로 로버는 소피아의 편지를 받아본 적은 없다. 그렇게 이야기는 어린 소녀의 성장과 조금씩 완성되어가는 로버의 성장이 이어지면서 화성으로 향한다.


화성 탐사를 준비하는 로버는 리질리언스(리지)저니 두 대이다. 한 녀석은 이성적인 전형적인 로봇이고, 한 녀석은 인간 감성을 조금 느끼고 또 이해하려는 감성적인 이상한 로봇이다. 둘은 같은 테스트와 연습을 하며 화성 탐사를 준비한다. 그리고 드디어 화성에 도착한다. 하지만 둘 중 한 대만이 선택되었다. 어떤 녀석일까? 이성일까 감성일까? 이상한 녀석일까 전형적인 녀석일까?


p.121. "아마도. 가끔."

"로봇이 아마도라고 말해도 괜찮아? 가끔이라고 해도 되고?"


선택받아 화성에 온 녀석은 두고 온 동료 로봇을 그리워할 겨를도 없이 화성 탐사에 돌입한다. 드론 플라이와 인공위성 가디언과 함께 지구와 연락이 끊긴 또 다른 로버 커리지를 찾아 나선다. 그리고 커리지를 찾아내지만...


그룬정스,삐비빅 삐빅 그리고 재퍼디 집까지 뜻 모를 감탄사를 스스로 만들어낸 로봇들의 이야기가 너무나 흥미진진하다. 그런데 인간의 코딩 없이 짧은 감탄사가 문장이 된다면, 스스로 말을 할 수 있게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화성 탐사를 성공적으로 마친 로봇들은 지구로 귀환할 수 있을까? 소피아의 바람대로 '집'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현재로서는 화성 탐사 로봇을 지구로 귀환시킬 과학적인 능력도, 재정적인 능력도 없다고 한다. 인간을 위해 최악의 환경에서 임무를 다한 화성 탐사 로봇들의 귀환을 바라본다. 감성적인 흐름과 과학이라는, 화성 탐사라는 지적인 흐름이 절묘하게 만들어내는 즐거운 이야기를 우주를 꿈꾸는 아이들에게 선물해 주는 정말 소중한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호흡과 폭발
이유소 지음 / 한끼 / 2025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한국 미스터리를 이끄는 여성 작가 모임 '미스 마플 클럽'의 이유소 작가가 만들어놓은 환상 속으로 들어가 보았다. 《호흡과 폭발》의 책날개에 환상문학 작가란 소개가 무색하지 않게 신비한 세계를 참 많이도 또 다양하게도 소개하고 있다. 호흡처럼 무의식적으로 일상이 되어버린 평범한 현실 세상에서 폭발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청소년기의 일탈을 폭발이라고 할 수 있을까? 평범한 일상을 무의식적으로 반복하는 삶에서 꼭 폭발이 필요할까?


p.9. 내가 그 구멍을 알게 된 건 아주 오래전 일이다.


힘겹게 하루하루 버티던 유소에게 난치병 소식이 트리거가 되었을 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중학교 동창 유상의 낯선 초대에 응하고 그곳에서 '구멍'을 처음 접하게 된다. 유상이 구멍 속으로 뛰어들어 사라진 후 유소는 '유상이 왜?'라는 의문보다는 '나도 뛰어들까?'하는 유혹에 빠진다. 신비한 구멍을 현실 세계의 도피처 정도로 생각했다. 그렇게 유소의 신비한 다크투어는 시작된다.


p.14. 꿈속과 현실에서 전화벨이 동시에 울리고 있었다.


환상인듯하지만 현실에 반쯤 연결된듯한 묘한 시공간이 이어지고 꿈인 듯 현실인 듯 정신없이 휘몰아치는 스토리는 다양한 인물들의 등장으로 폭과 깊이를 더해간다. 어린 시절 성적 학대가 의심되던 친구를 만나게 되고, 서프러제트라 불리던 여성 참정권 운동가와도 만나게 된다. 만나게 되는 시점도 장소도 상상하기 어려울 것이다. 거기에 이 소설의 즐거움이 있다.


현실 세계의 어둠이 이야기 전체를 무겁게 누르고 있는듯하지만 '구멍' 속 신비한 세상의 어둠도 만만치 않다. 그래서 구멍은 도피처로 향하는 입구가 아닌듯하다. 어쩌면 현실 세계로 돌아오는 출구인지도 모른다. 구멍 속으로 들어간, 구멍 속 세상의 유소에게 '구멍'은 입구일까? 출구일까?


p.73. "세계가 존재하는 건 내가 그곳에 있기 때문이야."


p.74. "어디에 있든 그 사실을 잊지 마. 네가 진짜 있어야 할 세계는 언제나 네가 돌아오길 기다리고 있어."


구멍 속 세상에 들어간 유상은 그림자가 되었다. 누군가의 그림자가 되어 바닥에 끌려다니고 있다. 그렇다면 유소는? 빈약한 상상력으로 이유소 작가의 이야기를 따라가는 즐거움은 엄청나다. 그 즐거움은 힘겨운 현실 세계의 도피로 선택한 구멍 속 세상의 어려움도 만만치 않다는 아이러니가 만들어낸듯하다. 누구나 한 번쯤 꿈꾸었을 현실 도피가 가능한 구멍이 있다면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렛뎀 이론 - 인생이 ‘나’로 충만해지는 내버려두기의 기술
멜 로빈스 지음, 윤효원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25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비즈니스북스로부터 가제본을 제공받았습니다."


운전 중에 만나게 되는 도로의 무법자들을 대하는 방법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짜증 내며 클랙슨을 울리거나 무시하거나. 어느 쪽이 되었든 상한 기분은 생각보다 오래가고는 한다. 얼굴도 모르는 타인 때문에 기분이 상하는 상황을 새로운 이론으로 벗어나는 지혜를 알려주고 있는 멜 로빈스의 책을 만나보았다. 마음가짐, 동기부여, 행동 변화 분야 전문가 멜 로빈스렛뎀 이론 THE LET THEM THEORY에서 누군가의 관계에 반응하는 새로운 방식 '내버려두기 '에대해 쉽고 편안하게 들려주고 있다.


p.65. '내버려두자'라고 말하는 것은 다른 사람의 행동이 자신을 괴롭히지 않게 하겠다고 의식적으로 결정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내가 하자'라고 말하는 것은 다음에 자기가 할 행동을 책임진다는 의미다.


총 3부 20장으로 구성된 책《렛뎀 이론》가제본으로 만나보았다. 가제본은 1장부터 5장까지를 담고 있어서 책 전부의 깊은 내용은 알 수 없었지만 이 책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전체적인 흐름은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망설임이 시작되기 전에 행동하라는 '5초의 법칙'에 대한 뜨거운 관심이 식기도 전에 더욱 놀랍고 새로운 이야기를 들려준다. '내버려두기' 중요한 것은 어떤 일이 발생했는가가 아니라 내가 어떻게 '반응'하는가이다. 화나고 짜증 나고 우울한 순간에 '내버려두자'를 외쳐보자. 어쩌면 저자가 말하는 놀라운 결과를 얻을지도 모르니.


그런데 '내버려두기'에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그리고 그 약점을 보완하기위해서 저자는 계속해서 '내버려두기 '와 '내가하기'를 세트라고 강조하고 있다. 타인과의 관계에서 생존(투쟁 or 도피) 모드를 발생하게 하는 스트레스를 떨쳐버릴 수 있는 단계로 내버려두기와 내가하기를 충분히 연습하고 반복한다면 우리 삶은 더욱더 자유로워질 것 같다. 나 자신을 스스로 옭아매던 타인과의 관계를 지혜롭게 설정할 수 있는 《렛뎀 이론》의 가제본을 통해서 내버려두기와 내가하기를 살짝 맛을 보았다. 신선한 상쾌함이 느껴지는 정말 새로운 이론을 담은 책이다.


남은 내용(6장에서 20장까지)들이 보여주고 있을 더 깊은 곳에서의 더 커다란 가르침을 만나지 못한 아쉬움도 크지만 '부록'에서 만날 수 있다는 자녀 교육에 '렛뎀이론'을 적용하는 방법을 만나지 못한 것이 너무나 아쉬웠다. MZ 세대 팀원들도, 대학생 아들도 '내버려두기'과 '내가하기'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꼭 한번 도전해 보고 싶다. 그런데 《렛뎀 이론》을 읽고 나면 이 생각 자체가 잘 못되었다는 것을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우선 '5초의'법칙'부터 실천해 보려고 한다. 정말 새롭고 낯설지만 놀랍도록 공감할 수 있는 '내버려두기'와 '내가하기'를 꼭 한번 만나보길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여행가의 동물수첩 - 인생에 꼭 한번, 사막여우와 카피바라에게 말 걸기
박성호 지음 / 몽스북 / 2025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몽스북mons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KAIST 산업디자인 학과를 수석 졸업하고 전공과는 거리가 먼 특별한 여행 작가가 된 박성호의 흥미로운 여행담을 만나보았다. 지금껏 지구 90개 나라를 여행했으며 이 책에는 그 여행 중에 만났었던 특별한 인연을 소개하고 있다. 여행 중에 만나게 된 신비한 동물들. 여행가 박성호가 동물들을 어느 정도 알고 있는지, 또 동물들에 대한 진심은 무엇인지는 중요하지 않을 듯하다. 동물들과의 교감을 통해서 느낀 감성이 촘촘히 새겨져있어 너무나 행복한 시간을 선물하고 있다.


여행가의 동물수첩 에서 저자는 여행이 주는 설렘과 흥분을 감추고 담백한 어조로 감성적인 여행을, 동물과의 만남을 차분하게 그리고 있다. 그 속에 우리 삶의 방향을, 의미를 들려준다. 여행에서 마주하게 되는 즐거운 볼거리보다는 마음으로, 가슴으로 느끼게 되는 따뜻한 감정들을 쏟아내고 있다. '행복은 거짓 없이 깨끗한 마음에서 온다.(p.58)'라고 말하며 그 깨끗한 마음을 동물과의 만남에서 느껴보길 권하고 있다.


p.11. 동물은 사람의 어릴 적 상상력과 호기심을 끄집어내면서, 그때의 때묻지 않은 마음까지도 발견하게 해준다. 지금의 뾰족하고 날 선 부분은 보이지 않는.


낯선 곳에서의 동물과의 특별한 만남을 들려주는 저자는 여행가 라기 보다는 탐험가처럼 다가선다. 적어도 이 책에서 만나게 되는 저자의 모습은 오지 여행을 즐기는 용기 있는 탐험가 같다. 하지만 거칠고 낯선 세상에서 다정함을 꺼내 보여줄 수 있는 따뜻한 마음을 간직한 탐험가이다. '깨끗한 마음'을 찾아보자고 건네는 저자의 마음이 아름답다. 등장하는 동물과 눌러쓴 문장들이 모두 아름다운 책이다.


곳곳의 여행지에서 마주쳤던 신비한 동물들을 소개하며 그때 느꼈던 감정들을 편안하게 들려주고 있다. 책 표지의 부제(인생에 꼭 한 번, 카피바라와 사막 여우에게 말 걸기)처럼 누구나 쉽게 할 수 없는 멋진 경험을 한 저자의 이야기는 여행을 따나고 싶다는 막연한 느낌이 아니라 주위 동물들과 소통하고 싶다는 느낌을 강하게 자극하고 있다. 멀리 오지에서 만날 수 있는 동물이 아니라 옆에 있는 반려동물과 눈 맞추고 교감할 수 있기를 바라게 된다.


p.89. 그래서 동물과 교감하는 것은 다른 세계와 교감하는 일이기도 하다. 모든 장소엔, 그곳에 있는 생명체 수만큼 다양한 세계가 있다.


'침묵이 타오르는 불길'이 무엇인지 또 '알코올 중독 게으름뱅이'로 묘사된 동물은 무엇인지 알아보고 느껴보는 소중한 경험이 담긴 책이다. 여행 중 수첩에 눌러쓴 짧은 기록이 너무나 깊고 긴 울림을 주는 책이다. 박성호 작가가 직접 만들었다는 '동물 일러스트 카드북'은 함께 떠난 감성 여행을 더욱 빛나게 해준다. 쉽게 만날 수 없는 동물들의 귀여움을, 그 속에서 찾아 작가가 건네는 감성적인 문장들의 울림을 만나보길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킹 달러 - 달러, 코인, CBDC의 미래와 새로운 통화 질서의 탄생
폴 블루스타인 지음, 서정아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5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플루엔셜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의 '2025년 여름에 읽을 최고의 책'으로 선정된 경제 저널리스트 폴 블루스타인킹 달러를 만나보았다. 제목에서 느낀 첫인상은 '달러'의 재미나고 흥미로운 역사 이야기였다. 결론적으로 이 책은 달러의 과거(Past)보다는 달러의 오늘을 통해서 달러의 내일(Future)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런데 이 책을 읽는 재미를 배가시켜주는 것은 달러 이야기를 통해서 세계경제의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 경제 상황이 달러 환율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까닭을 보다 더 실감 나게 알 수 있다.


원제 KING DOLLAR : The Past and Future of the Word's Dominant Currency 》에는 정말 방대한 양의 달러, 화폐 이야기가 정치, 경제, 외교 분야를 어우르며 국제 사회의 보이지 않는 질서, 즉 '힘'의 원리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달러의 힘이 언제부터 또 어떻게 생겨났는지 그리고 그 힘이 어떤 방식으로 행사되고 있는지 들려주며 미국 행정부 역할의 중요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연준의장 제롬 파월과 날을 세우던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에는 좀 나아졌을까? 그런데 그들은 왜 날을 세웠던 것일까? 또 연준의 역할은 무엇일까? 《킹 달러》의 이야기를 따라가보면 자연스럽게 알게 되고 또 화폐의 흐름을 느끼게 될 것이다.


비교되는 두 명의 한국인(테라USD를 개발한 권도형 vs BIS의 경제고문 겸 조사국장 신현송)을 만나게 되는, 의회 청문회에 참석한 마크 저커버그의 사진으로 시작하는 6장 달러의 디지털 경쟁자들, 7장 CDBC와 스테이블코인의 명과 암 그리고 이어지는 8장 포효하는 달러의 내용들이 흥미로웠다. 아니 새로웠다. 시진핑 중국 정부가 견제한 이유가 무엇이었는 지 또 CBDC(Central Bank Digital Currency)'중앙은행 디지털 화폐'의 전망은 어떠한지 그리고 스테이블코인과 비트코인의 차이는 무엇인지 알게 해준 정말 소중한 시간이었다.


프롤로그 '달러는 왜 강한가'부터 에필로그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까지 정말 재미나고 흥미로운 화폐, 경제 이야기가 계속해서 이어진다. 경제에 대해 특히 암호화폐에 대해 문외한인 연유로 정말 즐겁게, 새롭게 접할 수 있었다. 경제 문외한이 경제 이야기를 즐겁게 만날 수 있었던 까닭은 무엇일까? 이 책을 누구나 쉽고 편안하게 읽을 수 있도록 《킹 달러》에 친절함을 담은 저자와 역자(서정아)의 덕분인듯하다. 코인에 대해, 달러의 영향력에 대해, 미래에 대해 알고 싶다면 만나볼 충분한 가치가 있는 멋진 책이다. 마지막 문장은 위트 있는 농담이라 생각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